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준 모든 이에게 감사해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곳이 나의 사역지이자 선교지라는 사실을 늘 마음에 새기려고 합니다. 기도로, 재정 후원으로, 물품으로, 격려의 말씀으로 동역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도 제목 *병원 리더십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셔서 그들의 생각과 자세가 변화되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우리 팀 멤버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지혜롭고 겸손한 마음으로
현지인과 선을 이루며 협업하도록
*물품이 필요한 곳과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되어 많은 생명을 살리도록
키보고라 병원 신생아실 수간호사에게 모자 400개와 옷가지 전달 샬롬! 르완다에 온 지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도착해서 비자 및 필요한 여러 가지 부분들을 해결하고 제가 현재 살고 있는 남서쪽에 위치한 카멤베라는 작은 도시로 이동해 이곳 생활과 일에 적응하느라 이제서야 이렇게 글을 쓸 여유가 생겼습니다.
르완다와 카멤베
르완다는 ‘천 개의 언덕의 땅(Land of a thousand hills)’이라고 불립니다. 나라 전체가 산악지형으로 되어 있어 어디를 가도 비포장길과 구불구불한 길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덕분에 멀미로 고생을 조금 했습니다. 도로 사정으로 인해 르완다의 중심부에 위치한 수도 키갈리에서 카멤베(Kamembe)까지 오는데 약 7시간이 걸렸습니다.
이곳 카멤베는 콩고민주공화국과의 국경 옆에 위치한 작은 도시입니다. 거대한 키부호수 (Lake Kivu)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진 곳이자 호수 건너 위치한 콩고 도시 전체가 보일 정도로 근접해 있어 코로나 시절 전에는 교류가 활발했다고 합니다.
병원 방문 및 도네이션 물품 전달
저희 프로젝트는 3-4인으로 구성된 4개의 팀으로 나누어져 르완다 수도 및 서남북 지역에 흩어져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영국 출신 소아과 의사 한 명, 르완다 현지 간호사 출신 코디네이터 한 명, 그리고 소아과 간호사인 저, 이렇게 세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동료들 모두 온화한 성품에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 한 달 늦게 합류한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고,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많이 배려해주었습니다.
저희 팀은 카멤베 근처에 위치한 4개의 병원 (부솅게, 기훈드웨, 키보고라, 미빌리지)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각 병원 관계자들 및 의료진들과 병원 운영 및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Hospital Improvement Plan)를 함께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개선점들을 토의하고 구체적인 진행 방안들을 결정해 진행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곳의 열악한 상황을 보며 그동안 뉴질랜드 병원에서 일하며 누리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됐습니다. 작동하지 않는 수많은 모니터링 기계들, 난방이 되지 않아 추운 병실들, 턱없이 부족한 의료진들, 소아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환자 케어 등.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참 막막했습니다.
이를 두고 고민하고 기도하던 중 ‘변화는 리더로부터 시작된다’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첫 주 동안 만난 몇몇 병원 관계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들에게 완성된 플랜을 제시하는 대신 이들 스스로 문제 제기를 하고, 개선점과 해결 방안들을 토의하여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갓난아이는 부모가 일일이 먹여줘야 하지만 그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 먹는 법을 터득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완성품을 주는 것이 아닌 그들의 생각과 자세가 변화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이라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이 지혜를 팀원들과 나누고 우리의 프로젝트 진행방식에 변화를 주기로 함께 마음을 모았습니다. 돌아오는 주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이들과 만나 협업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이 담긴 선물
120kg가량 되는 도네이션 물품을 모두 무사히 가져왔습니다. 48시간이라는 긴 여정 가운데 돕는 손길들을 보내주셔서 크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5개의 커다란 박스를 본 동료들마다 이 많은 걸 어떻게 혼자 가져왔냐고 놀랄 정도였으니 주님의 계획하심과 은혜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키갈리에서 카멤베로 오는 차는 트렁크뿐만 아니라 저희 무릎과 발밑에 물품들을 가득 채워도 다 들어가지 않아 다른 동료들이 저희 지역에 올 때마다 조금씩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아기 물품들이 필요한 다른 팀들이 있어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키보고라 병원 신생아실 수간호사에게 모자 400개와 옷가지들을 전달하니 너무 기뻐하며 ‘May God Bless You’라는 감사와 축복의 말을 전해왔습니다. 아직 전하지 못한 물품들이 많습니다.
순차적으로 필요에 따라 곳곳에 배부할 예정입니다. 이 물품들이 정말 필요한 곳에,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되어 많은 생명들을 살리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