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보다 ‘공연’이 좋다

사람은 경쟁을 통해 이긴 자와 진 자를 가려낼 때 긴장하게 되고 자극을 즐기게 된다. 재미 삼아 게임이나 경기를 해도 경쟁을 통해 이긴 자의 성취감을 가지려고 내기를 한다. 선착순이 자연스럽고 빨리빨리가 일상이다. 급한 성향은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데 10초를 못 기다리고 닫힘 버튼을 2-3번 누른다.

대학 입시를 경험한 세대는 무엇을 해도 고3 수능을 하듯이 치열하게 한다. 취업을 위해서도 직장에 들어가서도 끊임없는 경쟁을 해서 살아남으려고 한다. 김치보다 매운 것이 눈치보기다. 눈치 보다가 제대로 쉴 줄도 모르고 놀 줄도 모른 채 조직 사회의 일원으로 일상에 머문다.

여럿이 모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 웃으면서 박수를 친다. 옆 사람을 때리기까지 한다. 대화할 때 보면 아니라는 말을 접속사처럼 자주 사용한다. 같이 밥을 먹으면 매운 찌게나 전골을 시키고 다 먹고는 남은 재료로 볶은 누른 밥으로 마무리한다. 누룽지를 먹기 위해 돌솥 비빔밥도 있다. 비빔밥을 먹으면서도 반찬과 함께 먹는다.

음식점에 가면 음식 종류가 많은 것은 당연히 여긴다. 입 맛이 까다롭다. 회사 동료와 친구와 만나는 회식이 자주 있어 음식은 식당에서 먹고 차는 카페에 가서 마신다. 그리고 치킨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와 춤을 추고 다시 음주방까지 순례한다.

집에서 혼자 거실에 쉬면서 앉아있을 때는 쇼파를 등받이 삼아 바닥에 앉는다. 나들이를 가면 휴대폰은 뒷주머니에 넣고, 카페에 가서 자리를 맡을 때 가방이나 휴대폰을 놓는다. 비가 오면 우산을 펴서 둔다.

산이나 들로 바다로 나가면 음식을 일회용 용기와 비닐 봉지로 재 활용하여 싸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가져온 음식도 나누어 먹는다. 매운 것을 먹다가 땀이 나 네프킨을 달라고 하면 꼭 2장을 준다. 한 장 주면 정이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야박하게 하나만 줄 수 없는 덤이라는 정이 있다.

혼자 있다가도 이웃에 어려움이 생기면 모두 달려들어 돕는다. 무엇 하나 목표가 생기면 열심과 열정은 지나칠 정도로 강하다. 쉽게 물러서지 않고 고소와 고발을 해서라도 이루려고 한다. 이처럼 상대방의 모습이나 행동만 보고 반응하다가 정작 자기 자신을 못 볼 수 있다.

나만 모르는 내 모습을 찾아야 한다. 진정 새해를 맞아 달라지고 변화되고 싶다면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국을 돌아다녀도 내 입 맛에 맞는 천국은 없다. 천국은 곁에 있다. 천국을 보는 눈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남과 경쟁을 하는 사회가 경연이라면, 자신과 경쟁을 하는 공연도 있다. 더 나아가 복음을 삶으로 노래한다면 달라진 자신을 볼 수 있다. 공연은 경연보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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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크리스천라이프발행인.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담임목사. 저서로는 '하나님의 아가', '예수님의 아가' 시집이 있으며 단편소설 '마른 강' 외 다수 와 공저로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