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행’을 아세요

마치 닭에서 뼈를 골라낸 순살 같은 순살 아파트가 화제다. 당연히 들어 있어야 할 철근을 의도적으로 빼먹은 아파트 기둥이 무너지면서 들통이 났다. 보이지 않는다고 숨긴 것이 감추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때가 되면 드러난다.

관행이라고 변명한다고 해서 무너진 건물에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장 들키지 않고 넘어간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한다면 상식과 법이 통하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사고가 나면 전수조차를 한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넘어가고 만다.

그동안 건설 현장에서 해 온 잘못된 관행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난 것이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정의 고리는 은밀하게 지속되고 있다.

원청과 하청의 관계는 결국 돈의 힘으로 상호작용하여 붕괴 사고로 이어져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70년 4월 서울 마포구의 와우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진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삼풍 백화점과 성수 대교의 붕괴와 같은 부실시공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철근을 통째로 빼먹은 아파트가 무너진 것은 부실 아파트를 연상하게 된다. 건설 산업의 발주와 시공 그리고 원청과 하청의 관계에서 수주하기 위한 전관과 관행으로 고질적인 부실시공을 해결할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그럴듯하게 꾸미고 속은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되는 뼈대와 같은 철근을 빼먹는 관행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궁금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과장되고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사회의 삐뚤어진 관행은 순살 아파트와 같은 공포스러운 신조어가 유행하게 만든다. 건설은 종합적인 기술과 과학의 집합체인데도 불구하고 건물을 지탱해야 할 원리와 원칙을 무시하고 최소한의 조치와 실행한 결과 건물이 무너지는 사건을 발생하게 한다.

성경에“너희 중의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계산하지 아니하겠느냐”(누가복음 14:28)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데,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누가복음 13:4)이 있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망대를 짓기 위해 계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설계대로 짓다 가도 사고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건물 짓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부실 공사로 인한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전관과 관행은 정부와 건설 그리고 시민이 하나가 되어 뿌리를 뽑아 사람이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소금과 같이 정직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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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현
본지 발행인. 마운트 이든교회 담임.“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고 생명구원”(요한복음 20:31) 위해 성경에 기초한 복음적인 주제로 칼럼과 취재 및 기사를 쓰고 있다. 2005년 창간호부터 써 온‘편집인 및 발행인의 창’은 2023년 446호에‘복 읽는 사람’으로 바꿔‘복 있는, 잇는, 익는, 잃는, 잊는 사람과 사유’를 읽어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