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열매로 푸른 황혼(시집)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해 시집을 가슴에 품고 다녔던 작가 김은수 시인은 시에 대한 사랑과 열정의 결과로 마침내 칠순의 나이에 기념 시집인 ‘감사 열매로 푸른 황혼’을 출판하게 되었다.

본 시집은 작가 자신의 인생 삶에 대한 그리움의 애틋한 표현이며 또한 작가가 마주치는 사물과 그리고 주변 환경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독자들에게 아름답고 풍요롭게 전하고 있다.

시인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에게 비추어지는 모든 일들을 감사함으로 의미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며

새 아침 새 생명 주심을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주님 만날 생각에 가슴 설렙니다.
떠오르는 태양도 감사하고
싱그러운 바람의 속삭임도 감사합니다.

새들의 노랫소리도 정겹고
하나님의 걸작품 꽃들도 나를 보고 웃고 있네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주님! 남은 생애 주님과 동행하는 삶 되게 하소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생명을 지속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시작하는 하루 일과는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에게도 감사하며 생긋이 불어오는 바람에게도 감사하며 재잘거리는 새들의 노랫소리에도 감사하며 들판의 청순한 꽃들에도 감사하며 온 세상의 아름다움으로 감사한다.

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삶인가! 마치 시인의 생은 감사함의 풍성함 속에서 천국의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있는 천사와도 같은 모습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 가슴이 철렁
명절에 무리한 탓일까
갈 수 없는 멀고 먼 곳에 있는데 …

목에 염증 심한데 어찌해야 할까
남매 키우느라 애쓰더니
결국 쓰러지고 말았구나

엄마 노릇 못한 미안함
자식 희생 대가로 얻은 나의 노후 보장
과연 잘한 일인지
평생 무거운 짐 지고 가야 할 부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기도뿐
마음이 저려 온다

몸이 아픈 딸을 향한 엄마의 마음, 더구나 수만리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하는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병환에 있는 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정성껏 간호해서 속히 쾌유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은 이미 딸이 있는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미안함을 갖는다는 것은 지금은 미안함이 없어졌다는 것과 동일할 것이다. 왜냐하면 엄마가 딸을 위해 애쓰는 기도 때문이다. 엄마는 딸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한다. 사랑의 주님은 엄마의 기도를 보시고 아픈 딸을 치료해 주신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쏟아지는 빗줄기 소리
거대한 오케스트라 연주
천둥소리 가슴에 스며든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연무 속
아름다운 수채화 물감 번지듯
비만 오면 옛 생각 가슴 설렌다

아련한 추억 소중했던 사람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을까
살아생전 만날 기약 아직은 없지만
보고 싶은 얼굴 가고 싶은 정든 곳
이제는 꿈속에서나 가 볼 수 있으려나

우두둑우두둑 비가 올 때면 시인은 마음의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음악의 귀를 갖게 된다. 비 오는 날이면 하늘나라 천사들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고 듣게 된다.


아마도 시인은 옛적에 비 오는 날에 가졌던 소중한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마음에 그리며 그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남겼다 쓸 수도 없고
묶어 놓을 수도 없는
눈에 보이지 않고
돈으로 살 수도 없는 시간

기다려 주지도 않고
한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시간
매일 건강과 행복 위해 최선 다하면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핵폭탄, 암. 시인은 우리에게 답을 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라는 것. 시인은 현재 내가 처한 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독자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마음의 눈을 떠 감사하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았던 시인은 건강과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건강과 행복은 하나님의 선물이므로 이에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라고 우리에게 사랑의 부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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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수
총신대신대원 졸업, 파라카이 예수사랑교회담임, 마오리원주민과 현지 다민족선교 및 한의사로서 남태평양의료선교. 뉴질랜드성서공회 한국인 코디네이터로 열방에 성경보내기에 힘쓰고 있다. 일반 이민 30년의 뉴질랜드 이민 역사 속에서 한인 저자들이 쓴 책 가운데 뉴질랜드와 한인의 삶이 담긴 12권을 선정하여 매달 한 번씩 북 리뷰를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