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밀알선교단 걷기 행사

박충성 목사<뉴질랜드 밀알선교단 단장>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진정한 동행이 되길

지난 4월 20일은 세계 장애인 주간으로 이를 기념해서 밀알 선교단에서는 뉴질랜드 교민과 교인을 초청해서 ‘함께 걸어요’라는 제목으로 4월 22일 걷기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걷고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려는 의도가 녹아 있다. 행사 장소로는 밀알 토요학교 학생들이 매주 걷기를 하는 오네와지역 오네포토 도메인에서 열렸다.

비 때문인지 새들이 숲 나무 아래로 모여 있었고 로빈새와 팬테일 새들이 우리가 숲으로 들어갈 때 반갑게 반겨주었다. 감사하게도 걷기 대회 기간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폭풍 중에 밀알 걷기가 잘 진행되도록 많은 분이 기도해 주신 덕분이다.

걷기 행사 장소인 오네포토 도메인은 밀알 토요학교 학생들이 매주 걷기와 축구를 하는 장소이다. 운동장과 2km의 뉴질랜드 네이티브 숲으로 구성된 트래킹 코스가 있다. 밀알 식구들에게는 익숙한 장소로 장애인들이 걷는 길에 일반인들과 후원자들을 초대해서 함께 걷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걷기 행사 코스는 오네포토 산책로와 네이티브 숲을 처음 찾아온 참가자들을 위해 오리엔티어링 지도와 숲 해설이 제공되었다.

나무에 깃든 의미 성경으로 살펴보는 시간 가져
숲 해설가의 숲 해설은 상수리나무로부터 시작되었다. 성경에서 상수리나무는 아브라함이 쉬고 있다가 소돔성으로 가는 하나님의 천사를 만나는 곳이다. 쉬는 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는 인생에서 중요하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천사를 만났고 그들을 대접하고 하나님의 비밀을 알게 되고 축복을 받았다. 상수리나무는 야곱의 가정의 새 출발 장소였다. 디나 사건으로 세겜으로부터 쫓길 때 그의 온 가족이 이방 풍습을 상수리나무 아래 묻어 버리고 벧엘로 올라가 오직 하나님만으로 사는 새로운 출발의 신앙의 결단을 하였다.

밀알의 새로운 여정의 출발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상수리나무 아래 모여 출발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영적인 의미가 있다 여겨진다. 전임 단장 김일만 목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직 예수로 뉴질랜드 교민과 성도가 서로 사랑하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숲 해설가는 오네포토 공원의 명물인 갈대 바다 위로 참가자를 이끌었다. 갈대숲을 지나가는 길에 요게벳의 노래를 들으며 묵상의 시간을 보냈다. 갈대 상자에 떠내려가는 모세와 갈대숲에 숨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보는 누이와 홍해 갈대 바다를 가르며 히브리인의 출애굽을 모두 목격한 갈대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몸은 바람에 흔들리지만 마음은 늘 하늘 향해 올 곧이 뻗는 갈대숲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느끼며 하나님을 향해 손을 함께 든다.

함께 예배하고 함께 걷는 회복의 여정
숲 해설가는 뉴질랜드 네이티브 숲으로 참가자를 이끌었고 할아버지 수염, 카오리나무, 케비지트리, 실버펀을 지나 종려나무 아래에 이르렀다. 종려나무는 성경에 아름다움과 왕의 위엄을 나타내는데 많이 사용되었다. 예수님은 그 평화의 왕으로 백성들의 진심어린 겉옷의 카펫 위로 종려 가지를 흔드는 가운데 나귀를 타고 진정한 평화의 왕으로 구원의 주로 예루살렘에 오르셨다. 수많은 종려나무를 지나면서 우리는 왕의 영광을 보지만 진심어린 겉옷을 펴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그 마음은 알지 못했다.

밀알의 새 출발은 작은 자와 장애인을 위해 나의 겉옷을 벗어서 까는 진심어린 마음을 가진 봉사를 하자고 다짐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작은 자를 섬기는 섬김이 나귀를 타고 오시는 주님 섬기는 일이 될 것이다.

‘함께 걸어요’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걸으면서 동정이 아닌 삶을 나누는 진정한 동행이 될 것이다. ‘함께 걸어요’ 다음 행사는 교민을 초청해서 원트리힐을 함께 걸을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원트리힐을 오르는 31가지 방법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제 밀알의 작지만 큰 변화의 소식을 통해 우리 뉴질랜드 교민사회와 교회에도 작지만 복음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 우리가 지나온 현대 시대 “오래된 미래”에서 우리는 사람을 쓸모로 판단해 왔다. 그러나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쓸모가 아니라 사람이라서 귀하고 존중받는 세상이 되어간다.

사람들은 기독교는 배척하지만 기독교 정신은 세상의 밑바닥을 변화시켜 놓았다. 작은 자와 장애인 소수 민족을 자기 기준으로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존중하는 문화적 존중의 시대에 개인보다 공동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밀알 장애인 공동체의 변화를 통해 뉴질랜드의 교민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함께 예배하고 함께 걸음으로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회복의 여정을 함께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