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라떼 한 잔처럼

라떼는 커피 음료 중 가장 대중적인 음료이다.
커피는 크게 ‘에스프레소 계열(type)’과 ‘라떼 계열(type)’로 나뉘는데 에스프레소 계열은 원두를 그대로 추출해 마시는 음료를(롱블랙, 에스프레소 등등) 말하고 라떼 계열은 우유가 섞여들어간 음료(라떼, 카푸치노, 플랫화이트 등등)를 말한다.
전체 커피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음료는 ‘라떼 류(type)’이다.
쓴 커피를 우유와 섞어 부드럽게 마실 수 있게 해주는 커피.
재밌는 점은 에스프레소와 우유가 모두 100%의 상태에서 섞인다는 것이다.
쓴 에스프레소와 부드러운 우유가 있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극단적인 두 맛이 묘하게 균형을 이루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커피가 된다.
한 마디로 대중적이다.

결혼 전의 나는 싱글선교사였다.
주를 위해 내 삶을 바칠 각오로 결혼도 포기하며 오직 하나님의 뜻에만 관심을 두고 살았다.
강렬한 에스프레소 한 잔 처럼.
그랬기에 강하고 뜨겁고 열정적이었다.
진정성이 결여된 것은 무시했고 진한 원액만을 추구했다.
한 가지 방향만 추구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의도도 순수했고 방향도 옳았지만 조금 좁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던 것 같다.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black or white)으로 사는 나에게 우유처럼 부드럽고 여유있게 다가온 사람.
그렇게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두 사람이 하나되자 아내의 성향이 섞여 들어왔다.
그러자 내 강함은 부드러움으로, 뜨거움은 따뜻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신기한 것은 원래 내 성향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은 유익 중 하나.
이전보다 아주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많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대중적’이(좋은 의미에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림과 글에서도 그런 변화는 반영되기 시작했는데 이전에는 특정계층만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면 지금은 조금 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로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느낌이다.

덧붙여 얻고 있는 유익들 중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장 큰 유익을 하나 꼽자면,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게 되었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아내의 하나님을 만났다는 것…
아내의 하나님은 내가 믿는 하나님과 동일한 분이었지만 다가오시는 방법도 다르고 역사하시는 방법도 달랐다.
그렇게 나와는 다른 하나님의 또 다른 면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전보다 더 많이 그 분을 알게 되었고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 보다 더 큰 유익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은 결국 이 한 가지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 일테니…

2020년에는 아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하나님을 나 역시 알아가게 되길 소망한다.
그렇게 내 신앙이 복음을 잃지 않으면서 더 넓고 포용적인 신앙이 되기를.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라떼 한 잔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