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노숙자를 위한 향초 자활 프로그램

리커넥트는 2019년 중순부터 향초 자활 프로그램을 <낮은마음>으로부터 이어받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향초 프로그램은 직업이 없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숙자와 소외계층이 스스로 일을 하며 스스로 삶을 가꾸어나게끔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핸더슨 지역에 공방을 두고 라누이 캐러벤 파크를 중심으로 노숙자나 노숙자로 전락하기 직전인 사람들을 계속해서 향초 프로그램에 초청해왔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좀 더 큰 공방으로 옮기고 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으로 향초 판매도 꾸준히 늘어나 어느 정도 정착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여러 번의 록다운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나 핸더슨 지역에 홍수가 났을 때 공방 또한 침수되어버렸지만 아직도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이유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어받았을 때의 취지와 바뀐 것은 없지만 이 취지가 향하고 있는 대상들에 대한 이해도가 더 깊어졌고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더욱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배운 것은, 예전부터 향초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 노숙자는 아니지만 노숙자로 전락하기 직전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사람들 모두 그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의지도 갖추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정말 안타까운 것은 많은 경우 이들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이유는 정신적인 문제나 마음에 아픔이 많아서 이들을 사회나 가족이 받아주지 않기 때문임을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가까운 이들로부터도 소외를 당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향초 프로그램은 돈을 벌 수단보다는 본인들을 받아주는 곳이라는 인식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향초 프로그램이 올해 가지고 갈 목표 중 하나는,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 향초 만드는 실력도 기르고 또 사람들을 대하는 마음도 열려서 본인들이 운영하는 향초 클라스를 여는 것입니다.

아직은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어렵고 또 반대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향초 프로그램을 통해 이 소외된 사람들이 자신을 가꾸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시 서고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다면 리커넥트가 가지고 가는 플랫폼 메이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목적을 이루게 된 것일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도 많아 늘 머리를 싸매고 있고 도움도 늘 필요하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리커넥트를 사용하시니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장사를 해본 적도 없는 청년들이 열심히 향초를 팔러 다닐 때, 향초도 봐주시면 좋지만 그 속에 있는 가치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작은 일이지만 한두 사람의 삶을 살리고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일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믿기에 앞으로도 열심히 진행할 것이고 지켜봐 주시는 분들의 응원과 기도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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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승
오클랜드대학교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Hons) 졸업하였고, 임마누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회 비영리 단체인 Reconnect의 행정 매니저로 있으며 연재 방향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살아내려는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를 독자들과 자연스럽게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