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목록 만들기

랫동안 관찰하고 직접 경험하는 방법을 사용해서 존 웨슬리가 배운 것은 “거의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받아 주셨다는 확신을 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남겼다.

이제 우리는 “웨슬리의 일기 쓰기가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한 시간마다 일과 생각을 멈추고 일기장을 꺼내서 기록하는 웨슬리의 방법은 생활의 흐름을 깨뜨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웨슬리의 일기 쓰기가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웨슬리의 방법은 일의 흐름을 끊고, 생각의 흐름도 끊어 놓는다. 바쁘게 처리해야 하는 일도 멈출 수 밖에 없고, 몰입해서 빠져있는 생각도 멈추어야 한다. 한 시간마다 일기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에는 불가능한 방법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바쁜 21세기 생활에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웨슬리의 일기 쓰기가 필요한 곳
필요한 곳이 하나 있기는 하다. 체념하고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하나 있다. 웨슬리는 갈보리 산에서 예수님의 기도를 예로 든다.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마가복음 14:36).

웨슬리가 오랫동안 꾸준히 일기를 쓰면서 배운 것은 사람의 지식이 불완전하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배웠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였어도 태양의 빛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달에는 무엇이 있는지, 바다 깊은 심해는 어떠한지, 인간은 아주 조금 아는 것을 통해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추측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웨슬리의 고백이다.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마음에 대해서도, 영혼에 대해서도 아주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고백한다.

웨슬리의 일기 쓰기를 배우려고 하면, 자신의 불완전한 지식과 능력을 멈추고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 한 시간마다 지난 삶을 돌아보는 일기 쓰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그리스도를 향하여 매 순간마다 모든 경우에 방향을 확인하고 바로 잡는 방법이다.

일기 쓰기에서 사용한 점검목록; 체크리스트
웨슬리는 일기장의 앞뒤에 점검목록을 빽빽하게 적어 놓았다. ‘평생 모든 일에 적용할 일반 규칙 하나’, ‘삶의 모든 행동을 점검하는 일반 목록’, ‘시간을 관리하는 일반 규칙 목록’, ‘마음속 의도를 점검하는 목록’. 주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점검할 목록을 따로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자” 하는 가장 큰 목표를 작은 목표로 잘게 자르고, 잘게 자른 작은 목표를 다시 주제별로 묶어서 점검표를 만들었다. 각각의 목록에는 번호를 붙였고, 요일을 구분하는 약어를 함께 사용하였다.

처음 일기 쓰기를 시작한 옥스퍼드 대학에서 웨슬리의 하루 생활은 바쁘게 돌아갔다. 대학교수로서 강의를 준비할 때도 옥스퍼드 특유의 교수 방법을 따라서 학생별 맞춤 수업을 준비해야 했다. 매일 벌어지는 공개 토론의 사회자로서 주제를 분석하고, 학생들의 논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했다. 토론은 주로 라틴어로 진행되었다.

주일마다 옥스퍼드 주변 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도록 설교를 준비하였고, 대학 교회에서의 설교도 따로 준비해야 했다. 논리학, 그리스어 등의 학과목은 별도로 시간을 내서 준비하였다. 저녁마다 모이는 홀리클럽에서도 지도자로서 역할을 계속하였다. 학생들을 위해서 어려운 과학용어들을 쉽게 풀어내는 연구 활동도 하였다.

바쁜 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수많은 일들을 빠짐없이 점검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웨슬리의 목록들은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하였다. 목록마다 붙어 있는 숫자와 요일별 약어들은 주제별, 활동별, 시간별로 하루 생활을 쉽게 점검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 속기를 사용한 것도 바쁜 생활을 간단하게 기록하고 점검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틀림없다.

웨슬리의 점검 목록과 기도
웨슬리는 자신의 점검 목록을 기도와 연결해서 <기도 소책자>로 출판하기도 하였다. 한 시간마다 자신을 멈추는 시간은 하나님께 기도 시간이었다. 그렇게 해서 웨슬리의 일기 쓰기는 하나씩 하나씩 완성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웨슬리의 점검 목록을 기도하면서 사용해 보면 알 수 있다. 완성된 웨슬리의 일기 쓰기는 마라톤의 42.195km를 닮았다. 일반 사람은 따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치밀하다.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꾸준히 운동해서 폐활량을 늘리고, 몸의 근육을 단단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과 같다.

기도를 훈련하지 않으면 한 시간마다 기도할 수 없다. 일하는 동안 시작하며 끝내며 매 순간 기도할 수 없다. 실천해 보면 누구나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기도를 훈련하면 조금씩 조금씩 할 수 있게 된다.

‘4 e dr p pp 6 s1/2 r2 v’ 웨슬리는 자신의 한 시간을 기도하며 일기장에 기록하였다. 한 시간마다 기록하였다. 하루에 열여덟 번. 한 시간도 빠짐없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록하여 놓았다.

목록을 만들어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삶의 모든 순간을 점검하며 기록하였다. 큰 항목은 작은 목록으로 잘게 나누고, 그것을 다시 하나로 연결해서 인생의 방향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사용하였다.
평생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로 향할 수 있도록 점검하는 일기 쓰기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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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감리교 신학대학원 졸업. 뉴질랜드 트리니티 대학에서 리더십에 관한 교사와 연구 학생으로 수학했으며, 현재 뉴질랜드 감리교회가운데 한 교회에서 영어 설교 목사와 한인 제자들교회 담임을 하고 있다. 존 웨슬리 암호 일기 연구해 “방법쟁이” 책내고 자기만의 암호 일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