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농어촌 생활문화와 부족화 시대를 넘어

신개념 농어촌 선교는 분명 농어촌에 계신 현지의 주민과 함께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되어야 한다. 부족화 시대의 청년들이 도시에서 그곳으로 몰려온다. 영적인 것과 일상이 균형을 잃으면 사람은 살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본질과 이상만을 꿈꾸면 보이는 일상과 현실이 무너진다. 뒤집어 생각해도 마찬가지이다. 현실 문제만 보면 하나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원한 생명과 하나님의 사랑은 온통 마음이 빼앗긴 현실에 영혼까지 어두워지고 만다.

지금 사람살리는 일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농어촌 교회들과 사람들이 있는 바닷가를 살리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미 망해가는 양리단길을 보자. 사람 다 죽고 있는 기사는 한둘이 아니다. 서핑 버디의 말처럼 양양군의 예쁜 ‘인구리’라는 이름 두고는 양리단길이라니! 당최 양리단길이 뭔가 싶다. 돈과 이권이 뒤엉키고 도시계획도 도시개발도 너무 빠른 속도로 받아들이면서 엉망이 되어버렸다. 10년이 되어 강산이 멋지게 변하기는커녕 엉망진창이 되어 쓰레기장이 되었다.

많은 아이가 서핑을 배워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여름이면 함께 지냈다.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집 삼아, 비빌 언덕 삼아 있었다. 허나 누워도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강산이 10년에 쓰레기장이 되니 누워도 잠들지 못한다.


주일 아침 바닷가 팝업 처치 예배를 준비하기 위해 해가 뜨는 시간에 나가 준비한다. 5시쯤 새벽에 나가려는데 4:30 클럽에서 나오는 청년들이 맑은 하늘에 뜨는 태양을 보면서 신이 난 목소리로 “어머, 어머! 해뜨는 거 이쁘네”라 소리를 질러댄다. 그런 상황이야 대충 웃고 넘겨도 소나무 옆, 강남 한복판을 연상시켜 주는 쓰레기며 해변에 고운 모래는 없고 찢어진 돗자리와 술병 가득한 것을 보면 어이가 없어 어질어질하다.


문제는 이렇게 급변하는 사업이 이곳을 사랑하는 로컬들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에겐 지옥이 된다. 11시면 한 클럽에서 파티를 시작한다. 반대편 클럽도 지지 않고 볼륨을 올리기 시작한다. 그 소리가 산을 타고 LED 빛 공해로 먼 곳 골짜기까지 밝게 보이면 이 빛 공해와 소음은 잠을 청하려는 지역주민들과 할머니와 여름을 나려고 온 손주들에게 지옥이 따로 없다. 다, 돈 벌자고 하는 일이고 아이들이 옆에 있어도 양보 없다. 다들 그러고 있다.


4대째 태어나 그곳에서 큰 청년과 밤을 지내며 이야기 나눈 것에서는 상상도 못 한 일들이 쏟아져 나온다. 또 오래 양양군 공무원으로 계셨던 선생님과의 자리에서 시 한 소절이 쏟아져 나오는 듯한 해안을 듣는다. 대안이다. 지금 같으면 프리스타일로 쏟아 낼 구절구절들이 귀했다. 규범과 법적 대응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하셨다. 정서와 문화를 만드는 일, 곧 긴 싸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한 곳에서 사람과 서핑, 그리고 서핑 문화를 아껴온 이들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서핑도 없고, 문화도 없고, 삶도 무시된 그곳을 보면 한숨이 깊다.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돈과 번영만을 꿈꾸는 이들에게 균형이란 찾아볼 수 없다는 말들이 아직 생생하다. 한숨을 담은 이 말들이 모두 소중했다. 진심으로 지역과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 깊이 느꼈기 때문이다. 그저 이기적으로 잘 먹고 잘사는 것에 몰입한 이들은 7년 전이나 오늘이나 같은 얘기를 했으니, 문화도 정서도 아이들의 미래도 삶도 이웃들의 건강도 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곧 어떤 이유에서든 유행이 사라지고 클럽은 다시 사람들 발길이 끊어지면 여긴 상처만 가득 남은 죽은 고목처럼 유령도시가 되어있을 것이다. 서핑 문화가 건강하게 자리를 잡기 전에 자리한 자본과 이권 전쟁으로 총칼 없는 싸움 후의 공허만 가득할 것이다. 폐가들과 빈 건물만 옛이야기를 한다면 누가 발길 하겠는가 말이다. 서핑도 문화도 마을도 박살 나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기 전에, 지금 막아야 한다.

비즈니스 에즈 미션이라는 팀이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이끄신 한 Team이라고 부르고 싶다. 전략적 팀워크를 통해 도시를 살리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며 힘을 실어주어서 살아난다면 강력하게 밀고 들어와 주어야 한다. 자본이 밀고 들어올 때 문화와 정서와 지성을 그리스도의 본질로 가득 채워서 좌로 찌르고 우로 돌진할 이들이 필요하다. 이미 망했거나 거의 희망이 없다며 지역은 망조를 보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이들 사이에서 ‘인구리’가 좋은 본을 보여주기를 기도하며 진심을 담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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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윤
현대문화를 통해 선교하는 제레미 윤(윤성운) 청년들을 사랑하는 목회자. 크리스천 서퍼스 코리아를 통해 하나님을 섬기는 목사/선교사로 전도는 전도전사역Pre-evangelism을 시작으로 직접적인 구원영접까지 긴 삶의 연속을 함께하는 것. 이 비전 품고 서핑을 통해 젊은 이들을 ‘삶’으로 전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