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하브루타를 어떻게 하나요?

I:목사님! 오늘은 교회에서 하브루타를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해 나눈다고 하셨죠?
P: 그랬지. 김군은 오늘날 교회교육 사역에 참여하면서 어떤 점들이 아쉽다고 느끼는가?

I: 저는 크게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는 말씀 시간이 아이들에게 너무 짧아요. 마치 고깃국을 끓이긴 했는데, 아주 살짝 고기를 넣었다 꺼낸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신문에 보니까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하루에 유튜브를 비롯해 평균 영상 시간 시청이 4시간이나 되더라구요. 한 주일로 계산하면 28시간인데, 한 주일 전체의 1/6이나 됩니다. 그런데 교회교육은 일주일 168시간 중 겨우 1시간밖에 안 되잖아요. 둘째는 교회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듣기만 하니까 계속 수동적이 되는 거예요. 오늘날 영상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이 텍스트를 이해하는 문해 능력도 상당히 떨어지는데, 가르치기만 하고 질문하지 않으니 아이들이 무엇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도 몰라요. 셋째는 아이들이 너무 바빠요. 심지어 주일에 학원가는 아이들도 있구요. 아이들은 쉼 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습니다. 잠시 멍때리는 것이나 약간의 침묵도 어려워하더라구요.

P: 나도 같은 생각일세. 어떤 교사들은 주중에 카톡방으로 말씀이나 삶을 나누지만, 아이들 특성상 선생님에게 반응을 잘 해주지 않으니까, 교사들도 사랑과 열정으로 시작했다가 곧 손을 놓고 마는 것이 현실이지.

I: 제가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말씀에 대한 흥미가 없는 것 같아요. 길가에 뿌려진 씨앗처럼요.
P: 최근에 여러 교회가 기존의 형식이나 틀을 바꿔서 하브루타 형식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난 좋다고 생각해. 예수님이 가르치신 모습을 보면, 강의도 하고, 질문도 하고, 토론도 하고, 직접 체험하게 하셨잖나. 그래서 오늘날 교회교육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진도 중심 보다, 말씀을 깊이 생각하고 묵상할 거리를 주고, 또 말씀을 삶으로 드러내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스스로 생각하며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I: 그럼 교회에서 어떻게 하브루타로 가르쳐야 할까요?
P: 내 생각에는 관점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가르칠까?’에 대해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선생님 입장에서 ‘효과적인 교수법’을 찾았네. 하지만 ‘어떻게 배우게 할까?’로 생각을 바꾼다면, 아이들 입장을 더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I: 그럼 질문을 바꾸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교회에서 말씀을 더 잘 배우게 할 수 있을까요?
P: 좋은 질문일세.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서 생각해보면 어떤가?

I: 무엇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P: 내가 생각하는 것은 세 가지 정도 되는데, 일단 ‘아이들이 말씀에 흥미를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다음에 ‘어떻게 말씀이 아이들 마음속에 남아있게 할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말씀으로 분별력을 갖고 삶 가운데 신앙적인 선택을 하게 할까?’일세

I: 정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가 성경하브루타를 하는 것이잖아요.
P: 맞네. 유대인들은 말씀을 암송하고, 묵상하고, 스스로 연구하고, 연구한 것을 나누고, 다시 확인해보고, 그것을 삶에 적용하며 지혜를 얻는 방법들을 아주 오래전부터 실천해 왔다네. 나는 우리 교회교육이 그런 방법들을 적용한다면 놀라운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자. 지금까지 교회교육의 현실과 방향을 이야기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교회에서 어떻게 하브루타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

I: 보통 교회에서는 주일예배 후 30분 내외의 공과시간을 가지는데요.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기는 너무 어려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P: 우리 교회의 경우 청소년부들과 어린이들이 하브루타 예배를 한다네.

