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목사님! 지난주에 우리가‘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와‘하나님의 감정 찾기’, 또‘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을 묵상했잖아요? 진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았어요.
P: 자, 그럼 오늘은 applying으로 가볼까? 우리가 보통 어떤 것을 학습한다고 할 때는 주로 인지적 영역을 중점적으로 생각해. 블룸이란 학자는 인지적 영역뿐만 아니라 감정적 영역, 그리고 의지적 영역이 있다고 말했어.
I: 그럼 지금까지 우리가 공부한 것은 인지적 영역과 감정적 영역이었고, applying은 의지적 영역에 속하겠네요.
P: 그렇지. 자네 혹시 사도행전 2장에서 베드로가 설교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는가?
I: 듣는 사람들이 말씀을 듣고 마음에 찔려서 사도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어요.
P: 맞네. 말씀을 들을 때 그들은 단순히 들은 것이 아니라 말씀의 의미를 알게 된 거야. 말씀을 이해하니 마음에 찔렸고, 변화된 삶을 살고 싶어졌던 거지. 그래서 사도들에게 “우리가 어찌할꼬?” 하고 물었어. 하나님의 말씀이 인지와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의지 영역을 자극한 것이지. 우리는 ‘안다’라는 단어를 헬라적인 사고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 성경에서 ‘안다’는 것은 히브리적인 사고에 기반해야 한다네.
I: 헬라적인 사고와 히브리적인 사고가 어떻게 다른데요?
P: 헬라적인 사고에서 ‘안다’는 것은 어떤 정보나 사실을 안다는 의미이고 히브리적인 사고는 경험적이고 실천적으로 안다는 것을 포함해. 예를 들어 히브리적인 의미로 ‘구제’를 안다고 했을 때, 그 단어의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로 구제를 실천하고 경험해서 안다는 것을 말한다네.
우리의 문제는 성경을 호기심이나 지적 만족을 주거나 위로를 주는 책 정도로 오해해. 나 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우리는 성경을 나를 위한 책으로 생각하기 전에 성경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가에 집중해야 하는데 말일세.
I: 그런데 목사님! 사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시간 부족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가르치기에 급급해서 적용까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P: 대부분 교회 교육현장도 다르지 않을 거야. 예수님은 “가르쳐 지키게 하라”라고 하셨는데, 대부분의 교사는 가르치는 것으로 교사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해. 정작 성경을 통해 변화 받는 삶에 대한 고민이 없어.
I: 그럼 성경을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인가요?
P: 그렇지. 월터 스트로프(Nicholas P. Wolterstroff)는『책임적 행동을 위한 교육(Education for responsible Action)』에서 기독교 학교의 목적을 기독교적 사고뿐만 아니라 기독교적 삶을 양육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 말을 교회 교육에 적용하면 기독교적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말고 성경적 삶을 실제로 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일세. 그래서 우리는 가르치는 학생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삶에서 어떻게 순종하고 적용해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쳐 지키게 해야 하는 거야. 그래서 기독교 교육은 ‘앎을 삶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네.
I: 그만큼 적용이 중요한 것인데 교회 교육에서 가장 무시되고 있는 것 같아요.
P: 맞네. 우리는 성경하브루타를 통해 말씀이 ‘무엇인지?’와 ‘어떤 의미인지?’를 넘어서 하나님이 ‘나의 삶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라는 적용으로 나아가야 한다네. 즉 말씀이라는 ‘text’가 삶이라는 ‘context’에서 나타나야 하는 거지. 그래서 적용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마음에 드는 멋진 옷을 가게에서 샀다면 즉시 갈아입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어. 나중에 입을 이유도 없고 입던 것을 다시 마음의 옷장에 또 넣을 필요도 없어. 앞으로 계속 멋진 옷을 입게 될 테니까. 그래서 적용은 뭔가 거창한 준비가 필요한 게 아니야. 즉시 하나님 말씀을 순종하는 거야.
