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관계

교사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바쁜 현대의 삶을 살면서 개인의 분주한 삶을 살아내기도 버거운데 맡겨진 영혼들을 돌아보고, 위해서 기도하고, 교제하며 섬기는 삶까지 병행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 때문에 교사로 섬기는 삶이 늘 즐겁거나 행복할 수만은 없습니다. 때로는 짙은 사명감이 교사들로 그 자리를 지키게도 하지만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럴 때 우리 교사들을 세워주고 격려해주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교역자의 역할이며, 함께 동역하는 교사들이 서로를 향해 나누어야 하는 모습입니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교제하고 위로하며 말씀으로 세워주는 것처럼 교육부서의 담당 교역자들은 맡겨진 교사들을 돌아보고 살펴야 하며 그 교사들과 교제하고 또한 말씀으로 교사를 세워 사명의 자리를 잘 감당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담당 사역자와 교사들의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교사들 간에도 이러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사회구성이나 또 교회의 조직이든 사람들과의 관계로 형성되며 관계 형성을 떠나서는 결코 사역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하나님도 우리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며 우리와 사귐을 가지기 원하시는 것처럼 모든 공동체 안에서는 서로 간에 아름다운 사귐과 부드러운 관계 형성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교역자들과 교사 간에, 그리고 교사와 교사 간에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교사들과 교역자 간에 또는 교사와 교사 간에 불편함이 있다면 그 부서는 견고하게 설 수 없기 때문 입니다.

좋은 예로 내가 교사로 섬기던 한국의 교회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내가 교회학교 교사로 섬길 때 새로 부임한 담당 전도사는 어린 시절 교회를 다닌 경험은 물론 교사의 경험이 일도 없었고, 장년이 되어 예수님을 만나 목회의 길을 가게 된 사역 초년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교사 모임조차도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교회 조직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교회 사역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함께 교사로 섬기던 선생들과 나의 마음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한동안은 교사 모임이 참으로 힘든 시간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전도사님과 마음을 맞추는 것이 우리 교사들에게 숙제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도사님과 교사 간에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전도사님의 아이들을 향한 애쓰심과 노력이 교사들에게 전달이 되기 시작하면서 교사들은 전도사님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서로들의 마음이 연합할 때 우리는 동역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힘듦을 나누고, 서로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위해서 기도하면서 돈독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함께 아이들도 심방 다니고, 함께 교회의 행사를 치러가면서 교회학교는 부흥하기 시작했고 전도사님이 오기 이전보다 더 단단하고 견고한 부서로 세워졌습니다.

만약 그 부족한 전도사님의 연약함을 교사들이 함께 감당하지 않았다면, 계속 불평하고 지적만 하고 품지 않았다면, 또는 전도사님이 교사들과 교제하지 못하고 혼자 원하는 방향대로만 이끌어 갔다면 아마 그러한 열매들은 맺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교사와 교역자 간에, 교사와 교사 간에 이해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상대에게서 보이는 연약함까지도 함께 품을 수 있게 되는 관계가 만들어지며 더 나아가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동역자의 자리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를 기다려 주고 그 자리에서 맡겨진 일을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 그것이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관계입니다.

지체의 땅을 위해 끝까지 함께 가주어야 합니다
여호수아서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동역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22장 1-9의 말씀 중에 르우벤, 갓, 므낫세 반지파가 요단강 동쪽 편에 이미 땅을 차지하고 자신들의 거할 곳을 마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파들의 전쟁을 돕기 위해 전쟁터로 나아가 끝까지 함께 싸우고 정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자신의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해서 싸운 것이 아니라 오직 다른 민족의 땅을 얻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한 것입니다. 내 이익을 위한 전쟁이 아님에도 나의 지체들의 이익을 위해 함께 나아가 싸워주는 것이 동역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교사로 섬기는 삶은 반드시 이러한 동역자들이 함께 가야 하는 길입니다. 내가 지칠 때, 내가 힘들 때, 내가 이 자리를 떠나고 싶을 때, 내가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이 될 때, 나의 곁에서 다시 한번 사랑으로 마음을 격려해주며 나의 손을 잡고 나의 무릎을 일으켜 줄 수 있는 동역자들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내 할 일만 하고 무관심하게 일주일을 보내다가 또 교사의 일만 하고 헤어지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교회를 함께 세워가는 지체로서 서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피며 때로는 필요도 채워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교회는 죄인들이 많아서 성격이 이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유독 자신의 연약함이 더 잘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의 연약함이 아주 잘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그만큼 더 이해가 필요하고 품어주는 것이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혹여 내 맘에 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지체가 있다면, 그런 교사가 가까이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먼저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그들은 나의 지적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나를 참고 이해하심과 같이 우리는 서로를 향해 이해의 노력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이 관계 안에서 함께 교회를 세워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사이며 교회를 세워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