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는 영혼의 일용할 양식이다

큐티는 오늘 나에게 주시는 일용할 영적 양식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를 자주 거르면 건강이 나빠진다. 영혼의 양식인 말씀을 먹지 않으면 영적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너무 기름진 음식을 매일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큐티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 마치 엄마가 매일 차려 주는 밥상처럼 말이다. 큐티 훈련을 받고 제대로 해보려고 해도 작심삼일인 경우가 많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체할 수도 있다. 큐티는 매일 먹는 밥처럼 영혼의 만나가 되어야 한다.

큐티는 영혼의 만나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행진할 때, 하나님은 만나라는 특별한 음식을 주셨다(출16:4). 매일 아침 진영 밖으로 나가 만나를 거두어야 했다. 일주일 분량을 한 번에 주시면 편리하고 좋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왜일까? 매일 아침 만나를 먹여 주시는 하나님을 묵상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고,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음을 잊지 않도록 하심이다.

큐티는 영혼의 만나와 같다. 매일 아침 만나를 거두기 위해 말씀을 펼쳐야 한다. 아침을 든든히 먹은 날은 피곤하지 않은 것처럼 큐티로 시작한 하루는 영적으로 지치지 않는다.

필자는 큐티 세미나를 인도하면서 말씀 묵상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쉽게 하지 않으면 매일 할 수 없다.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치실 때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마 6:11)고 하셨다. 주(週)용할, 월(月)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하지 않으셨다. 주일에 예배 한번 드리고, 일주일에 말씀 한번 듣는 것으로 한 주간을 살아갈 수 없다.

큐티는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을 먹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정해진 본문을 규칙적으로 묵상할 때 신비롭게도 하나님께서 그날그날 필요한 말씀을 공급해 주신다.

오늘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현재(present)가 선물(present)이다. 오늘 이 시간이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시간이고, 오늘 먹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살리는 영혼의 만나가 된다. 큐티는 매일 해야 한다. 그러므로 큐티의 유통기한은 24시간이다.

큐티는 일상의 거룩함
성경 묵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거룩함을 이루어 가는 영성이다. 생활예배라고도 할 수 있다. 로마서 12장 1절에는 “너희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고 말씀한다. 큐티를 하면 내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생활예배는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이를 모르기 때문에 넘어지고 죄짓는다. 매일 큐티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고, 그의 뜻을 구하면 알게 된다. 그러므로 큐티는 육체의 경향을 하나님의 경향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이다. 주님과의 동행이며, 작은 일에 충성하고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며,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하는 영성이다.

예전 제자반 때 있었던 일이다. 사업하는 집사가 새로 뽑은 외제 차를 다니고 있는 스포츠센터 주차장에 세우고 운동하고 나왔는데, 누군가 접촉 사고를 내고 말았다고 한다. 평소 성격대로 하면 그 주차장의 관리 직원들은 거의 죽었다고 봐야 하는데 아침에 큐티한 말씀이 생각이 나더란다. 싫은 소리 한두 마디만 하고는 보험 처리하라고 했단다. 속으로 ‘큐티는 내가 하고, 덕은 너희가 본다‘면서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더란다.

그러면서 제자 반에 와서 “큐티가 이렇게 무섭네요”라고 간증을 했다. 매일 큐티하면 이렇듯 생활 속에서 믿음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이를 생활예배라고 한다.

큐티는 영혼의 일기
말씀 묵상은 예수님을 닮아 가는 영혼의 일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생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인생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결혼도 행복하기 위해서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좋은 대학 가서 행복한 삶을 살려고 한다.

그러나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고 ‘거룩’이다. 거룩은 세상과 다르게 살면서 하나님을 닮아 가는 과정이다. 행복은 신기루와 같아서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저만치 멀리 도망가지만, 거룩을 추구하면 행복은 따라오게 된다. 큐티는 영혼의 일기와 같아서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거룩한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를 도와준다.

꾸준히 큐티를 하다 보면 우리 삶의 가치관이 바뀌는 것을 경험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돈 벌고 출세해서 성공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었는데, 그보다 더 가치 있고 복된 삶이 있음을 알게 된다. 행복이 아니라 거룩한 삶이 인생의 참된 목적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큰 집에서 살고, 큰 차 타고 다니면 행복한 줄 알았던 생각이 작은 집에 살아도 주님과 함께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바꾸어 가는 가치관의 변화가 큐티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래서 말씀을 통해서 일상생활 가운데 작은 변화가 생기고, 가치관이 변화되어 진다. 큐티는 영혼의 일기여서 우리의 삶의 목적을 변화시킨다.

큐티가 삶을 변화시킨다
큐티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제자훈련반을 맡으면 큐티를 가장 많이 강조한다. 큐티를 잘하려고 하지 말고 본인의 큐티를 쉽게 하라고 가르친다. 말씀을 자신의 일상과 연결시켜 보고, 자기의 마음에 와닿거나 깨달은 말씀을 중심으로 큐티하도록 이끌어 준다.

제자반을 여러 해 맡으면서 나에게 확신이 생겼다. 큐티 숙제를 내면 한 페이지를 빼곡히 채워 오시는 분이 있다. 성경해석이나 묵상도 탁월하고 내용도 잘 정리되었다. 큐티의 모범답안을 보는 듯하다. 큐티를 잘하는 분이지만, 큐티를 계속할 분은 아니란 걸 짐작하게 된다. 제자훈련이 끝남과 동시에 큐티도 끝이 난다. 숙제용으로 큐티를 하기 때문이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내용도 짧고 서툴지만 자기의 큐티를 하는 경우다. 이런 분을 많이 격려하고 도와준다.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큐티로 꾸준히 성장한다. 믿음도 자라고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가게 된다.

날마다 큐티하는 훈련이 중요하다. 주일 예배에서 듣는 말씀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매일 말씀을 묵상함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영혼의 만나를 먹는다는 마음으로 묵상을 해보자. 아침에 먹은 신선하고 따끈따끈한 말씀이 하루 종일 우리의 영혼을 지켜줄 것이다.

주야로 말씀을 묵상한다고 고백한 시인의 삶을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함께 하셨듯이, 큐티한 말씀을 되뇌면서 살아가는 성도들을 지켜주신다. 기아에 허덕이는 우리의 영혼에 밥을 먹이자. 거창한 외식도 좋지만 집밥이 최고인 것처럼 오늘도 하늘 아버지가 차려 주시는 영혼의 만나를 맛있게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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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철우
고신대 및 동 졸업. 전 오클랜드 사랑의교회 담임. 대학 때 소개받은 말씀묵상(Q.T) 신앙과 목회의 기초를 이루고, 서울 사랑의교회‘날마다 솟는 샘물’ 월간 큐티지에서 6년 동안 큐티전문 사역자로 활동했다. 큐티 클리닉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