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성육의 사건을 통하여 인간의 문화를 접촉하고 인간의 언어 세계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셨다. 하나님은 그분의 언어를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기에 사람이 되셔서 우리의 언어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야기해주신 것이다.
성육신(Incarnation)이라는 말은 ‘육신으로’라는 뜻이며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이 동정녀 탄생으로 그 자신이 본래 가지신 신성에 더해진 본성, 즉 인성을 취하신 것을 가리킨다.
그 결과 그리스도는 본래 영원히 흠 없는 신성이 있으신데, 여기에 인성이 더해진 100% 하나님이자 100% 사람이 되신 것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한복음 1:14),
그러나 그는 영원히 한 인격 안에 죄 없는 인성을 소유하셨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브리서 4:15).
선교지 사람들과 동일화
효과적인 타 문화선교를 위해서는 선교사는 선교지 사람과 동일화(identification)가 되어야 한다. ‘동일화’란 현지인의 의식주 생활을 무조건 모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마음과 태도의 문제로서 그 목적은 선교지의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도록 하는 데 있다.
선교의 접촉은 먼저 인간 대 인간의 신뢰감이 확보된 후에 인간과 하나님과 관계를 맺도록 되어 있다. 선교사는 모름지기 선교지의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그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복음의 메시지를 소개할 수 있다.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가장 좋은 접촉점은 선교사 자신이다. 선교사가 타 문화권으로 들어갈 때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 성경은 직접적인 교훈을 준다. 빌립보서 2:5에서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고 말씀하였고, 베드로전서 2:21에서는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고 말씀하신다.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예수님이 보여준 본을 따라야 한다. 즉 선교사는 선교지 문화 속에 성육화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교사는 그저 단순히 보냄을 받은 자가 아니라, 분명히 전달할 메시지를 가지고 보냄을 받은 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교사는 하나님의 말씀인 구원의 메시지를 소유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메시지를 실제로 구체화하며, 그가 가르치는 진리를 선교 사역으로서 성육화 해야 한다.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의 전도
선교사는 그 사역의 성격상 자기와 매우 다른 사람들과도 끊임없이 접촉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본을 따른다는 것은 철저한 개인적 재교육(Personal Reorientation)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울은 유대인의 민족적 우월주의와 선민의식을 떨쳐버리고 복음을 전해 받는 이방인들에게 자신을 동화하며, 피선교지 주민들이 저항감 없이 들을 수 있도록 피선교인 지향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그는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all things to all men)’의 전도 방법을 취하였는데 이것은 결코 복음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선교사역에 있어서 선교사가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과 나아가 선교지 사람들을 선교사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선교사역의 목표가 선교지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지체들로 만들고 서로 간의 교제를 견고히 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선교사는 예수님처럼 항상 자기보다 선교지 사람들을 더 낫게 여겨야 하는 종의 위치에 서야 할 것이다.
북한 주민에 대한 성육신적 선교
통일 후 북한에 들어가 사역하는 선교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본받아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겸손하게 섬기는 모습을 가지고 그들 가운데 생활할 때, 복음은 듣는 사람들의 내면세계에 깊숙이 뚫고 들어가 영혼을 일깨워 회개와 신앙의 결단으로 인도하게 된다.
수많은 중국인 교인과 중국인 사역자를 배출한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가 중국인처럼 되기 위해 변발을 하고 중국인 복장으로 중국인처럼 살면서 중국인의 마음을 얻었다. 이것이 그 당시 서양 선교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나 그는 중국인의 마음을 여는 길이라면 무엇이든지 자기가 가진 것을 내려놓았고 그들처럼 되었다.
남북한 주민 언어 소통
탈북민이 경험하는 언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차후 복음 통일 이후 남북한 의사소통의 필수 사전 과제이다. *남한 사람들과 대화 중에 언어에 있어서 문제가 되었던 내용은 : ‘외래어 사용과 억양이 다르고(높 낮음)’, ‘속어 사용과 발음이 다르다’, ‘지방 사투리 사용과 표현이 달라 알아듣기 어렵다’로 설문에 대답했다.
남북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언어학적으로는 동일한 언어이지만, 남북 분단의 장기화 때문에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1960년대에 들어서 북한에서 이른바 주체사상이 대두되면서 언어정책에서 큰 변화가 생겨났다.
북한은 1987년에 개정된 ‘조선말 규범집’에서 ‘조선말 발음법은 수도 평양을 중심지로 하고 평양말을 토대로 하여 이룩된 문화어의 발음에 기준한다’라고 하여 평양말을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명문화했다.
