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시아와 방황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 중에 하나로 보이는 행동 중에 한 곳을 왔다 갔다 하는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방황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보통은 경계가 되는 위치에 물건을 걸어놓고 그 경계 안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이유는 낯선 환경과 많은 자극에서 자기가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과 경계를 확보하기 위해서 하는 적응기술입니다.

디멘시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랑하는 이들의 방황도 조금은 다르지만 뇌의 축소와 기능 상실로 인한 혼란을 안정시키려는 행동들로 이해됩니다. 디멘시아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에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방황하는 행동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는 보호자에게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방황의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다음과 같은 주요 요인들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시공간 지각을 담당하는 뇌의 손상에서 발생합니다
뇌 손상으로 인해 현재 위치, 시간, 방향 등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는 길을 나섰다가 집을 잃어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마와 같은 뇌 영역의 손상은 기억 형성과 공간 탐색 능력에 필수적인데, 이 부분이 방황과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예) 신비 어르신은 센터에 있다가 1시가 되면 슬며시 집에 가려고 나갑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길에 멈춰 섭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 어리둥절합니다. 우리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당황하는 그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디로 가는 길인지 물어보면서 그녀를 존중하고 그녀의 자존감을 지켜드립니다.


그리고 지친 그녀를 위해 억지로 데려오기 보다 밴을 운행해서 그녀에게 센터로 가는 차라고 태워줍니다. 그러면 어르신은” 아 내가 센터로 가려고 했지” 하면서 차에 탑니다. 길도 사람 이름도 안 익숙하지만 자기를 챙겨주는 따뜻함은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도 센터 활동에 익숙해지고 따뜻한 사람들과 지내다 보면 집으로 가려 하기보다 낮에는 편안한 장소인 센터에서 안정을 찾습니다.

둘째는 실행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합니다
전측두엽 손상에 의해 발생한 디멘시아는 계획, 판단, 문제 해결과 같은 실행 기능을 하는 전두엽 뇌의 손상으로 의도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거나, 방해를 피하거나,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단계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예) 어느 치매 요양원 앞에는 의자가 놓여 있는 아늑한 버스 정류장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양원을 탈출하여 집으로 가려는 이들은 따뜻한 버스 정류장에 앉아 집으로 가는 버스와 찾아올 자녀를 기다리다가 곁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나면 요양원 버스가 오면 타고 간다고 합니다.

셋째는 감정 조절 문제의 어려움으로 옵니다
불안, 우울, 짜증과 같은 감정은 방황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일몰 후 발생하는 ‘선다우닝: 일몰 증후군’은 불안과 혼란을 증가시켜 방황 위험을 높입니다.

예) 요한 어르신은 계속 돌아다닙니다. 센터에 도착해서 그의 낯선 곳에서 불안이 안정될 때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센터가 끝날 때면 방황은 더 심해집니다. 자녀가 데려오지 않을까 봐 끝없이 불안해서 좌불안석 방황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손을 잡고 그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게임을 같이합니다. 반대로 이동해야 할 때에 자리에 딱 붙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시 어르신은 인컨티넌스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분이 밴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할 때면 우리는 오래 실랑이를 했습니다. 심지어 그의 자녀들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분이 인컨티넌스에 용변을 본 후에 불편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냄새가 나면 즉시 인컨티넌스를 교체해 주었습니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방황하거나 반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는 행동을 바꾸려 하기보다 불편함과 짜증을 찾아 제거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행동 뒤에는 반드시 불편한 어떤 이유가 있습니다.

넷째는 언어 능력 저하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를 가진 분들이 배고픔, 목마름, 화장실 등의 기본적인 욕구를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환자가 방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 올리 어르신은 말을 못 합니다. 그녀가 자주 복도를 방황합니다. 화장실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옷을 못 내려 방황하고, 목말라서 방황합니다. 가끔은 먹을 것을 드리면 잠잠해집니다.


말을 못하니 무언가 요구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일어나 복도를 서성입니다. 필요가 있는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배고프냐, 화장실 가고 싶냐, 목마르냐 등 그녀가 필요함 직한 것을 물어서 예스 노 대답을 통해 그녀의 필요를 채웁니다.

다섯째는 과거 습관 영향을 받습니다
어떤 분들은 과거 익숙했던 직장이나 집으로 돌아가려고 방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인 활동을 하던 사람들에게서 흔히 관찰됩니다.

예) 진수 어르신은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일을 그만둔 지 오래됐지만 그 이후 기억은 사라지고 지금 내가 비즈니스 결재를 하러 가야 한다고 하며 집을 나서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그가 가진 더 오래된 즐거운 기억인 고등학교 축구 이야기와 할아버지의 별장 이야기로 그의 화제를 돌려 진정시킵니다.

여섯째는 약물 부작용에서 옵니다
일부 항정신병약이나 수면제는 혼돈, 불안,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방황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는 환경적 요인입니다
낯선 환경, 과도한 소음, 혼잡한 환경은 치매 환자에게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방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벗어나기 위해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동수 어르신은 영어를 못합니다. 센터에 오면서부터 게이트가 열리면 가서 게이트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고 합니다. 낯선 사람들과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을 느끼고 탈출하여 자기의 딸에게로 가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분과 개인적으로 편안하도록 1대1 이야기 돌봄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탁구도 잠깐, 보드게임도 잠깐, 놀이도 잠깐 정도의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관계가 생기고 영어는 못해도 모두가 그를 받아 주는 분위기에 적응한 후에는 방황이 줄어 들었습니다.


어느 날은 게이트가 활짝 열려 뛰쳐나간 후에 잠시 어리둥절하시다가 다시 스스로 문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편안하고 안전한 분위기와 장소를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의 다섯까지 디멘시아를 가진 분들의 방황의 예를 살펴보면서 방황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몇 가지 팁이 있습니다


첫째, 환경을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으로 조성하고, 익숙한 물건 배치하고, 위험한 요소 제거하는 것입니다.


둘째, 익숙한 일상 활동 유지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활동 일정 유지하고, 취미 활동 및 사회적 활동 참여하는 것입니다.


셋째, 위치 추적 장치를 이용하여 실종을 예방하고 보호를 하는 것입니다. 방황 시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GPS 기기 착용하고, 신분이나 연락처를 담긴 명함 카드나 목걸이 카드를 옷에 부착해 드립니다.


넷째, 약물에 도움들 받는 것입니다. 디멘시아 증상 완화 및 동반 질환 치료하는 약물을 통해 치매 진행을 늦추고, 반대로 약물을 복용하기 전과 후에 방황하는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끝으로 의료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하는 것입니다. 의료진과 함께 방황 행동 분석 및 맞춤 관리 계획 수립을 하고 보호자 교육 및 지원을 받는 것입니다.

디멘시아 환자의 방황은 복합적인 문제이지만, 행동의 배경을 이해하고 환경 조성, 일상 활동 유지, 의료적 관리,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예방 및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호자는 환자의 방황 원인을 파악하고, 인내심과 이해심을 가지고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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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충성
장로회 신학대학 신대원, 기독교교육 대학교 석사 졸업. 밀알선교단장. PCK선교사. 장애인 토요학교, 연합주간센터 (UNITED CROSS CULTURAL COMMNUNITY CENTRE, 치매 어르신 주간센터, 주바라기 사랑방)를 운영하며, 인생에서 하나님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는 목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