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탁상용 달력이 한 장만 동그마니 남았다. 작년 이맘때는 새해 달력들이 앞다투어 배달되었다. 금년에는 코비드-19 락다운으로 폐업을 한 업소도 많다고 한다.
금년에 락다운으로 보낸 기간만 거의 6개월간이다. 정부에서 보조하는 지원금으로 부족한 지출을 메꾸다 보니 기업도 개인도 공동체도 힘들기는 매 일반이다. 새해 선물로 보내오던 달력마저 발걸음이 뜸하다. 이렇게 금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하나… 1년간 가족, 교회 가족들, 동역자, 학생들과 지난 시간들을 송구영신(送舊迎新) 해본다.
송구영신 뜻은 문자대로 해석하면 ‘옛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한다’는 의미이다. 즉,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그 유래가 재미있어 소개한다.
당나라부터 송나라 초기까지 살았던 서현이라는 사람의 시의 구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가 쓴 시의 구절 중에 송구영신료불기(送舊迎新了不欺)라는 말이 있는데, 뜻은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 일은 속임이 없다는 뜻이다.
또 다른 유래로는 원래 송구영신이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왔다고 본다. 송고영신이란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관은 ‘관리(官吏)’를 의미한다. 이전의 관리를 보내고 새로 부임하는 관리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세밑에 우리가 버릴 것은 무엇인가? 내게만 배어 있는 습관이다. 습관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 사람마다 개발해야 할 습관이 있다. 반드시 버려야 할 습관도 있다. 습관의 변화 없이는 인생의 변화도 없다. 못된 습관은 구습(舊習)이다.
때가 묻고 냄새가 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가려 버린다. 남들이 본래의 나를 못 보게 한다. 구습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
공통적인 구습은 게으름이다. 게으름은 자기개발의 큰 걸림돌이다. 성공의 최대의 적이다.‘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동이 트기는 이른 아침인데도 처마 밑에 깃들어 사는 새들은 난리이다. 짹!짹!짹! 어미 새는 먹이를 물어 온다. 어서 먹으라고 난리다. 새끼 새들은 먹이를 달라고 야단이다. 자기개발의 핵심은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음으로 버려야 할 것은 내로남불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요즈음 세상이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세상과 사람을 비딱하게 보는 굴절된 시각이다. 이기적인 자기애(自己愛)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이다.
내로남불은 세상을 편가른다. 자기도취에 빠지게 한다. 기회주의를 조장하고 임기응변에 능한 기회주의자를 양산한다. 냉소주의와 냄비근성도 버려야 하는 것들이다.
냉소주의는 다른 사람들이 이기심으로 가득 찼다고 여겨 그들을 믿지 못한다. 냄비근성은 빠르게 식고 쉽게 포기한다. 처음에는 뭔가 되는듯하다가 쉽게 꼬리를 내려 버린다. 냉소주의나 냄비근성은 공동체를 냉동창고로 만들어 버리는 주범들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롭게 취할 것은 무엇인가? 장기간의 락다운으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다. 코비드-19라는 어둠의 긴 터널이 언제나 끝이 보일지.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걱정이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매사가 멈춰진 것만 같은 착각이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생각으로 방향 전환을 한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생각은 우리의 삶을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 지나간 시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실패와 좌절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우리 앞에 주어진 시간과 다가올 시간에 집중하면 된다.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지에 집중하면 된다. 그런 시간이 쌓이다 보면 우리의 인생은 분명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오늘이라는 시간을 선물로 주셨다. 시간을 선물받은 우리는 엄청나게 행복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어떠한 대가를 치르지 않더라도 공평하게 시간은 주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행복할 수 있고 불행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