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에서부터 시작된 선교는 교회의 역사 속에는 단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았다. 시대별로 드러나는 선교의 흐름을 다시 요약해 보면, 신약성서와 초대교회의 배경이 Cross-culture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선교였다. 언어와 문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초대교회 선교의 흐름 속에서는 흩어지는 개인으로부터 기관으로 발전되는 선교가 있었다.
중세 선교의 특징을 살펴보면 기관이 중심이 되어서 선교가 확장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도원은 중세의 선교적 기관으로서 교육을 담당하며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해석, 전달하는 장소가 되었다. 더불어서 중세 시대의 선교는 이슬람의 위협 속에서 공격적인 선교 방식과 방어적 선교 방식이 함께 공존하였다.
이후 종교개혁의 선교의 흐름은 개신교 선교를 통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지만, 이전의 선교방식과 비교하였을 때 가장 큰 변화 기관 중심의 선교에서 개인 선교 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또한 내지 선교회의 발달은 각 선교지의 안전 변화와 함께 해안지역의 선교에서 내륙의 깊숙한 곳으로 선교가 발전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교회사 속에서 선교는 단 하나의 방식으로만 존재한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변화되어 왔으며, 시대에 알맞은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개인에서 기관으로, 기관에서 개인으로, 개인 구원에서 집단 개종으로, 집단 개종에서 또다시 개인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교회사와 이민 연구
그렇다면 교회 역사 속에서 이민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었을까? 선교학과 이민학을 연결하기 위해서 이제는 교회의 역사 속에서 이민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었는지 살펴볼 차례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사 안에서 이민에 대한 연구는 불모지인 상황이다.
학자들이 연구할 때 자료를 찾는 여러 경로 가운데 하나가 Google Scholar이다. 이 사이트에서 교회사와 이민과 관련된 키워드들을 적었을 때 매우 적은 연구물들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료들은 현대교회사와 연관되어 있거나 또는 종교개혁사와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민 신학과 관련된 최근의 두 책인, Christian Theology in the Age of Migration(2020)과 Migration and Diaspora Formation(2022)을 보면 앞의 책에서는 17장 가운데 단 1장만이 교회사와 관련된 이민에 대한 연구이고, 뒤의 책은 기독교 역사 속에서 이민과 디아스포라를 연구한 글들을 모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근대 이전의 글은 매우 적은 분량이다. 3개의 큰 장 가운데 첫 번째 장이 초대교회와 초기 중세를 다루고 있고, 다른 두 장은 근대와 현대를 다루고 있다.
위의 책들은 영문으로 되어 있는 책들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이미 개정판이 나왔지만 이민 신학을 할 때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중요한 책 중 하나인 디아스포라 선교학(2018), 원제목은 Scattered and Gathered로서 이 책에서도 교회사와 관련된 부분은 현대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 전부이다. 초대교회는 대부분 신약성서의 발전상과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자료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역사 속에서의 이민을 살펴보면 선교학과 이민학의다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Ciprian Burlacioiu는 “이민과 교회의 역사(Migration and Church History)”라는 글에서 “이민은 제도화된 종교들에 있어서 변화의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선교의 흐름과 모습이 시대에 따라서 변화한 것과 같이 말이다.
초대 . 중세 교회사와 이민
우선 교회사 속에서 이민을 이해하기 위한 간단한 키워드를 뽑으면 다음과 같다. 초대교회 시대에는 “흩어짐”으로, 중세 시대는 “민족의 이동”을 들 수 있다.
우선 초대교회 속 이민의 연구는 대부분 우리가 함께 다루었던 선교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초대교회의 역사가 디아스포라의 역사이고 흩어짐의 역사였기에 초대교회는 이민자의 공동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로마 시대의 발달된 도로와 안정화된 정치, 그리고 통용되는 글로벌 언어인 헬라어를 통해서 개인이 여러 지역으로 흩어질 수 있었다. 교회의 역사 속에서 신앙을 가진 개인이 흩어짐으로 그 지역에서 발전해 가는 역사이다. 그렇기에 초대교회의 역사 속에서 이민은 박해와 흩어짐이다.
중세 교회사 속에서 나타나는 이민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중세 시대 기독교는 단순하게 유럽지역의 기독교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중세 유럽의 역사는 민족의 대이동의 역사이다. 로마제국이 동로마제국과 서로마제국으로 나뉘게 되었고, 그것은 훗날 비잔틴제국과 신성로마제국으로 발전하게 된다.
비잔틴제국은 이슬람의 성장과 십자군의 결과로 힘을 잃게 되었고, 서로마제국은 북유럽 민족들의 이동으로 쇠퇴하게 되었다. 즉, 중세기독교의 중심지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에서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 유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 핵심에는 민족의 대이동이 있었다. 그리고 민족의 대이동에는 문화의 이동도 함께 있었다.
중세시대의 민족의 대이동과 관련된 문화의 이동의 대표적인 예가 할로윈(Holloween)이다. 이것은 켈틱의 민간 신앙인 낮과 밤이 동일한 날이면 귀신들이 깨어난다는 것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민간전통을 가지고 있던 켈틱 민족의 이동으로 서 유럽권에서 10월 31일은 중요한 날이 되어가고 있었고, 이것이 중세 유럽의 기독교 신앙과 충돌이 되었다.
이에 그레고리 교황 3세가 8세기에 11월 1일에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All Saints Day의 날로 정하였고, 9세기 그레고리 4세에 보편적으로 유럽 전역에서 지켜지는 날이 되었다. 즉, 모든 귀신이 깨어나는 날을, 기독교 신앙으로 재해석하여 모든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것이 만성절, All Saints’ Day이고, 고전 영어에서 All Hallows’ Day가 되었다.
그리고 만성절(All Saints’ Day) 전야인 All Hallows’ Day Eve가 10월 31일에 크리스마스 이브와 같이 중요한 교회의 절기로서 지켜지게 되었고, 이 때에 용어가 축약되어 Halloween이 되었다. 하지만, 만성절을 종교적 중요한 절기로 지키던 이 문화는 대항해시대에 Mexico 지역으로 또 다른 이민의 흐름이 생기면서 새로운 의미가 추가되었다.
그것이 멕시코 전통인 죽은 자의 날(The Day of The Dead)과 함께 합쳐지게 되었고, 이는 현재의 할로윈 파티로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중세교회사 속에서 생겨난 “이민”과 관련된 단편적인 예이다.
초대교회와 중세 교회사 속에서 기독교의 전통은 우리들의 인식 속에서 이미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전통이 되어있다. 마치 우리나라 역사인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로 넘어오는 그 시기에 각 나라의 이동이 과거에는 이민이었지만, 현재는 민족의 동일한 역사로 인식이 되며 구분이 안 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초대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중세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이민은 계속되었고, 이민은 교회의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믿음을 가진 자들이 고향을 떠나 나아가는 개인 이민이 초대교회의 큰 키워드라면, 믿음이 없던 민족이 기독교 문화 속으로 들어오는 이민의 흐름이 중세 교회사 속 키워드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