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본받는 생활을 기록하는 일기 쓰기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누울 때까지, 그리고 꿈속에서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고 싶다는 꿈! 존 웨슬리는 그 오롯한 삶을 꿈꾸었다. 한번은 친구에게 그 소망을 이야기하였더니 “기독교인 중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하며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불평하였다.

그렇다. 누구나 꿈꾸는 소망이다. 하지만 웨슬리처럼 “방법”을 만들고, 그 방법을 생활에 실천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사람이 있을까?

꿈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씨앗을 심고, 열매 맺을 때까지 가꾸어 주어야 풍성한 알곡을 거둘 수 있다. 한 시간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해서 기록하는 지루한 일을 평생 계속하였다면 누구나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웨슬리는 한 시간마다 기도하는 그 지루한 실천과 기록을 평생 계속하였다.

1725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시작해서 1791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65년 동안 계속한 그의 암호로 쓰는 <꼼꼼한 일기 쓰기>는 그 결과를 보여준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생활
그가 만든 방법은 한 시간 동안 자신의 일상생활을 완벽하게 기록하는 방법이었다.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 일 년 이 년. 꾸준한 기록이 계속될수록 기록 방법이 더욱 꼼꼼하게 발전했고 점점 진지해졌다. 일기에서 그의 필체를 살피면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급하게 쓴 필체가 그의 바쁜 마음을 알려 준다. 시간이 갈수록 바르고 정갈하게 변화하는 필체는 십 년 만에 또박또박 정성을 다하는 필체로 바뀌었다.

1735년 1월 25일(주일), 흔들리는 필체는 폭풍 속에서 파도가 배를 덮치고 커다란 돛대가 부러져 나가는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다. 거센 폭풍으로 죽음까지 생각하면서도 한 시간마다 일기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죽더라도 일기는 쓰고 죽어야지!” 하는 심정이었을까? 무엇이 그토록 간절했을까?

그의 일기 쓰기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고 완전하게 기록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한 시간을 “숫자”로 기록하는 시간이었고, 자신의 뜻을 멈추고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는 “기도”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의 일기에는 “일상생활”과 “마음 상태”가 동시에 기록되어 있다.

그의 일기 쓰기는 방법을 배웠던 위대한 설교자 조지 휫필드가 “메소디스트(방법쟁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이 당연하다고 했던 것도 죽음의 순간에서도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그 독특한 방법 때문이었을 것이다.

21세기에 배우는 일기 쓰기
웨슬리의 일기는 한 시간마다 자신의 생활을 완전히 기록하는 일기이다. 한 시간마다 자신의 생활을 완전히 기록하고, 매일 18시간 무엇을 하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도표를 만들고, 일주일 동안의 일들과 한 달 동안에 일들을 돌아보며 다시 정리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생활을 선명하게 반성할 수 있을 것이다. 웨슬리는 그렇게 일기를 쓰며 기도했다. 목적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생활”이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계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상생활을 “모듈화(module)”하는 체계를 갖추었고, 각각의 모듈을 숫자와 부호와 약어와 속기와 암호 등으로 간단하게 기록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웨슬리의 일기 쓰기를 배우는 방법도 간단
지금이라도 공책을 펼쳐 놓고 한 시간마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기록하면 된다. 공책이 없고 핸드폰이 있으면 핸드폰에 기록하기 시작하면 된다.

일기를 쓰면서 웨슬리처럼 쓰고 싶으면,“그리스도를 본받는 생활”을 하려는 목적으로 일기를 쓰면 된다. 한 시간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완벽하게 시간별 일기를 기록하면 된다.

하루 18시간의 기록을 남기고, 일주일 동안의 기록을 요약하고, 한 달 동안의 기록을 요약하고, 3개월이 지날 때는 분기별로“그리스도를 본받는 생활”이었는지를 기도하며 반성하면 된다.

일기 쓰기가 가져온 유익
웨슬리는 이렇게 일기 쓰는 방법을 실천하면서 비행기도 기차도 자동차도 없던 시대에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지구 여덟 바퀴 반)를 이동하며 가난한 이웃을 방문했고, 4만 번 설교, 2백 권 저작을 남겼다. 때로는 옥스퍼드에서 웹워스까지 20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였다.

나이 85세에도 킹스우드에서 한남까지 걸어서 목회지를 방문하였다. 그때 함께 걷는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메소디스트(방법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하루에 만 보에서 2만 보 걷는 것을 힘들어하면 부끄럽지 않겠는가 하면서 일기에 적기도 하였다.

코비드-19시대를 살아가면서 아픔과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생활”을 실천하는 일기 쓰기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웨슬리의 시대는 현대식 민주주의, 자본주의, 산업혁명이 태동하면서, 하나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혼란의 시대였다. 어느 때나 시대가 바뀌는 아픔의 시대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생활”하는 크리스천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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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감리교 신학대학원 졸업. 뉴질랜드 트리니티 대학에서 리더십에 관한 교사와 연구 학생으로 수학했으며, 현재 뉴질랜드 감리교회가운데 한 교회에서 영어 설교 목사와 한인 제자들교회 담임을 하고 있다. 존 웨슬리 암호 일기 연구해 “방법쟁이” 책내고 자기만의 암호 일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