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함께 키우는 우리 아이

여기저기 조사를 하고 더 좋은 시설과 비싼 곳으로 고르고 골라 우리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더니, 대다수의 부모들이 하는 말이 “오늘은 얼굴에 상처를 긁혀오고, 어제는 다른 애한테 물려오고 그제는 넘어져서 오고.” 매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들 한다.

‘애들이 다 다쳐가며 크는 거지, 그럴 수도 있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내 아이가 다쳐서 집에 온다며 부모의 마음은 여간 속상할 수가 없다.

필자도 같은 교사이긴 하지만 예전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서 누가 우리 13개월 아기 턱을 대차게 물었는지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규정상 그날 아이 반에서 있었던 일들도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았을 때 정말 속상했다.

이게 부모의 솔직한 마음인 것이다. 유치원마다, 교사들마다 실력 차이, 능력 차이도 있는 데다가 정책도 다르기에 쉽게 누군가가 조언을 해줄 수도 없고 내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막상 유치원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 경우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부모들도 많이 만나기에 이번 호에선 부모로서의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상황대처 방법을 나눠보려 한다.

교사들과 지속적인 교제와 대화를 권면한다
우리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의 성향과 성격을 잘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보통 우는 아이들이나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있기에 드롭 시간보다는 픽업 시간에 아이의 하루를 물어보거나 교사의 하루를 물어보는 등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교사와 부모 간의 친밀한 관계를 쌓기 위해 하루 5-10분 정도는 투자하자.

유치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아이들이 어릴수록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도와 관심은 교사들도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한다. 그리고 열심히 참여하는 부모의 아이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가 사고가 났을 때
보통은 목 위로 아이에게 사고가 날 경우엔 바로 부모에게 전화를 하게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유치원도 대다수지만 교사에게 요구할 수 있다. 작은 사고라도 얼굴이나 머리를 다치면 바로 전화를 달라고 말해보자.

보통은 아이가 사고가 났을 땐 accident form을 작성한다. 그리고 부모가 데리러 왔을 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서명을 받는다. 다른 친구들에 의해 일어난 사고일 경우 가해 학생의 정보는 나누지 않는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유치원에 있다 보면 한쪽만 피해자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웃집 아저씨와 다투는 경우보다 남편과 다투는 일이 더 잦은 것과 마찬가지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일수록 다투기도 많이 한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법, 언어를 사용하는 법 등 서로 주의해야 할 점과 사회성도 함께 배우는 것이다.

아이가 다치고 왔는데 선생님들께 들은 이야기는 없고 집에 와서 알았을 경우
상처가 심각하다면 사진을 꼭 찍어두자. 그리고 다음 날 꼭 교실 담당 교사에게(Head Teacher or Team Leader) 물어보아야 한다. 이건 비밀이 아니기에 혼자 끙끙 앓고 불만을 갖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누구에게도 발전이 되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 성향이나 성격에 따라 사고가 나면 울지도 않거나 선생님께 말을 안 하는 아이들도 종종 있기에 바로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에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경우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자. 감정적인 대화가 아닌 이성적으로 친절하게 부탁을 하면 유치원 쪽에서도 더 신경 쓰고 아이를 볼 것이다.

이러한 일이 3번 이상 일어날 경우 유치원 매니저에게 정식으로 컴플레인 레터를 쓰길 권장한다. 한두 번 정도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경우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유치원에 위험요소나 걱정이 되는 부분이 부모 눈에 보일 경우
꼭 말하자. 아이는 교사 혼자서도, 부모 혼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가 키우는 것이다. 늘 대화하고 아이가 지내는 환경에도 관심을 갖자.

아이가 유치원에서 따돌림을 받거나 한 아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현할 때
부모가 자세히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교사에게 주의 깊게 관찰하고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아이와 계속 대화하고 상황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가르쳐 주자.

가령, 바로 선생님께 말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그 친구를 피하고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 등. 선생님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에는 유치원을 옮겨보는 상황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 정도로 아이에게는 편안하고 행복한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수록 스트레스와 어려운 상황을 혼자 잘 대처 할 수가 없기에 부모와 교사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는 잘 봐도 본전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함께 양육과 돌봄을 수행하는 사회적 부모 됨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늘 부모는 다른 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고 노력해서 키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정말 가장 중요한 유아기 시간을 충분한 사랑과 관심으로 잘 보내길 이 땅의 한 교사로서 기도하고 이 시간을 또 잘 극복하길 모든 부모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