류현우 전 북한 쿠웨이트 대리 대사 초청강연회

안젤라 김<뉴질랜드 북한인권협의회>

“인권이 아예 없는 북한” 알리고 돕는 플랫폼의 역할 감당할 터

지난 10월 20일 뉴질랜드 교민을 대상으로 두 차례 류현우 전 북한 쿠웨이트 대사 대리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노스코트 인터 강당에서는 청년,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오클랜드 한인교회에서는 장년층을 대상으로 눈높이를 맞춘 강연회 덕분에 강의 후 쏟아지는 질문과 열기가 한 시간이 넘도록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전략연구원 고문과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인 류현우 강사의 높은 식견과 외교 안보에 대한 전문적이고 포괄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한, 질 높고 성실한 답변에 질문자들은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류 강사는 현재 북한은 90년대 이후 ‘고난의 행군’을 지나면서 출현한 장마당세대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알렸다. 국가의 배급제도가 무너지면서 스스로 먹고 살길을 찾아야 했던 이 세대는 국가에 대해 빚이 없다고 느끼며 충성심 또한 이전 같지 않다고 한다.


이들은 90년대 이후 많은 통로를 통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접해 왔으며 북한이 선전하는 것과 달리 남한이 무척이나 발전한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세대가 40대 50대가 되어 국가의 주축 세력이 되면, 북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 봤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되기도
류 강사는 북한의 3대 악법으로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12월),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 1월, 일명 ‘오빠법’), ‘청년교양보장법’(2024년)을 소개하며 북한에서는 남한의 말투를 따라하며 ‘오빠’나 ‘자기’라고 부르면 처벌을 받는다고 설명하였고, 그러면 나이 많은 사람을 부르는 애칭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000동지”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지난 6월 고교생 나이인 30여 명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받았고 7월에는 중학생 30여 명을 공개 처형하기까지 했다. 북한이 점점 그 처벌 수위를 올리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청소년 인권이 참담하고 북한이 그만큼 남한의 문화를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후의 일정으로 행사를 도운 청년 스텝과의 미팅, 뉴질랜드 민주평통 상임위원과의 면담과 오클랜드 한인교회협의회 임원과의 간담회가 있었으며 뉴질랜드 해피월드 Korean TV와 단독인터뷰를 했다. 21일 행사를 도운 청년 스캔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외교적 입장을 설명하며 청년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22일엔 오클랜드 한인교회협의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3시간의 열띤 대화를 했다. 특히 북한 지하교회의 존재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류 강사는 북한사회의 체제를 이해하면 지하교회가 매우 존재하기 어렵다고 알렸다.


북한에서는 5명 중 한 명이 주변인의 사생활을 몰래 살피는 ‘정보원(보안요원)’이며 이들은 가족에게도 자신이 비밀 정보원임을 숨기고 정보를 수집하여 정기적으로 국가보위성에 보고하는데, 이 외에도 이웃 감시제도인 ‘인민반’이 반국가적 활동에 대해 감시하며 이들은 가정집을 밤이나 낮이나 아무 때나 방문할 수 있고 보안 기관에 조치를 취하도록 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러한 여러 단계의 감시체계가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있어서, 몇몇 개인이 개인적으로 신앙을 전수하여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북한 내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지하교회의 형태를 보이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유년기 때부터 김일성 일가를 존경하고 숭배하도록 가르치는데, 김씨 일가가 아닌 다른 존재를 찬양하고 예배하는 일은 반국가적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간담회에서 임원 목사는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들을 나누며 북한의 실상과 여러 관점의 입장에 대해 매우 놀라워했다.


23일 있은 해피월드 Korean TV인터뷰에서 류 강사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강렬하게 인상을 받은 것이 바로 청년들의 북한 인권에 관한 관심이라며 강의 첫날 강당을 가득 메운 200여 명의 20-30대 청년들에게 강연할 수 있었음에 큰 의의가 있고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특별히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하여 류 강사는 “북한은 인권이 아예 없는 나라다. 인권의 불모지이다”라고 못 박았다. 왜냐하면 인권에는 자유권적 인권과 사회권적 인권이 있는데,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정보의 자유 같은 자유권이 실현되려면 먼저 자유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인으로서 바르게 배울 권리, 치료받을 권리 등 적절한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가 사회권인데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배움이 없고 병원에는 약이 없으며 무너진 계획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배급이 거의 없어 생존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뉴질랜드 북한인권협의회(회장 김종원)가 주관하였고 호주의 북한인권개선 호주운동본부(회장 김태현)와 함께 연계하여 진행했다. 호주는 12년째 북한인권주간행사를 하고 있으며 올해 뉴질랜드에 북한인권개선 단체가 설립됨을 기뻐하며 함께 연대하게 됐다.


또한, 오클랜드 한인교회협의회(회장 이달견)와 재향군인회 뉴질랜드 지회(회장 우준기)가 공동주최로 뜻을 모으게 됐다. 그 밖에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질랜드 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뉴질랜드 지부, 이북5도민회 연합회, 재뉴노인회, 해피월드TV, 한뉴문화원, 선한이웃교회, 광명교회, PRAYER TOGETHER, (사)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등 한인단체와 개인의 후원이 이어져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뉴질랜드 북한인권협의회는 올해 2월에 발족을 준비하여 지난 7월 북한이탈주민의날(7월 14일) 자체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발족식을 가졌다. 현재 전세계 단체가 가입되어 있는 ‘북한인권민간단체 협의회’ 회원으로도 63번째로 가입되어 있다.

북한인권현실 알리는 막중한 소명감 가져
10여 년간 키위 현지인들과 함께 30여 명의 탈북자를 돕던 부부와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져오던 민주평통위원들을 중심으로 1. 교민사회에 북한인권의 현실을 바르게 알리고, 2. 뉴질랜드 내 탈북민을 돕기 위한 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하며, 3. 뉴질랜드 정부와 학계를 통하여 연대사업을 추진하여 북한인권현실을 알리는 막중한 소명감을 가지고 활동을 할 계획이다.


아마도 수많은 한인 교인이 여러 모양으로 북한 복음화를 위해 애쓰고 기도하고 있겠다고 여긴다. 우리 협의회는 그런 분들이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원한다.


가깝게는 11월 23일 정기 모임에서 통일부에서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445면)’ 책자를 가지고 북토크 및 북한인권에 대한 여러 사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며 이날 참석한 분들에게 통일부에서 증정한 ‘북한인권보고서’ 책자를 무료로 나눠 줄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 있을 각종 행사에 대한 건의도 받을 예정이다. 정기 모임은 장년팀과 청년팀으로 나눠지며 2025년 행사기획으로는 2월 영화 상영, 4월 북한이탈주민 학술회, 7월 제2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 및 10월 북한인권주간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호주와의 연대를 위해 직접 호주를 방문하고, 발로 뛰며 행사 일정을 조율하고 사회의 진행을 맡았던 윤근채 사무처장은 북한인권문제를 특정 정당의 정치적인 문제로 보기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인권은 전 세계 모든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이며, 북한 동포는 우리와 언어가 같은 한민족으로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마땅히 품어야 할 영혼으로 사명적 관점을 가지고 바라보기를 부탁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후원과 기도로 함께 하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도 모든 행사 기간 동안 세밀하게 간섭하시며 은혜를 베푸시고 부족함이 없도록 채워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과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