I: 예배를 아예 하브루타로 한다구요?
P: 일반적인 예배순서를 따르지만 성경읽기부터 말씀 전하는 시간에 목사님이 본문과 관련된 배경, 문화적인 설명 등을 간략하게 하고, heart에서 본문의 핵심어 또는 주제와 관련된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어서 attention에서 퀴즈를 내는 거야. 그리고 vocabulary부터 짝과 함께 하브루타를 하는 거야. 때로는 서너 명씩 할 수도 있어.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요청할 때만 개입하고, 대부분은 조용한 참여자로 함께하는 거야. 물론 하브루타 예배를 할 경우 공과시간은 따로 없이 해야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어.

I: 그런데, 아이들이 처음부터 질문을 잘 만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P: 아이들이 질문 만드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렇지. 알려주기만 하면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지금까지 질문 만드는 방법을 하면 되네. ‘~다’를 ‘~까?’라든가, ‘만약 ~’같은 질문이 가장 기본적이고, 육하원칙을 갖고 하는 질문방법을 하다 보면 아이들은 곧 질문 전문가가 된다네. 그래서 처음엔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질문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어야 해. 처음엔 선생님이 만든 질문으로 하브루타를 해보는 것도 좋고.

I: 주일예배를 하브루타 형식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쩌죠?
P: 좋은 질문일세. 그런 경우에 토요 하브루타 스쿨을 할 수도 있고, 주중 저녁시간에 온라인 하브루타 스쿨을 할 수도 있어. 만약 주일에 하브루타 예배도 하지 못하고 주중에 아이들이 너무 바쁘다면 공과시간을 하브루타로 할 수도 있지.

I: 공과시간이 30분 내외인데 어떻게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을 할 수 있을까요?
P: 공과를 성경하브루타 방식으로 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한 본문을 몇 주에 걸쳐서 하는 방법과, 다양한 방법으로 하는 방법, 먼저 한 본문을 갖고 여러 주에 걸쳐서 한다면 이번 주는 attention과 vocabulary, 다음 주는 research만, 그 다음 주는 그날 본문으로 understanding, 그 다음 주는 thinking과 applying을 하는 방법으로 말일세. 그렇게 하더라도 내 생각에 heart 열기와 마지막 shiur 단계는 꼭 들어가게 해야 하고.

I: 두 번째 방법은요?
P: 지난번 방법이 한 본문을 여러 번 나누어서 했는데, 이번 방법은 그날의 설교 본문을 갖고 하브루타를 부분적으로 하는 거야. 매번 설교 본문이 바뀐다면 그날의 본문을 갖고 어떤 날은 퀴즈와 단어 찾기를 하고 발표하기, 그 다음주에는 질문 만들고 토론하기 등으로 매주 다르게 활동하는 거야. 다시 말하면 한 본문을 여러 주에 걸쳐 나눠서 할지, 아니면 매번 본문이 다른 것으로 할지를 선택하는 거야.

I: 그런데 목사님! 그런다고 아이들이 그 말씀을 마음에 계속 새기고, 그 말씀으로 성경적인 선택을 하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P: 좋은 지적일세. 만약 하브루타 예배나 토요 하브루타 스쿨처럼 말씀을 암송하고, 충분히 나눈다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네. 하지만 짧은 공과시간에 하브루타를 활용한다면 쉽지 않겠지. 그래서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네. 가정에서 하브루타를 이어갈 수 있는 분위기라면 정말 좋겠지. 주일에 암송한 말씀을 매일 암송하고, 가정에서 더 깊은 하브루타를 하면서 부모들도 말씀 속에 더 깊이 들어가고, 아마 자녀들과의 관계도 훨씬 좋아지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한 교사의 열정과 헌신이 거기에서 필요해. 말씀 카톡방을 만들어서 요절 암송을 독려하고 시간을 정해서 주일에 나누지 못했던 것을 문자로 나누거나 페이스톡으로 해보는 거야. 그런 것도 어렵다면, 짝을 만들어줘서 짝과 함께 나눈 것을 선생님에게 전송하는 형식으로 하는 방법도 있을 거야.

오늘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게 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것과 아이들이 교회에서 들은 말씀을 한 주간 동안 묵상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교회 환경이나 여건 등의 제약을 먼저 생각했는데, 그런 것보다 환경이나 형편에 맞게 성경 하브루타를 할 수 있고, 토요 하브루타 스쿨이나 주중 하브루타 스쿨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