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지나도 계속 섬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섬기며 살아내려고 노력하면서 최근엔 꾸준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리커넥트가 2020년도 전까지 집중하던 부분들은 장기 프로젝트보단 단기 프로젝트가 많았고, 그때그때 사회에서 사람들이 관심 가질 법한 이슈들에 대해 다루며 그에 맞는 활동을 준비하곤 했었습니다.

2020년도부턴 노숙자 향초 자활 프로그램과 라누이 어린이 프로그램에 더욱 집중하며 장기 프로젝트들을 처음으로 진행하기 시작했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라누이 프로그램은 아직 코로나로 인한 제한 때문에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향초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 프로그램들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신선하기도 했을 터이고 자리를 잡고 정기적으로 진행했기에 봉사자들이나 후원하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여러 번의 락다운을 지나며 지금까지 열심히 진행해 왔는데 처음과 비교적 관심이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함께 하는 이들에게도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해온다는 것이 때로는 지치고 또 다른 신선한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것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섬기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동기부여도 잘 되고 재밌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을 통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사람의 심리가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고 그것이 몇 달, 몇 년이 된다면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더라도 계속 열정을 쏟아낼 수 있게끔 하는 동기가 계속 충족이 되지 않는다면 번아웃이 오거나 열정은 줄고 루틴에만 갇혀 미지근한 마음으로 임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음을 쏟은 만큼 그 마음이 돌아오지 않을 때, 내가 부은 열정만큼 기대하는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경험을 지금 섬기고 있는, 또 섬겼던 많은 분이 겪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짧은 만남이 아니라 지속되는 인연들 속에서 서로 주고받는 사랑의 모습이 아니라 끊임없이 붓고만 있는 것 같은 곳에선 더욱 힘들 것입니다.

지속해서 내 마음만 부어주기도 힘들고 나도 채움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엔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게 자연스레 도달하게 되는 결론이지 않을까 합니다.

리커넥트가 지금 하는 것들을 계속 해왔다는 것이 하나님이 일하셨으니까 라고 밖엔 생각되지 않습니다. 팀원들과 나 자신의 마음의 동기도 계속 뜨겁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에 관심을 더 가지게 하고 행동으로 이어지게까지 할까도 사회단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계속 고민하게 되고 공부도 하게 되고 조언도 구하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고 삶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매일 발견하게 되니 또 감사하게 됩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이제 코로나 안 걸리는 게 이상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계속 사회를 섬길까, 사랑이 필요한 곳에 어떻게 갈까, 또 하나님의 시선은 어디일까를 고민하고 기도하며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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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승
오클랜드대학교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Hons) 졸업하였고, 임마누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회 비영리 단체인 Reconnect의 행정 매니저로 있으며 연재 방향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살아내려는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를 독자들과 자연스럽게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