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캐러벤파크 멘탈 헬스 이벤트에서
핸더슨 라누이 지역엔 Western Park Village라는 곳이 있습니다. 캐러밴 파크라고 부르는 작은 유닛들로 구성되어 있는 취약 계층 거주지입니다.
2017년도 쯤 부터 리커넥트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통해 첫 만남을 시작했고 지금은 남녀노소 관계없이 모두와 어울리려고 하는 관계까지 왔습니다. 자주 다니는 시기엔 김상혁 대표를 비롯한 멤버 몇몇이 일주일에 한두 번 방문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나누며 얼굴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한두 달에 한 번씩은 바비큐를 준비해서 같이 자그마한 잔치를 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선물들을 준비해서 가서 나누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한 신발과 옷들도 나눠주러 갈 때가 있습니다.
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로 이름을 알게 되니 우리 이름을 마오리어로 발음하는 것을 가르쳐준 분도 있습니다. 우리도 반대로 한국어로 예쁜 단어들을 가르쳐 드렸는데 그걸 문신으로 새기겠다고 하는 분도 있어서 일단 웃어 넘긴 때도 있었습니다.
김상혁 대표는 거의 매번 주황색 리커넥트 팀 티셔츠를 입고 가는데 어느 날은 처음 온 남자 봉사자가 같은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더니 몇몇 사람들이 김 대표와 착각해서 너무 반갑게 맞아주어 의아해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잘 다가오지 않아서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있지만 천천히 쌓여온 만남들은 무시할 수 없는지 아직 말을 많이 해주진 않더라도 편안하게 받아 준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몇 번 봉사활동 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씩 오랫동안 만나고 하면 이웃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로를 더 잘 알게 되고 더 잘 알수록 서로의 마음을 더 잘 보살펴 줄 수 있음이 신기합니다. 서로서로 잘 몰랐기에 일방적일 수도 있었던 관계가 지금은 서로 대화하고 알아감을 통해 존중이 어느 정도 쌓인 관계가 되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9월 말엔 멘탈 헬스의 날을 맞아 또 캐러밴 파크 주민들과 바비큐를 하고 다양한 게임들을 준비해 상품도 탈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었습니다. 이젠 음식과 물품 나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도 돌아보고 같이 게임도 하고 밥을 먹으며 수다도 떠는 장면들을 보게 되니 서로 교류하는 관계가 한 발 또 내딛었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와서 계획보다 일찍 마무리를 해야 해서 아쉬웠지만 어차피 다음에 또 함께하면 될 거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캐러밴 파크는 리커넥트가 연결되어 있는 한 곳입니다. 사회의 여러 곳들을 두드리다 보면 때론 한 번으로 끝나는 만남과 이벤트들도 있고 이렇게 지속되는 관계들도 있습니다. 처음엔 잘 모르기에 뭐가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가끔은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하는지도 질문하며 그저 좋은 영향이 되길 바라며 다가갔었고, 사실 지금도 늘 조심하며 겸손히 다가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른 점은 서로를 알고 서로를 더 이해한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연결고리가 없었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생긴 것 같아 우리 이름값을 좀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예 아니진 않지만 모든 관계가 완벽할 수 없다고 받아들이면 그렇게 힘 빠지는 만남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 남은 시간에도 방문하고 2023년도에도 계속 만남을 이어갈 텐데 함께 사랑을 나누길 원하는 분들은 늘 환영하니 언제든 찾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