I: 적용은 바쁘다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적용에 초점을 맞추고 성경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네요.
P: 맞네. 우리가 성경하브루타를 통해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도 결국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것을 삶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지. 하워드 핸드릭스 목사님은 “적용 없는 관찰과 해석은 낙태수술과 같다”라고 할 정도로 적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네.
I: 그런데 목사님! 적용이 그렇게 중요한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말씀을 삶에 적용을 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뭐일까요?
P: 몇 가지 오해 때문일 것 같아. 첫 번째 오해는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면 끝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단순한 지적 만족의 단계를 뛰어넘지 못한 거야. 마치 교회 안에서 적용이라는 새 옷을 샀는데, 교회 문을 나서면서 그 옷을 교회에 놓고 그냥 입고 있던 냄새나는 옷을 다시 입고 가는 것과 같아. 둘째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야.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합리화를 잘하지. 그래서 자기에게 유리한 것은 적용하지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합리화를 통해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 셋째는 은혜받고 감동받은 것을 적용으로 착각해. 은혜받는 것도 감동받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받아서 뭐 할 건데? 사도행전 2장처럼 “그럼 우리가 어찌할꼬?” 하면서 삶의 변화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I: 그렇군요. 그럼 목사님! 하나님의 말씀을 삶에 적용해서 변화하는 삶을 살려면 어떤 과정들이 필요할까요?
P: 좋은 질문일세. 적용하기 위해 우리는 앞에서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말씀의 의미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의도를 알았네. 그렇다면 말씀이 말하는 바와 나의 삶의 경험을 직면해야 하네. 예를 들면 정직에 대한 말씀을 들었다면 정직하지 못했던 나의 경험을 직면하고 가정과 교회에서만 정직한 것이 아니라 직장과 일터, 심지어 신호등 앞을 비롯해 삶의 전 영역에서 어떻게 정직을 적용할 수 있을지를 묵상해야지. 그리고 실제로 말씀을 삶에서 실천하는 거야. 우리가 하려는 성경하브루타는 단순히 성경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해서 높은 지식을 가진 배부른 철학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를 훈련하고 진리의 말씀으로 영적 싸움을 싸우는 주의 군사를 길러내는 것이잖나. 물론 들은 모든 말씀 전부를 적용할 수 있는 완벽한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꾸준히 적용으로 나갈 수는 있겠지.
I: 그럼 어떻게 말씀을 적용해야 하나요?
P: 적용은 흔히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고, 개인적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거야. 나는 네 가지 정도를 추천하고 싶네. 첫째는 하브루타를 하면서 내가 순종해야 할 명령이나 따라야 할 모범들을 그대로 행하는 거야. 둘째는 말씀을 대면하면서 피해야 할 죄, 또는 하나님이 결단을 요구하실 수도 있어. 특히 끊지 못한 죄에 대한 강한 결단을 요구하실 때 기도하면서 끊는 거야. 셋째는 내가 붙잡아야 할 약속의 말씀이 있을 거야. 그것을 암송하는 것도 좋아. 마지막으로는 드려야 할 기도가 있어. 그 기도는 적용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하나님 앞에서 결단하며, 그것을 잘 지키도록 도와 달라는 기도가 되겠지?
I: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네요?
P: 그렇지.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성경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성경이 우리 안으로 깊이 들어와서 우리를 변화시킨다네. 성령님께서 그렇게 이끌어 가신다네. 그래서 우리가 말씀을 보는 것 같지만 결국 말씀이 거울이 되어 나를 보시고 나의 인격과 행동을 변화시켜 가셔.
오늘 목사님과의 말씀을 통해 ‘적용은 새 옷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확 다가왔다. 특히 하워드 핸드릭스 목사님의 “적용이 없는 관찰과 해석은 낙태와 같다”라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이제는 말씀을 보는 것을 넘어서 말씀이 나를 보게 하고, 말씀을 삶 가운데 적용하는 훈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