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인실 선교사(남, 66세)가 보레이 게일라에 짐을 푼 것은 2013년 3월이다. 도시 외곽의 빈민 지역(철거민집단촌)이다. 1,600세대, 인구는 6,400명이 살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은 거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조달된다. 날이 새면 쓰레기 더미를 뒤진다. 날이 저물면 뽀얗게 뒤집어쓴 먼지를 털면서 쓰레기 더미를 벗어난다.
쓰레기 매립장에 찾아온 희망의 전령사
사역 초창기에는 이곳에 잘못 왔다고 많이 자책했다. 주변에서도 걱정을 많이 해준다. 정부나 지자체는 관심도 없다. 빈곤을 물리칠 만한 의지나 대책도 있을 리가 없다.
속수무책으로 버려진 사람들과 땅, 추 선교사는 이곳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네가 아니면 누가 하랴?” 골목마다 넘쳐 나는 어린이들이 눈에 밟힌다. 마음이 짠하여 견딜 수가 없다. 이들에게 정 주고 마음 주고 사랑도 주고 산 지가 만 7년이다.
매달 한 번씩 가정마다 쌀을 나누어 주면서 한글학교를 시작했다. 그간에 한국어 시간은 주 5일로 늘렸다. 2019년 정부에서 한국파견 농축산업 근로자 1,000명을 뽑는데 5,600명이 응시해 경쟁률은 5대 1을 훌쩍 넘었다.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한국 진출은 코리안 드림이다.
캄보디아의 용접공이 받는 월급이 미화 200불이다. 한국에 진출하면 1년에 1만 불을 저축하거나 고향에 송금을 할 수가 있다. 돈이 없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모아서 캄보디아어와 영어를 가르친다. 수백 명의 청소년들이 선교관 공부방에 모여든다.
보레이 게일라에 찾아든 천사
2018년 4월에 월드사랑의선물나눔운동(이하, 월드사선나운)의 크라이스트처치 지부장인 강동훈 집사가 캄보디아 Phom Ondong지역과 Borey Keila지역을 방문한다. 캄보디아에 사랑의 선물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보레이 게일라 지역 70가정에 쌀 1포씩을 선물하였다. 이 지역 방문 기간에 주민들도 만났다. 쓰레기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도 많이 만났다. 한국의 60~70년대보다도 더 열악함을 목격한 강 집사의 생각은 아주 착잡했다고 한다.
뉴질랜드로 귀임한 후에 그 실상을 선교 사진과 함께 보고해 주었다. 도시 근교의 빈민 지역은 정부 당국의 관심과 정책이 배제된 채 그대로 방치된 지역이다. 삶의 현장에서의 생존경쟁은 전쟁터와 흡사하다.
의식주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권리이다. 그런데 유독 이 지역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이 권리가 박탈된 채 보호 대상에서 버려져 살고 있다. 발갛게 상기한 얼굴로 선교 보고를 했던 강 집사는 어린이를 돕자는 얘기를 여러 번 강조한다.
2020년에 응답된 기도
월드사선나운이 보레이 게일라에 지역을 품고 기도한 지, 2년! 작년 11월에 후원대상 어린이와 후원자를 선정한다. 예수님이 갈릴리 바닷가에서 제자들을 모으고 훈련한 인원이 12명이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12명의 어린이와 후원자 12명을 선정하여 사랑의 나무를 심자.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의 5개국을 품는 어머니 강인 메콩강처럼 5개국을 품에 안자. 1년에 1개 나라씩 12명의 어린이를 선정한다. 멋진 교복을 사 입히고 등하교에 필요한 차비도 지원하며 점심도 든든히 먹도록 지원한다.
올해 1월분 후원금은 결연한 기념으로 12가정에 선물을 한아름 안겼다. 기쁨으로 행복한 어린이들이 서툰 영어 실력으로 감사 편지와 가족사진도 보내왔다. 후원자들도 후원에 참여하게 된 소감문과 개인 사진을 보내와서 후원가정과도 친밀한 관계를 이루고자 한다.
적지만 사랑나누는 기회
아주 적은 것이지만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과 아버지의 마음을 나누는 기회를 이즈음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부족한 저에게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과 은혜는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반드시 물질로 인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매일 기쁘게 감사를 넘어 황홀하게 매일의 삶을 살아내는 힘은…그 무엇과도 비교 될 수 없는 값지고 보배로운‘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으로’ 풍성하게 채워 주셨기 때문입니다.
데보라정 선교사(월드사랑의선물나눔운동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