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가게 Ice shop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한여름,

아버지가 사 오신 수박과 얼음 한 덩어리를

큰 양은 대야에 얼음은 송곳으로 깨어 넣고 수박은 숟가락으로 퍼 넣은 다음

설탕(그 당시 설탕은 귀하고 비싸서 인공 감미료인 뉴슈가를 주로 썼지요)을

적당히 넣고 휘휘 저어

온 가족이 평상에 둘러앉아 먹으면

무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이 시원하고 꿀맛 같아

비어가는 그릇이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맛나게 먹고 남은 수박 껍질은 그냥 버리지 않고

칼로 겉껍질을 벗겨내고 하얀 속살은 채로 썰어 어머니는 맛있는 수박 나물을 만드셨습니다.

독특한 수박 향이 나는 수박 나물은 그날 저녁상의 별미였지요.

지금도 그 수박 향 가득한 어머니의 수박 나물이 문득문득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