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섬김을 살아내는 것의 한계

리커넥트가 설립된 지 6년이 넘어가고 저 또한 함께 한 지 5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리커넥트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소외된 곳에 사랑을 흘려보내는 비전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걸 실행하는 모습은 매년 바뀌어 왔고 실행하는 멤버들도 바뀌어 왔습니다. 때마다 상황에 맞게, 사람에 맞게 여러 일들을 진행해오며 한 가지만 하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2020년도부터 한두 가지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단체도 성장하며 지금도 예전보다 더 성숙하게 자라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많은 부분을 리커넥트에 쏟아왔던 멤버들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보니 작별을 하게 되거나 리커넥트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대학생들은 직장인이 되고 직장인들은 결혼하거나 다른 곳에서 삶을 살아가게 되니 다시 팀을 돌아보고 비영리 사회단체로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왔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멤버가 크리스천이다 보니 각자 하나님의 나라를 보며 섬기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각자 삶을 살아가는 것과 동시에 사회단체를 운영하고 사회 속에서 섬김을 이어가려는 것에 있어서 한계가 서서히 오는 것을 봅니다.

직장인으로 하루를 다 보내고 나서 행사를 준비하고 팀을 돌아보고 발로 뛰자니 시간에 쫓기고 필요한 만큼 할애할 수 있는 여유도 줄어들게 됩니다. 단체가 계속 성장을 하고 더 많은 일들을 벌이며 사회 곳곳에 뻗어나가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과 능력의 부족도 체감하며 때론 무기력하다는 생각에 허탈할 때도 있습니다. 더 하고 싶고 더 섬기고 싶으나 결국 우선순위에는 내 삶의 모든 것을 다 올려놓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되새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러 방면으로 응원해 주시고 있음에 또 감사하지만 그만큼 리커넥트가 사회로 흘려보내지 못하고 있지 않나를 생각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탓을 할 수도 있지만 이제 앞으로 갈 방향을 생각하고 다시 우리의 현실적인 역량을 돌아봤을 때는 감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벽에 부딪히고 실수하고 놓쳤던 부분들이 보이고 할 때 리커넥트가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데 해결 방안을 알아도 그걸 실천해낼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다는 걸 알게 될 때도 있습니다. 또 우리가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진 않았나, 해왔던 일을 유지하는 데에만 급급해지진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22년도에도 작지만 계속 사회 곳곳에서 사랑을 흘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향초는 계속 진행되며 도움을 드리고 있는 분들이 있고, 한 달에 두어 번씩 시내 거리의 노숙자분들이나 캐러벤파크 빈민촌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7월 2일에는 북한에 관한 상영회도 진행하였고, 뉴질랜드 밖 소외된 곳에도 빛을 비추고자 하고 있습니다.

리커넥트가 하는 일들이 작은 일들처럼 보일 수도 있고 전문적으로 보이진 않을 수도 있으나 멤버들을 돌아봤을 때 다들 낼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다 꺼내서 쏟아주고 있음을 보면 칭찬밖엔 할 말이 없습니다.

2022년도의 반이 지나면서 리커넥트의 행보를 돌아보며 이런저런 한계를 보게 됐지만 리커넥트가 한다고 말을 꺼낸 일에 책임을 지고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이고 능력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기에 실수하고 놓친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벽을 느낄 때 또다시 간절히 하나님 앞에 무릎 꿇게 됩니다. 부족하나 계속해 나가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실 지 또 기대하며 섬김의 자리로 가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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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승
오클랜드대학교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Hons) 졸업하였고, 임마누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회 비영리 단체인 Reconnect의 행정 매니저로 있으며 연재 방향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살아내려는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를 독자들과 자연스럽게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