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족함과 연약함도 사용하시는 하나님

3년 전, 선교지에서 돌아온 나는 이제 주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뉴질랜드에서의 3년의 사역을 마무리하면서 다음의 여정에 대하여도 마음을 쏟고 있지만 그러나 지난 3년의 시간들을 정리하는 올해를 보내며, 솔직히 기대했던 사역의 결과에 대한 아쉬운 점들과 나 자신의 부족한 점들을 더 보게 되는 것이 솔직한 나의 마음이다.

그 아쉬운 점들과 결과에 대한 나의 부족함에 대한 나의 마음의 씨름은 코비드나 락다운이 아닌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이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18살 때, DTS 선교 팀들과 멕시코로 갔었던 아웃리치(선교 여행)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전도 팀들이 멕시코에서 사역을 하며 머물고 있었던 교회에는 교회에서 살면서 교회를 관리하는 사찰 집사님(페스꿸)이 있었다. 그분의 왼손은 다섯 손가락이 모두 없어 오른손만 쓰시는 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 관리 집사님의 불구 된 왼손을 위해 주님께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내게 있는 믿음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과 두려움도 들어왔다. 기적이 안 일어나면 어떡하나, 다른 사람들도 실망하면 어떻게 하나 등. 그래서 나는 그분의 왼손이 치유되기를 위하여 금식 기도도 한 후 팀 리더십에게 나의 마음을 나누었다.

10명의 우리 팀과 그 집사님의 전 가족들과 통역자와 전 가족들 앞에서 나는 그분의 손이 치유 되기를 간절하게 주님께 기도했다. 너무 떨려 그 분의 손을 잡고 있는 내 손도, 내 마음도 부들부들 떨렸다.

하나님을 간절하게 부르며 페스꿸의 손을 치유해 달라고, 울면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였던 그날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 통역하던 통역자도 울기 시작하면서, 페스꿸의 부인도 울기 시작하였다. 약 10분 동안 기도를 했던 것 같다.

눈을 뜰 수 없었다. 두 눈을 꼭 감고 끝까지 기도했다. 약 10분 동안의 기도가 끝나자, 분위기는 조용히 침묵 속에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페스꿸을 쳐다보았다. 그는 나를 향해 조용히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나를 안아 주었다. 그분의 아내도 나에게 와서 안아 주었다.

치유가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때는 얼마나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컸는지 모른다. 괜히 페스꿸에게 실망만 안겨준 것은 아닌가 하며 걱정했었다. 그 후에 통역자가 내게 와서 페스꿸의 말을 전해 주었다. 그는 지금까지 기도를 받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이처럼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하였다고 한다.

내가 기대했던 불구된 손가락들이 치유되는 기적은 안 일어났지만, 그러나 한 손이 불구이고, 낡은 옷을 입었고 왜소한 체구인 페쓰꿸에게 누군가가 자기의 불구 된 손을 붙잡고 자기를 위하여 그렇게까지 간절히 기도해 준 사람이 지금까지 없었다고 했다. 그때 그의 깊은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이 만져졌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멕시코의 스타박스에서 사역 후 우리 팀들과 커피를 마시고 있던 중, 팀 중 하나인 캐나다인 제이슨이 여기서 전도사역을 했으면 좋겠다는 감동을 받았다고 나누었다.

전 사역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싶었었지만 제이슨의 기도와 그의 감동을 존중하여 전도 사역을 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던 중 다리에 cast(깁스)를 하고 테이블 위의 랩탑을 신경질적인 인상으로 두드리고 있었던 40대 중반의 아저씨를 보게 되었고, 우리 팀들은 일치하는 마음으로 그 아저씨에게 다가가 다친 다리를 위하여 기도해도 되냐고 물었었다. 관심이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마지못해 허락을 하였다.

우리 팀들이 스타박스 안에서 모두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하자 당황하였다. 기도 후 어떠냐고 질문하자, 깁스한 다리에서 기도할 때 뜨거움을 느꼈다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 팀들이 자리를 떠날 때, 갑자기 우리에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위해 기도해줄 수 있냐고 요청하면서, 그가 겪고 있는 심각한 현실을 우리에게 나누기 시작하였다.

지금 아내와의 이혼 문제와 자기의 딸을 못 만나게 하는 재판이 걸려 있는 가운데 지금의 문제로 인한 불안하고 아픈 마음과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 고백하였다.

우리 팀들은 그를 위해 다시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눈물을 흘리던 그 아저씨는 스타박스의 모든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앞에서 큰 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하였다. 우리의 기도가 끝나자 웃음과 환한 얼굴로 이제는 희망이 생겼고, 어릴 적에 다녔던 교회에 다시 나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고백하였다.

위의 간증들을 다시 생각하며 깨달은 것은 사역을 시작하면서 내가 예상했던 기대감대로 사역의 결과가 일어나지 않을지라도, 또는 그 결과가 나의 기대감과는 반대가 될지라도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과 이름을 위하여 우리의 연약함과 부족함까지도 사용하셔서 의의 길로 인도하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시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사역자의 무책임한 변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영혼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모든 한계와 부족함을 뛰어넘기에 충분하신 분이시다. 지금도 그 부족하고 연약한 자들과 함께 놀라운 일들을 행하시고 계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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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양
2010년 호주 YWAM(Youth With A Mission)에서 훈련 받고, YWAM 하와이 코나에서 2017년까지 예수 제자훈련학교의 간사와 학교 책임자로 섬겼다. 2018년 후반 뉴질랜드에 돌아와 빅토리처치의 청소년부 담당자로 있고, M28의 책임 간사로 세상 끝까지 전하는 세대가 일어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