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양을 먹이라’ 뮤지컬 공연

_유준영 대표

뮤지컬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하심이 관객에게 스며들어

나는 회계를 전공했다. 연극, 노래, 뮤지컬과 상관없던 삶을 살던 가운데 주일학교 교사로서 성탄 행사를 준비하며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달란트를 알아가게 됐다. 1년 동안 들었던 말씀과 삶 속의 경험들이 어느 순간에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졌고 그것들을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여 무대에 올리며 성도들과 함께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10년에 걸친 나의 인생의 많은 혼란스러움 속에서 길을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께서 마침내 올해 1월 문화사역에 대한 비전과 그 비전을 따라갈 용기를 나에게 허락하여 주셨다.


그 이후로 하나님께서 주신 담대함과 은혜속에 나랑 안면이 전혀 없던 작곡가들, 그리고 안무가 등 여러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만나서 이 뮤지컬에 대한 비전과 내용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 아이들을 만나주세요”
뮤지컬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의 주제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다음 세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다. 염평안 작곡가의 “이 아이들을 만나주세요”의 찬양이 뮤지컬 주제곡이며, 나의 뜻과 생각대로 아이들에게 주던 그 일그러진 사랑의 잘못을 깨닫고 이 아이들이 진정한 예수님의 사랑 가운데 인생을 살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는 나의 신앙은 예수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인 건지, 아니면 나의 신념인지를 생각해 보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이스라엘이 오랜 시간 기다리던 메시아를 예수님께서 되어 주지 않자 나타나는 사람들의 반응들과 베드로의 신념 및 예수님을 부인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 성도가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며 모든 열정과 헌신을 다하는 그 속에 과연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는가 하는 고민을 이야기 속에 풀어가고 있다.

배우 포함 45명이 팀 이루고 뮤지컬 준비
2024년 1월 16일 염평안 작곡가에게 연락한 것을 시작으로 최유진 안무가, 김나래, 조희서 작곡가들과 연락하며 창작 작업을 진행했다. 3월 말까지 작사 작곡을 하며 대본을 다듬었고 4월 한 달 동안 여러 행정적인 부분을 준비함과 동시에 배우 오디션을 열었다.


5월19일 스무 명이 넘는 배우들과 대본 읽기를 하며 첫 모임을 했고 두 달 동안 주 3회가량 모여 연기, 합창, 춤 연습을 진행했다. 또한, 6명의 악기 연주자 및 2명의 음향감독과 일정을 조율하며 라이브 공연을 준비했다.


이 뮤지컬은 오클랜드 한인교회 손기철 목사 및 당회의 협력 속에 7월14일 주일 저녁에 아름답게 선보였다. 500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하심이 성도에게 흘러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감사했다.


배우 포함 45명이 함께 팀을 이루며 뮤지컬을 준비해 가다 보니 중간중간 관계의 어려움과 아픔 또한 있었으나 그 시간조차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심을 보여주셨기에 공연 날에는 모든 영광과 감사를 하나님께 온전히 올려드리게 됐다.


이 뮤지컬은 일반적인 뮤지컬의 창작 및 준비 과정을 밟아갔지만 동시에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근본적인 다름이 있었다.


하나님이 주신 메시지를 그대로 관객에게 전하기 위해 준비 과정부터 하나님께 무릎 꿇으며 기도하는 분들이 있었고 연습때마다 찬양과 기도 그리고 이 메시지에 대한 말씀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공연하는 날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는 창작 뮤지컬이었기에 팀 내외부적으로 많은 의구심들과 두려움들이 끊임없이 있었고 공연이 다가올수록 뮤지컬에 담긴 하나님의 메시지가 흐려지게 하려거나 또는 공연 자체가 못 올려질 뻔한 상황도 있었다.


매 순간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들을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가 무릎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만져주시고 인도해 주시길 구할 수밖에 없었다.

공연 날에는 모든 영광과 감사를 하나님께 드려
공연이 올려지는 날, 단순히 관객들의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이 아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시간이 되기를 끊임없이 울며 간절히 기도하는 분들이 있었으며 그 연약함과 아픔 속에 또한 은혜를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일 하심을 기도하던 분들과 그리고 공연을 보시는 관객들에게도 경험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나는 현재 3년 넘게 키위 뮤지컬 극단에서 회원 및 회계를 맡고 있다. 정부 지원 없이는 살아남지 못하는 극단의 현실과 공연때마다 배우들과 연주자들이 급여 없이 열정페이로 참여함에도 적자가 나는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한인커뮤니티 내에서도 특히 기독교인을 향한 문화는 없다시피 한 이 뉴질랜드에서 이렇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며 놀라움과 감탄 그리고 그 일하심에 참여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이 뮤지컬을 위해 협력해 주었던 오클랜드 사랑의 교회, 오클랜드 한인교회, 뉴질랜드 광림교회, 오버플로잉처치, 청사모, 원처치, 크리스천라이프, 플럭드찬양팀 등에게 감사를 드리고 또한 하나님께서 이 뮤지컬을 통해 하나로 모이게 하심에 감사를 올린다.