발음의 차이
남북한의 발음은 의사소통에 장애가 될 만큼 다르지는 않다. 다만 북한의 문화어가 두음법칙이 인정되지 않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하여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앞소리에 ㄴ, ㄹ이 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북한어는 두음 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예)려자, 로동신문, 로인, 리해, 량심, 료금, 류학, 례의, 래일. 반면, 남한어는 두음 법칙을 인정한다. (예)여자, 노동신문, 노인, 이해, 양심, 요금, 유학, 예의, 내일) 북한어는 자음 동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예)심리(심리), 항로(항로). 반면, 남한어는 자음 동화를 한다.
(예)심리(심니), 항로(항노).
억양, 어조 차이
북한어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떨어지는 억양이 반복되고, 높 내림조 억양을 사용한다(전투적이고 선동적인 효과). 어조는 또박또박하면서 강하고 드센 느낌이다. 반면, 남한어는 대체로 낮은 억양이면서, 어조는 부드럽게 흘러가는 자연스런 느낌이다.
북한어는 복수 개념을 나타내는 ‘들’을 남한어보다 훨씬 많이 사용한다. (예)‘거대한 성과들을 이룩했고’, ‘교과서들에 한자를 넣으면 안 됩니다’.
북한어에는 된소리가 많이 사용되는데 현실음에 가깝게 발음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예)원쑤(원수), 뚝(둑), 복쑤(복수), 논뚜렁(논두렁), 손까락(손가락), 손뜽(손등), 그믐딸(그믐달).
남한이 영어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은 러시아 외래어가 많으며 별도의 순화어 없이 경음으로 표기한 러시아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예)꼼무나(공동 집단), 그루빠(그룹), 뜨락뜨락(트랙터), 쩨마(주제), 깜빠니아(집중 사업), 꼼비나트(종합 공장), 삐오네르(소년단).
남과 북의 언어 사이에 큰 장벽의 소지가 될 수 있는 형태는 같으나 뜻이 다른 말들
가치담배 : 남한- 낱 담배의 비표준어, 북한- 종이로 만 담배, 궐련. 일없다 : 남한- 하는 일이 없음, 북한- 꺼리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분주하다 : 남한- 바쁜 상태, 북한- 떠들썩하고 소란스럽다. 애무하다 : 남한- 남녀 간의 애정 행위, 북한- 어린아이나 동물들을 귀여워함. 소행 : 남한- 좋지 않은 행위, 북한- 좋은 뜻. 부자 : 남한- 살림이 넉넉한 사람, 북한- 착취와 협잡으로 긁어 모은 재산을 많이 가지고 호화롭게 사는 사람. 보채다 : 남한- 성가시게 조른다. 북한-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자극한다는 긍정적인 의미. 신사 : 남한-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은 사람, 북한- 말쑥한 차림을 하고 거드름을 피우는 남자.일꾼 : 남한- 보수를 받고 일하는 사람, 북한- 혁명이나 건설 등 일정 부문에서 사업하는 사람. 교시 : 남한- 가르쳐서 보임, 길잡이로 삼는 가르침. 북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가르침만을 의미.
북한에서 새로 생겨난 말들
노르마(작업 기준량), 이신작칙(솔선수범), 공민증(신분증). 충성동(앞으로 자라서 나라에 충성하는 인재가 될 어린이). 군중 로선(인민대중을 위하여 충실히 일하기 위한 원칙). 로동교양소(노동을 통하여 인민들을 교육하는 기관). 농촌 테제(농촌 문제에 대한 사회적 입장과 태도). 동의학(한의학), 만가동(전부 가동함). 밥 공장(때마다 밥을 사 가는 곳). 속도전(모든 사업을 최단기간에 최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사업추진 방식). 인민배우(가장 높은 급수에 속하는 배우). 집체 담화(집단적으로 하는 이야기). 후비대(일정한 조직의 대열을 보충하거나 사업을 계승하고 활동하게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대오). 정부 병원(북한 특권층만을 위한 특수 병원). 밭머리 총회(하루 작업이 끝난 후 농민들을 밭머리에 모아 놓고 진행하는 평가회의). 미장이 처녀 영웅(건설 부문에서 공적을 세운 처녀를 지칭하는 칭호). 동무(정치적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부르는 말).
북한의 문화어에는 사회주의적 이념에 의한 전투성 또는 북한 특유의 제도와 풍물을 가리키는 말들이 많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