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재미 교포 1.5세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칭코>의 첫 문장에 나오는 말이다. <파칭코>에는 일본 제국에 의한 대한 제국의 몰락이 시작되던 1910년 부산 영도부터 일본 오사카, 도쿄 그리고 1989년 미국으로 이어지는 재일 교포 4세대에 관한 이야기가 풀어져 있다.
한국인에게는 일본 제국에 의해 36여 년 동안 억압과 착취에 의한 깊이 패인 상처가 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일본 제국이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함으로 미.일전쟁이 시작됐다. 결국 일본 제국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이 떨어짐으로 미국에 항복했다. 미국은 남한에 들어오고, 소련은 북한을 점령했다.
세계 2차 대전도 끝났다. 패전국인 독일은 동서로 나뉘어졌다. 당연히 패전국인 일본 제국도 남북으로 나뉘어져야 하는데 냉전 체제의 희생으로 대한 제국은 회생되지 못하고 남북한으로 갈라졌다. 열강 제국에 의한 분단은 한국전으로 이어지고 종전이 아니라 휴전으로 지금까지 한국인은 전쟁 피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한국전에서 특수를 얻어 패전국에서 경제국으로 살아났다. 일본 제국에 의하여 나라가 망하고 나서 강제 징집과 노역과 성 노예와 언어 말살, 그리고 수탈과 착취를 통해 오늘의 일본이 됐다. 지금도 수출 규제와 반한 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일본 내의 불안이 높아질수록 역사 왜곡과 독도가 일본 영역이라는 정치적 주장을 반복한다.
일본 제국의 대한 제국 강점기에 억압과 착취에 못 살게 된 한국인은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했다. 대한 제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군을 조직하여 일본 제국과 싸웠다.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동북 지역에 살았고,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연해주를 중심으로 살았다. 소련의 강제 이주로 중앙아시아에서 살던 일부 고려인은 소련이 붕괴되면서 다시 연해주로 재 이주를 하여 살고 있다.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은 해방이 돼서도 돌아오지 못한 후손이 살고 있다.
첫 해외 한국인은 미국 하와이와 멕시코 유카탄반도 그리고 쿠바에 사탕수수 또는 애니 갱 농장에서 노예처럼 일했다. 한국전이 끝나고 전쟁고아가 해외 입양아로 보내지면서 아직까지도 입양아를 수출한다고 할 정도로 20여만 명에 달하는 해외 한인 입양아가 있다. 미국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 세계에 가장 많은 나라에 한국인이 살고 있다.
시대마다 살아가는 한국인에게는 역사적인 소명이 있다. 일본 제국의 강점기에는 자주독립이 사명이었고, 한국전에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 사명이었고, 전쟁 이후에는 경제 발전이 사명이었고, 군사 독재 때에는 민주화가 사명이었고, 지금은 민주적인 통일이 사명이다.
이제, 한국전 발발 70년을 지나면서 해외에 흩어져 사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대한민국과 하나가 되어 한반도에서 성경적인 통일의 시대적 사명의 부름에 응답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