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家族)

한때는 한국의 국민 잡지로 세간에 큰 인기를 독점했던 ‘샘터’가 있다. 금년이 창간 51주년이다.
한국 근대 격동기의 반세기를 달려온 잡지라서 대 기록도 여럿이 있다. 샘터 기네스를 통하여 샘터 50년 역사를 숫자로 풀어 본다.

51년간 샘터에 실린 모든 원고를 200자 원고지에 담으면 축구장 3개의 면적을 넘는다. 샘터에 총 402회 연재되었던 고(故) 최인호 소설가(2013년 9월 작고)의 소설인 ‘가족’이 35년 1개월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 잡지 역사상 가장 긴 연재 기간이다.

샘터에 참여한 누적 필자는 4만 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서울 고척 스카이 돔을 두 번 채우고도 남을 규모이다. 샘터에 쏟아진 독자 투고가 월 2천 통이 넘는다. 채택되어 잡지에 실리는 비율은 평균 200:1의 경쟁률이라고 한다.

샘터 잡지가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것은 고(故) 김재순 샘터 창간 발행인(2016년 5월 작고, 정치인)의 당부가 있었다. ‘누구나 잡지를 사서 읽을 수 있도록 책 한 권 값이 담배 한 갑 값을 넘지 않게 하라.’ 샘터의 정가는 여전히 3,500원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라는 발행 취지를 지금까지 잘 지켜가고 있다.

2016년 5월까지 샘터 잡지의 간판 작가는 누가 뭐라 해도 단연 소설가 최인호 씨다. 35년 1개월간 장기 연재의 대기록이 이를 반영한다. 연재의 주제는 ‘가족’이다. 작가가 만난 주변 사람들과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한 일기 같은 글이다.

연재소설 ‘가족’이 400회를 맞아서 작가는 가족들을 이렇게 축복한다. “400회를 쓰는 동안 내 인생에서 만난 가족들과 그대들은 인생의 꽃밭에서 만난 소중한 꽃들과 나비인 것이니 숨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피어나라” 소설 ‘가족’을 작가는 이렇게 자평한다. 가족은 언제 끝이 날 줄 모르는 “미완성 교향곡”과 같은 필생의 작품이다.

가족은 부모.자식.부부 등의 관계로 맺어진다. 가족 구성원들이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이다. 인류의 발생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발생된 가장 오랜 집단이다. 어떤 사회.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사회학자들이 정의하는 가족의 일반적인 기능이다.

첫째는 성적 욕구 충족의 기능. 둘째는 자녀 출산의 기능. 셋째는 자녀 양육과 사회화의 기능 넷째는 새로운 가족원에게 사회적 신분을 부여하는 기능. 다섯째는 가족원에 대한 보호와 안전을 위한 기능. 여섯째는 경제적 기능. 일곱째는 사랑과 애정을 공급하는 정서적 기능. 여덟째는 종교적 기능이다.

가족이란 ‘소중한 것을 가장 가까이서 나누는 존재’다. 사랑과 행복, 물질, 시간, 건강, 웃음 등 좋은 것도 나눈다. 질병, 육체적 고통, 근심, 걱정 등 나쁜 것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포털 사이트에서 ‘나에게 가족은 000이다’는 질문을 던져서 정리한 내용이다.

  1. 나에게 가족은 (거울)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걸려 있다. 자주 쳐다본다. 닦아 주지 않아도 나를 비춘다. 2. 나에게 가족은 (안경)이다. 안경이 없으면 생활에 지장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찾는다. 이 안경은 가끔은 편하다. 가끔은 내가 끼고 있는지를 잊을 때도 있다. 3. 나에게 가족은 (최후의 보루)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든든히 의지 할 수 있다. 나도 물론 다른 구성원들에게 그런 존재가 된다. 4. 나에게 가족은 (휴식처)이다. 가장 힘들 때 돌아가는 곳이다. 나의 삶 자체이다. 내가 살 가야 할 이유이고 희망이며 미래이다.
  2. 나에게 가족은 (나의 든든한 울타리)이다. 가족이 없으면 살기가 어렵다. 가족이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된다. 6. 나에게 가족은 (철갑 옷)이다. 평소엔 무겁다. 벗어 던지면 홀가분할 것 같다. 그러나 없으면 무장해제된 기분이다. 7. 나에게 가족이란 (끈)이다. 때로는 숨통을 조일 때도 있다. 벼랑 끝에 선 나를 당겨 올려줄 동아줄이 된다. 8. 나에게 가족은 (삶)이다. 지금의 나를 있도록 지탱해 준다. 눈부신 미래를 약속도 한다. 9. 나에게 가족은 (공기)이다, 공기가 없으면 숨을 쉴 수가 없다. 2021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족의 의미를 정립해본다. 나에게 가족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가. 5메콩 어린이후원자들에게 5메콩 어린이들은 누구이며 어떤 존재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