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개역개정판)을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이유가 있다.
첫째는 성경 말씀을 읽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언어의 기능 가운데 ‘암호’라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에서 모든 언어는 ‘암호’이다.
영어 배우기 어려운 까닭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 사람도 한국어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현대판 문맹률을 측정하는 문해력 측정에서 한국인의 문해력은 문맹의 수준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오는 현실이다. 일본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언어에 ‘암호’가 담겨
뉴질랜드 마오리 전통을 예로 들면, 사람이 사는 땅에는 ‘소유권’이라는 말이 없다. 그래서, 소유권을 행사하는 현대인은 마오리 전통을 이해하기 어렵다. ‘소유권’이라는 말 때문이다.
미국 시애틀 추장의 말과 미국 워싱턴 대통령의 말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워싱턴의 대통령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사고 싶다는 제안을 보내왔다. 그런데 하늘과 땅을 사고팔 수 있다는 말을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저 신선한 공기와 반짝거리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당신들은 어째서 우리에게 그것을 팔라고 하는가?” 인디언 추장의 말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언어로 기록한 뉴질랜드 와이탕이 조약은 100년이 지나고 150년이 지나면서 해설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조약이 되었다. 풀어서 해설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암호’가 모든 언어에 담겨 있다.
뉴질랜드 역사에 담겨있는 슬픈 전쟁의 역사도 그래서 시작되었다. ‘암호’의 비밀을 이해할 수 없으면 오해가 쌓이고 다툼이 생긴다. 남자는 화성의 언어를 사용하고, 여자는 금성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모든 언어에 담긴‘암호’의 기능 때문에 생긴 말이다.
언어에는 ‘암호’라는 기능도 있어
성경을 이해할 수 없는 까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어 성경은 ‘세월’이라고 번역하였지만, 헬라어 성경은 ‘카이로스’이다. 하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은 ‘시간’이라는 언어를 사용한다.
‘세월’과 ‘카이로스’와 ‘시간’은 완전히 서로 다른 말이지만, 동시에 똑같은 말이기도 하다. 마음의 문을 열면 같은 뜻, 마음의 문을 닫으면 다른 뜻이 된다.
암호 일기를 배우려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시간을 아끼려고 웨슬리는 암호로 일기를 썼다. 성경 말씀 그대로 ‘세월’을 아끼려고 만든 방법이다.
성경에 기록된 ‘카이로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큰 사랑이 담겨있는 기적’인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만든 방법이 암호로 일기 쓰는 방법이었다. 암호에는 ‘하나님 사랑’을 담고 ‘이웃 사랑’을 담고, 기적으로 살아가는 ‘일상 생활’의 매순간을 담았다.
2 g.n.r.0 r.l. .n 20 .ct..ns .f l.f.
시인으로 이름을 날리던 바이롬이 개발한 속기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몇 가지를 골라서 첫번째 암호를 만들었다. 바이롬은 “가장 쉽고 간단하게 글 쓰는 방법”이라고 자신의 속기를 소개하였다.
속기를 배워서 사용하는 웨슬리에게서는 더 간단한 방법을 찾는 흔적이 보인다. 숫자도 사용하고 속기도 섞어서 사용한다. 속기를 사용하면 시간을 더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까?
한 걸음 암호 속으로 더 들어가 보자. 웨슬리는 일기 첫 머리에 이상한 글자가 적혀 있다. “2 g.n.r.0 r.l. .n 20 .ct..ns .f l.f.”라고 적었다. 암호를 풀어보면 “A general rule in all actions of life”이다. “삶의 모든 일에 적용할 하나의 규칙”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하나의 규칙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질문과 예수님처럼 행하자 하는 결심이었다. 1725년 일기에 적어 놓은 그 규칙을 평생 잊지 않고 지켜낸 치열한 삶을 그가 암호를 만들어가는 방법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웨슬리의 방법으로 일기를 써보면 조금씩 짐작할 수 있다. 일기를 쓸 때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아끼고 세월을 아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카이로스 시간을 예수님처럼 활용할 수 있을까? 하면서 기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18세기 웨슬리 암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웨슬리의 암호가 아니라, 21세기 우리 자신의 언어를 쓰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일기에 기도를 기록하고 감사를 적는 것이다. 웨슬리의 암호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기에 하나님의 사랑을 쓰는 것이었다.
사진 출처: 존 해리슨의 London, 1767에서 인용
바이롬의 속기
https://books.google.co.nz/books?id=Azg5AAAAMAAJ&dq=John+Byrom+shorthand&source=gbs_navlinks_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