뮤지컬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어 감사하고 기뻐

전혀 알지 못하는 준영 형제가 뮤지컬에 대한 소개, 대본과 함께 연락이 왔다. 의미 없는 시간과 그저 주시는 만남이 없듯 이를 어찌해야 하나 싶었다. 나에겐 내가 믿는 나의 능력이나 나로부터 나올만한 좋은 것들이 없다고 여겼다.


오클랜드가 아닌 크라이스트처치에 살다 보니 함께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쉽지만 않았다. “하나님, 이것을 함께 해야 할까요 ?”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리인지 여쭈었다. 이 뮤지컬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보게 된 후엔 거절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작곡자이길 피했고, 도우미이길 원했다. “하나님이 주신다면 받아 적고 그렇지 않으시다면 나는 못합니다.”하는 마음에 준영 형제와 함께 기도로 준비하며 짧은 만남을 가졌고, 하나님은 감사하게 함께 찬양할 찬양을 허락하셨다.


부족한 나에게 찬양을 허락하셨듯, 하나님은 뮤지컬로 인해 만나게 된 모든 분을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달란트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들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보았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는 모두 달랐지만, 모두 하나같이 아름다웠고 ‘하나님은 이렇게 다른 표현으로 예배받으시는구나’ 함을 보았다.

‘하나님은 이렇게 다른 표현으로 예배받으시는구나’함을 보아
사람에게 보이는 목표를 떠나 하나님이 받으시고자 하는 진짜 예배의 뮤지컬을 드리자고 준영 형제와 함께 기도했다. 앞이 막힐 때마다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는 것을 외치며, 그 하나님의 일하심을 우리에게 알게 하셨다.


서로 하나 되지 못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잃어버린 우리를 돌아보는 대본처럼 삐그덕거리는 시간을 볼 때 그 대본의 상대가 다른 누가 아니라 우리들임을 보게하심을 느끼며 하나님 앞에 다시 기도로 나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지금의 시간에 ‘내 어린양을 먹이라’ 뮤지컬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여긴다. 사람의 인위적인 갈망으로 인한 뮤지컬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주신 메시지들과 표현들이 모여서 우리의 성도 됨과 교회 됨의 연약함을 돌아보고 회개하며 다시금 하나님께로 우리의 시선을 두는 시간이 되었다고 여긴다.


하나님이 기뻐 받으신 예배의 시간이었음을 확신하며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찬양한다. 죽어야만 드러나는 하나님의 생명이 하나님을 향하여 다시금 얼굴을 드는 성도들을 통하여 오클랜드 땅 가운데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_김나래 작곡가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크다는 감동으로 남아
처음 안무가 제의를 받았을 때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생소한 만큼 부담스러웠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평소 추던 장르는 힙합이라 뮤지컬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신기하게도 하나님이 일하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나와 춤을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또 경험하고 싶었다. 물론, 염평안 작곡가의 곡과 함께한다는 사실이 큰 매력 포인트이기도 했다.


‘내 어린양을 먹이라’는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전에 없던 자유를 느꼈다. 최선을 다하되 욕심을 버리는 법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안무를 창작하면 불만족에 갇혀 괴로움이 많았다. 하지만 뮤지컬의 안무는 만족과 별개로, 사랑의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으로 생각하니 걱정이나 두려움이 사라졌다.


열심히 연습해 준 배우들과 나의 해석과 의도를 파악한 연출진들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됐다. 순수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뻤다. 내가 집중하고 있는 건 더 이상 나의 부족함이 아니라 내가 받은 사랑이었다. 하나님이 그런 마음을 허락하시니 연습하는 배우들과 아이들도 사랑스럽게 보였다.


공연 당일에는 무대에서 모두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정말 예뻐서 눈물이 났다. 끝나고 나에게 틀렸다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이나 사과하는 배우들도 있었지만 사실 그런 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게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는 마음이, 시선이 이렇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열심이 상관없는 건 아니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크다는 감동이 남았다. 그 사랑을 우리 모두 받고 있다. 베드로가 주를 세 번 부인했지만 주님은 베드로에게 돌아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물으셨다. 베드로는 더 이상 주를 배반한 자가 아니라 주를 사랑한다고 고백한 자로 남았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개입하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그 사랑이 뮤지컬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 믿는다. _최유진 안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