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하브루타를 어떻게 하나요?

I:목사님! 지금까지 하브루타가 무엇이고, 왜 오늘날 가정과 교회에서 필요한지와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배웠잖아요. 그런데 하브루타 순서를 목사님이 가르쳐주신 방법대로 해야 하나요?
P: 좋은 질문일세. 하지만 내 생각엔 그렇게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실제 하브루타를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생각들과 질문들이 넘쳐난다네.

I: 그럼 하브루타 순서가 왜 필요한 거죠?
P: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내가 만든 모델은 하브루타를 가르치는 교사들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브루타의 원리를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라네. 하브루타의 원리를 이해하고 진행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어.

I: 아, 그래서 모든 순서를 자세히 말씀해주신 거군요. 지난번에 쉬우르까지 해서 하브루타의 원리를 다 마친 것 같은데요. 오늘은 가정에서 하브루타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로 했죠?
P: 맞네. 자네는 왜 가정에서 성경 하브루타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I: 제가 보기에 기독교인 부모들은 자녀들을 제자 삼는 것과 그들이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헌신자로 세우고 싶지만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P: 내가 생각하기에도 오늘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을 기독교적으로 양육하지 않는 것 같아. 호레이스 부쉬넬이 100년 전에 그런 부분을 지적했는데, 여전히 마찬가지 같아.

I: 그럼 성경 하브루타를 통해 그들이 주님의 제자가 되며 그리스도를 위해 헌신된 자녀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P: 내 생각엔 가능하다고 보네.

I: 그럼 가정에서 하브루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서 말씀해 주세요.
P: 지금까지 하브루타를 공부하면서 중요한 것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자네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I:“가르치지 말고 질문하라”입니다.
P: 벌써 자네는 성경 하브루타의 모든 것을 익혔군그래. 그 원리는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네. 그러기 위해서 부모는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네.

I: 부모들이 알아야 할 세 가지가 무엇인가요?
P: 그건 하브루타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해.
첫째는 눈높이로 내려가는 걸세. 부모들은 수직관계에서 자녀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자녀들을 끌어올리려고 해. 그런데 자녀들은 혼자서 올라갈 수 없어. 지혜라는 연료가 부족하기 때문이지. 간혹 부모의 지혜를 빌리지만, 자기 것이 아니라서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려.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들 눈높이로 내려가서 아이들 스스로 지혜와 분별력을 갖도록 도와야 해.

둘째는 자네 말대로 가르치지 말고 질문하는 거야. 한국 부모들은 가르치고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에 익숙해. 그럼 아이들 스스로 분별하고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없어. 아주 사소한 것도 부모 허락을 받아야 하고, 점점 말 잘 듣는 착한 아이 신드롬에 빠져서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아이가 되는 거야.

셋째는 인내하는 거야. 유대인들은 랍비가 되려면 ‘같은 질문을 800번을 들어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가 빨리 배우고 다음 단계로 나가는 걸 원해. 그래서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다그치고 보채서 끌고 가려고 해.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포기하든가 반항하든가 할 수밖에 없어. 어떤 아이가 자기를 전혀 이해해 주지 않는 부모에게 자기 속마음을 내보이려고 하겠나? 때때로 부모는 즉시 가르침을 줘야 할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기다려주고 생각하게 하고 다음에 유사한 상황에서 분별력으로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I: 맞아요. 한국인 부모들은 마음이 급하죠. 제가 생각하기엔 교육에서 급한 성격은 약보다 독처럼 느껴집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니 가정에서 성경 하브루타가 왜 필요한지와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세요.
P: 가정에서 하브루타를 하려면 두 가지로 나눠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나는 일상적인 하브루타와 또 하나는 성경 하브루타야. 먼저 일상에서 하는 하브루타야. 아침 식사나 저녁식사에 오늘 감사한 일과 기도제목 또는 특별했던 일, 어려운 점들을 나누는 거야. 때로는 뉴스나 드라마 이슈들에 대해서도 나누고 성경적인 관점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기도 하는 거지. 칼 비테를 천재로 만든 그의 부모님이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지. 아이들이 학교 갔다 온 후에는 수업 내용에 대해 부모님이 질문할 수도 있고.

I: 가정에서 하브루타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고 일상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네요.
P: 일상 하브루타와 별개로 특별히 시간을 정해서 하는 성경 하브루타도 있고 난 둘 다가 함께 가면 좋겠다고 생각해. 성경 하브루타는 가능하면 토요일 저녁이나 주일 저녁을 정하는 거야. 그날 부모님들은 ‘세상에서 가장 푸짐하고 맛나는 음식을 준비’하는 거야. 유대인들은 ‘토라가 없는 곳에 음식이 없고, 음식이 없는 곳에 토라가 없다’고 하잖나. 다음에 자녀들과 한 주간 동안 감사한 이야기와 기도제목을 나누는 거야. 그것은 한 주간 동안 특별한 일이 될 수도 있고 기도가 필요한 어려움일 수도 있어. 때로는 가족들이 함께 간절히 기도해야 할 일일 수도 있어.

I: 그것이 heart 열기 아닌가요?
P: 맞아.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한 주간 동안 있었던 일을 나누는 거야. 거기서도 부모는 눈을 맞추며 진지하게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하고, 가르치지 말고 질문하는데 특히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해야 해. 사람은 아이나 어른이나 자기 마음을 알아봐 줄 때 마음을 연다네. 부모와 소통하며 자란 아이들은 지혜롭기도 하지만 정서적으로도 건강하게 성장하지.

I: 시간을 정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마음 열기를 한 후에는 성경 안으로 들어가나요?
P: 일상 하브루타와 달리 성경 하브루타는 성경 본문 안으로 함께 들어가서 질문을 만들어보는 거야. 질문할 때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이들의 감정을 공감해 주고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해. 그리고 질문할 때는 답이 정해진 간단하거나 쉬운 것에서 답이 없는 질문으로 점차 높여가고 때때로 아이들이 대답을 못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해.

하나는 더 질문을 쉽고 명확하게 하던지 다른 하나는 한 번 정도 눈을 마주치며 질문해 보고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면 넘어가는 거야. 부모의 집요함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우리가 배운 대로 (1) 내용질문은 6하원칙에서 ‘왜’를 뺀 정보를 퀴즈식으로 묻고, 때로는 이미지로 표현해 보기도 하고 (2) 내용분석 질문은 ‘왜’ 그랬는지와, 상상하는 질문으로 ‘만약 나라면?’ 같은 것도 집어넣을 수 있겠지?

(3) 적용질문은 하나님의 감정, 마음, 뜻을 찾아보고 삶 가운데 내가 순종할 부분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발표하는 거야. 그리고
(4) 쉬우르를 통해 교훈, 가치, 미덕은 무엇인지 등을 나누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 중 한 사람이 대표로 기도하고 끝내면 돼

I: 그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데,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P: 그것도 아이들과 함께 약속하고 부모는 약속 시간을 지켜야 해. 만약 한 시간으로 정했으면 한 시간 안에서 끝내야 해. 때로는 질문의 숫자를 줄일 수도 있겠지? 그리고 최소한 10분 정도는 ‘쉬우르’ 하는 시간을 남겨놓아야 하고.

오늘 목사님과의 대화에서 나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많이 느꼈다. 일상 하브루타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경 하브루타는 부모의 욕심보다 아이들과의 약속이 중요하다는 점도 마음에 와 닿았다.
다음 주는 교회에서 하브루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나누자고 하셔서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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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신표
강신표 목사는 총신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기독교문화교육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동대학 기독교교육상담학과 초빙교수와 국제교육원 한글학당 소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2020년부터 엘피스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