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호등 시스템 전환에 따른 교회 대응 방법
뉴질랜드의 새로운 코로나-19 대응 체계인 신호등 시스템 전환이 시행되는 12월 2일 밤 11시 59분부터는 교회들도 예배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코로나-19 신호등 시스템으로 전환되어 지금의 경보 단계 체제는 없어지며, 백신 접종 완료자만 모이는 곳이냐, 미접종자도 함께 모이는 곳이냐에 따라 인원 제한 등이 달라지게 된다.
즉, 백신패스.접종 증명제를 시행하냐 안 하냐에 따라 교회가 예배드릴 수 있는 조건이 다르다.
백신패스.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교회는 레드 단계에서 100명까지 모일 수 있고, 오렌지 단계와 그린 단계에서는 인원 제한이 없다(1미터 거리두기가 기본 조건).
백신패스.접종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교회는 레드 단계에서 10명, 오렌지 단계에서 50명, 그린 단계에서 100명까지 예배를 드릴 수 있다(1미터 거리두기가 기본 조건).
오클랜드, 그리고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지역은 ‘레드 라이트’, 나머지 지역은 ‘오렌지 라이트’로 전환되며, 12월 3일부터 시작한다.
레벨3 스텝 2에서의 교회, 종교시설 이용 지침
레벨 3의 2차 완화에서도 교회 및 종교시설 출입, 모임은 허용되지 않는다. 결혼식, 장례식만 참석 인원 25명 이하, 예식을 집전하는 성직자와 관계자 5명 이하 조건으로 교회 및 예배당에서 거행할 수 있다. 음식이나 음료를 제공할 경우 반드시 테이블에 앉아서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외에 교회에서의 모임, 예배, 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비대면 온라인 방식이 권장된다.
교회에서 거행되는 결혼식, 장례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수 있다. 교회 및 종교시설은 푸드 뱅크(food bank), 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와 같은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문을 열 수 있다.
일반인은 이 필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입장할 수 있다. 단,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다른 사람과 2미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백신 접종 증명제 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에 빠진 교회들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애려 온라인으로 예배와 모임을 가지려 해
뉴질랜드 교회들이 코로나-19 백신패스, 혹은 접종 증명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교인의 안전과 교회의 의미, 두 가지 균형을 맞추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오클랜드의 많은 교회들은 새로운 신호등 시스템으로 전환되면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 중에 있다. 이미 많은 교회들은 크리스마스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신호등 시스템에서 교회는 어떻게 되나
백신패스.접종 증명제를 시행하냐 안 하냐에 따라 교회가 모일 수 있는 조건이 다르다. 교회가 백신을 접종한 사람만 받느냐, 접종하지 않은 사람도 받느냐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오렌지 라이트(황색 신호) 단계에서 백신 접종 증명제를 시행하는 교회, 즉 백신 접종자만 받을 경우 인원 제한 없이 모일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증명제를 시행하지 않는 교회는 1미터 간격으로 최대 50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이 경우 대형 교회는 실질적으로 예배가 불가능하다.
그린(녹색 신호) 단계에서는 접종 증명제를 시행하는 교회에 인원 제한이 없고, 접종 증명제를 시행하지 않으면 1미터 간격으로 최대 100명까지 모일 수 있다.
레드(적색 신호) 단계에서는 접종 증명제를 시행하는 교회는 1미터 간격으로 최고 100명까지 모일 수 있으며, 접종 증명제를 시행하지 않는 교회는 10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신호등 시스템 전환 후 교회 운영 어떻게
그란트 해리스(Grant Harris)는 오클랜드 노스쇼어에 있는 윈저파크침례교회(Windsor Park Baptist) 담임목사다. 성도는 총 1,500명이며 이 중 150명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에서 접종 증명서를 확인하고 없는 사람은 돌려보내는 역할을 누구에게 맡기겠습니까? 출입자를 가려내는 사람을 세워두어야 한다니, 교회들은 정말 난감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는 교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이지만, 동시에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하니 이것이 목회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목사는 신호등 시스템의 교회 운영 윤리와 실용성을 논의하기 위해 오클랜드 침례교회들에 의해 구성된 코로나-19 대응팀에 속해 있다.
“여전히 자유롭게 예배드릴 수 있지만, 지금 이 이례적인 시기에 어떻게 예배를 드릴 것인지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RNZ는 백신에 대한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교단에 연락을 취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성도들에게 백신 접종에 참여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만, 백신 증명제를 사용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다.
오클랜드교회지도자단체(Auckland Church Leaders Group)는 다양한 교단의 45개 교회 목회자들로 구성되었다.
이 단체를 조직한 조나단 도브(Jonathan Dove)는 그레이스시티교회(Grace City Church)의 담임목사다. 그는 목회자들이 백신 접종을 지지하며, 예배 참석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대다수의 교회가 정부의 방역 조치를 지지하고 협력해왔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실내에서 모이고, 노래하고 포옹하는 일이 많아 교회에서 감염 확산이 잘 일어난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어서 교회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방역 조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가 누구나 올 수 있는 장소가 되게 하고, 견해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환영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지금 목회자들에게 너무 고민이 됩니다.”
목회자들의 ‘윤리적 딜레마’
교회 리더 또는 목회자들은 지금 논의해야 할 것이 많다. 도브 목사는 “이웃을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예수님의 방식이고 이것이 교회의 진정한 의미인데, 백신패스가 이것과 충돌하니까 목회자들이 씨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클랜드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인 Life Church는 매주 약 10,000명의 성도가 모이며, 현재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담임목사는 교회 웹사이트에 “접종 여부에 따라 교회 출석을 제한하는 법안과 정부의 규제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교회는 항상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질랜드 카톨릭 생명윤리 센터의 존 클라인스만(John Kleinsman) 소장은 교회는 보통 편견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안전한 장소지만, 팬데믹 기간에는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지금껏 교회들이 겪어보지 못한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며, “교회는 안전한 곳이어야 하는 동시에 편견이나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교회에 나가기를 원치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윤리적 딜레마에서는 대립되는 가치와 권리가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균형을 맞추나?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 목회자들이 의논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예배는 온라인으로
해외 일부 교회에서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을 나누어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클라인스만 박사는 중요한 가치에 기반하여 결정하도록 교회 지도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이 무엇인지, 가장 취약한 자를 위한 옵션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연대하는 것, 다른 사람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개인의 권리 등의 원칙을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레이스시티교회(Grace City Church)는 신호등 시스템으로 전환되면 올 연말까지 온라인 예배를 지속하고 가정에서 소규모 모임을 병행할 계획이다.
도브 목사는 “우리와 같은 대형 교회는 접종 증명제를 시행해도 레드 라이트(적색 신호) 단계에서 예배가 어렵습니다. 최고 100명으로 인원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이 단계에서 우리는 가정 교회와 온라인 예배에 더 집중하고 계속해서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라고 말했다.
윈저파크침례교회의 해리스 목사도 크리스마스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릴 계획이다. “온라인 크리스마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좀 더 창의성을 발휘할 예정입니다. 크리스마스 예배를 교회에서 드린다고 해도 접종자만 받느냐 아니냐를 두고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