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제자 훈련생이 제출한 큐티 과제물에 대해 클리닉을 해준 글에 대해 좋은 반응이 있어서 큐티 클리닉 사례를 한 편 더 싣겠다. 독자들도 창세기의 본문으로 큐티를 해본 후에 클리닉을 읽으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큐티의 이론을 공부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성경 본문을 펼치고 그 속에서 행간을 읽고 거룩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묵상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큐티 본문: 창세기 39:1-6
1.요셉이 이끌려 애굽에 내려가매 바로의 신하 친위대장 애굽 사람 보디발이 그를 그리로 데려간 이스마엘 사람의 손에서 요셉을 사니라 2.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므로 그가 형통한 자가 되어 그의 주인 애굽 사람의 집에 있으니 3.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 4.요셉이 그의 주인에게 은혜를 입어 섬기매 그가 요셉을 가정 총무로 삼고 자기의 소유를 다 그의 손에 위탁하니 5.그가 요셉에게 자기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주관하게 한 때부터 여호와께서 요셉을 위하여 그 애굽 사람의 집에 복을 내리시므로 여호와의 복이 그의 집과 밭에 있는 모든 소유에 미친지라 6.주인이 그의 소유를 다 요셉의 손에 위탁하고 자기가 먹는 음식 외에는 간섭하지 아니하였더라 요셉은 용모가 빼어나고 아름다웠더라
내용관찰
애굽 사람 보디발이 이스마엘 사람들 손에서 요셉을 샀다.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하시므로 형통케 되자 보디발이 그를 가정 총무로 삼고 자기 소유를 다 요셉에게 맡겼다. 여호와께서 요셉을 위하여 보디발의 집에 복을 내리시므로 주인이 그 소유를 모두 맡기고 식료 외에는 간섭하지 않았다.
Clinic
1~6절까지 주요한 내용을 잡아 간결하게 요약해 주었다. 자칫 본문의 내용을 축약하여 정리하면서 내용이 왜곡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관찰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본문을 잘 살피면서 위의 관찰처럼 서술식으로 정리하든, 아니면 단락을 나누어 명제식으로 정리하든 상관없다.
연구와 묵상
(1) 요셉을 영향력 있는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 팔리게 함으로써 만남을 인도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
(2) 하나님이 요셉과 함께하시므로 보잘것없는 종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형통케 하시는 하나님을 주변 사람들에게 증거하게 함
(3)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믿고 최선과 노력을 다하여 주인의 신임을 얻는 요셉
(4) 가장 낮고 천하고 약한 자를 높이시고 강하게 하시며 귀하게 쓰시는 권세를 갖고 계시는 하나님
(5) 영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만남은 영적인 복만이 아니라 육적인 복도 누릴 수 있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6) 요셉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지 않으려고 자신의 처지와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성실한 자세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7)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할 때, 어떠한 악한 상황에서라도 결국은 형통과 선으로 바꾸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Clinic
흔히 잘 아는 성경 본문일 경우, 그리고 이야기체의 본문일 경우 연구에 대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달리 연구할 소재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위의 연구와 묵상을 보면 교훈에 치우쳐 있음을 볼 수 있다. 많은 분이 연구와 묵상을 힘들어하는 데 이것은 본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다.
예를 들어 위의 본문을 보고 ‘이것은 왜 그럴까? 정말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형통할까? 그러면 욥의 경우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5절에서 말하는 가정 총무란 당시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하는가? 과연 형통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주시는 복은 어떠한 복이었을까?’ 등등. 이렇게 본문을 보면서 궁금한 것,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들을 짚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30여 분으로 제한된 큐티 시간 동안 연구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하나님으로부터 음성을 듣기보다 연구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 관주나 다른 참고도서를 사용하여 연구할 목적이라면 큐티 시간을 끝난 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느낀 점
삶에 있어서 만남이란 참으로 소중한 생각이 든다. 하나님과 나와의 만남이 내 삶의 물꼬를 바꾸어 놓았듯이, 삶에서 영적 영향력이 있는 분들을 만난다면 그것은 우리를 형통케 하시는 가장 큰 복일 것 같다. 하나님은 또한 그 만남을 통해서 우리의 삶에 역사하시고 함께 하시는 것 같다.
내가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를 원한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요셉과 같이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깨어 있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하나님의 때에 나를 쓰실 것이라는 소망을 가져 본다.
내게 주어진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작은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기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항상 깨어 기도하고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사모하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함은 또 한 번 절감한다.
Clinic
‘나’와 ‘우리’라는 표현이 중복적으로 쓰였는데, ‘나’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요셉의 경우라면 어떻게 했을까?’도 생각해 보고, 나의 처지와 요셉의 처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만약 연구와 묵상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더라면, 자연스럽게 느낀 점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요셉이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은 이방인들이다. 따라서 자신을 이방인의 입장에 놓기보다 요셉의 입장에 놓고 과연 나는 내 주변의 안 믿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자신을 들여다보는 편이 더 좋다.
그리고 요셉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 역시 하나님께서 쓰실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을 가진 부분이 좋다. 아무리 훌륭한 신앙 위인이라 하더라도 위축될 필요가 없다. 그들 역시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단과 적용
제자반의 집사님들과의 만남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귀하게 생각하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섬기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Clinic
믿음의 가족들인 제자반 안에서 이 부분을 적용하셔도 좋겠지만, 본문의 내용처럼 주변의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용해 보았음 어떨까 한다. 과연 나는 안 믿는 가족, 친척, 친구, 이웃들에게 어떠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나를 통해 하나님이 증거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나아가 남편, 아이들이 세상에서 빛을 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기도해 준다면 더욱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