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수첩 나의 일기장이 되다
믿음으로 결단하고 기도하여 응답 받기 시작하면서 기도 응답에 대한 확신과 기대감이 생기고 목사님 설교 말씀 중에 기도 응답의 대가인 조지뮬러의 기도 수첩에 대한 말씀이 있으셨는데, 영국에서 태어난 ‘브리스톨 고아들의 아버지’ 조지뮬러는 ‘5만 번 이상 기도 응답을 받은 사람’으로 역사상 기도 응답을 가장 많이 받기로 소문난 기독교 역사적 인물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큰 감동이 되고 나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겨 그날부터 기도 수첩을 쓰기 시작하였다.
우선은 열방과 나라와 교회와 가족을 위한 기도 제목 등 지속적으로 기도가 필요한 내용을 먼저 쓰고 그다음으로 번호를 매겨 바로바로 응답이 필요하거나 중보기도 부탁을 받은 내용과 기도를 시작한 날짜를 적고 응답받을 때까지 매일 기도하고 응답받은 날과 결과에 대하여 메모하는 방식으로 기도 수첩을 작성하고 매일 아침 하루 일과 시작 전에 이 기도 수첩을 읽고 기도하며 메모하면서 일기장처럼 활용하였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지난 25년 동안 작성한 기도 수첩이 나의 서재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가끔 한 번씩 지난 기도 수첩을 읽으며 수많은 기도 제목에 응답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물론 하나하나 다 귀중한 기도의 응답이요 기적이지만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같이 나누어 보고자 한다.
출산을 앞둔 유학생 산모의 간절한 기도 부탁
내가 출석하던 교회에서도 나의 기도 수첩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회자되었었는데 잘 모르는 출산을 얼마 앞둔 성도가 주일 예배 후 나에게 와서 부탁할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들어 본 즉 유학생 부부인데 남편이 뉴질랜드에서 2년 디플로마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고 곧 출산인데 학교를 졸업하고 2년 이상의 워크비자를 받지 못하면 자녀 출산 시 병원 비용을 전부 지불하여야 하는데 그런 경제적인 여유도 없을뿐더러 만약 직업을 구하지 못한다면 한국으로 귀국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졸업과 출산 전 2년 이상 워크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남편 이름과 학력, 그리고 구체적인 경력 등을 물어보고 기도 수첩에 적긴 했는데 AUT 골프학과 디플로마를 공부하고 있어 일반 직장은 안되고 골프 관련 산업 분야에서 워크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투어프로도 아니었기 때문에 워크비자를 줄 수 있는 곳이 사실 없다고 봐야 했다.
어쨌든 기도 수첩에 구체적으로 제목과 내용을 적고 기도를 시작했는데 하나님께서 마음 주시기를 한국에서 골프 관련 유학생들도 많이 올 것이고 또 현지에 교민 자녀들도 골프 레슨을 많이 하니까 이참에 내가 골프아카데미를 하나 차려 워크비자를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지혜를 주셨다.
그래서 남편을 만나 물어보니 그렇잖아도 알음알음 레슨을 부탁하는 지인들도 있고 하니 너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골프아카데미 회사를 세우고 워크비자 신청에 들어갔다. 물론 중간 과정은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절차도 있었지만 유학생 엄마의 과감한 기도 부탁과 그에 따른 주님의 아이디어로 출산을 며칠 남겨 놓지 않고 골프아카데미 매니저 겸 강사로 진짜 2년짜리 워크비자가 나온 것이다.
할렐루야! 이 에피소드는 교회에서도 경사였으며 그동안 초신자에다 운동을 좋아하는 유학생 아빠도 교회에 더욱 열심히 나와 드럼을 배워 찬양팀 봉사도 하기 시작하였다.
같은 교회 교인이지만 구역과 세대 차이로 인하여 거의 교류가 없던 나에게 젊은 유학생 엄마가 간절함으로 기도를 부탁하였고 그 기도에 주님께서 응답하시고 나를 사용하셔서 아이디어를 주시고 방법을 제시하여 주셔서 골프아카데미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영주권까지 허락하시고 현재 교회의 일꾼으로 또 중보기도자로 헌신하는 모습이 은혜요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상상을 초월하는 주님의 일 처리 방식
한국 의과대학으로 유학 간 큰딸의 기도 응답 사례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학교 교정이 두 곳이라서 예과 2년은 관악캠퍼스, 그리고 본과 4년은 혜화동 연건캠퍼스에서 생활하게 된다. 당연히 예과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였고 이제 본과로 올라가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학생 기숙사로 옮겨야 하는데 기숙사는 2인 1실로 되어 있고 같은 학년 친구와는 룸메이트를 못하고 대학에서 배정하여 주는 대로 입소하여야 한다.
따라서 본과 1학년에 어떤 선배 룸메이트를 만나느냐가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물론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고 근처 원룸 등에서 자취를 할 수도 있으나 처음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유학 출발할 당시 어떤 이유이든 기숙사 생활을 하지 못할 상황이 생긴다면 유학을 포기하는 걸로 딸과 약속하고 시작한 유학 생활이라 다른 옵션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상황이다.
그런데 본과 1학년 막 시작한 3월 중순 내가 한국에 방문하여 큰딸을 만났는데 울면서 하는 말이 기숙사에서 생활을 못 하겠다고 원룸이나 하숙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룸메이트 언니는 새벽형이라 일찍 자고 일찍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우리 딸은 올빼미족이라 그 반대이니 전혀 라이프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이 4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같이 지낸다는 거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선배의 시간표에 맞추어야 하니 큰딸에게는 생활 리듬이 다 깨지고 기숙사 방에 들어가기가 하루하루 끔찍하니 하루빨리 나오고 싶은 게 당연하였을 것이다.
부모 입장에선 학업도 따라가기 힘든 본과 1학년에 숙소 문제가 제기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혀 대비책이 없었다. 물론 원룸을 얻어주거나 하숙을 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나마 캠퍼스 내 학생 기숙사가 안전한 생활을 기대할 수 있지, 왜소한 여대생이 의학도서관에서 거의 지내다가 한밤중이거나 자정이 넘은 시간에 귀가한다는 것도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쉽게 허락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정해진 기숙사는 한 학기 동안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라 딸이 기숙사를 나오는 방법밖에 없는 지경이다 보니 답답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큰 딸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같이 기도하자고 하고 나는 여리고성을 7바퀴 돈다는 생각으로 서울대병원과 학생기숙사 주위를 돌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곧 뉴질랜드로 다시 출국해야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었다. 공부는커녕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 상상이 되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오직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기숙사에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달라고 간절히 매달리며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뉴질랜드 귀국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딸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빠! 하나님께서 기도 들어주셨어요.”
룸메이트 언니가 갑자기 결혼을 하여 방을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은 선배 룸메이트 언니가 자기 자리는 본인이 나가기는 하나 짐을 좀 놔둬야 해서 이번 한 학기 그대로 유지하니까 중간에 다른 학생이 들어올 일도 없다는 것이었다. 즉, 큰딸은 7월 방학까지 내내 독방으로 사용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게 기적이 아니면 무엇이 기도의 응답이요 기적이란 말인가? 우리 딸은 물론 나와 내 아내는 하나님께 기도의 응답에 감사하며 감동할 수밖에 없었고 여태껏 기도 응답의 대표적인 예로 늘 주변 지인들에게 간증하며 살고 있다.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
이렇게 하루하루 기도 수첩에 적힌 기도 제목, 응답 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와 필요한 것을 아시고 예비하여 주심에 감사하고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를 돌보심을 깨닫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