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코나 열방대학에서 선교 훈련 과정인 Discipleship Training School을 받고 있었을 때였다. 우리는 화요일 저녁마다 코나 관광 지역인 다운타운에 내려가 길거리 전도와 예배, 그리고 다양한 사역을 했었다.
그 시간에는 우리가 배운 전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 그리고 매주마다 들은 강의의 내용들을 실제적으로 실천하는 시간이었고, 이런 시간들을 통하여 다양한 전도와 사역의 경험들을 강의와 함께 배울 수 있었다.
‘ABC 마트’, ‘계산대’, ‘Mike’라는 3가지 단어
어느 화요일 저녁, 나는 2명과 한 그룹이 되어 화요일 길거리 사역을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기도하면서 우리는 이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길 원하시는지 주님께 기도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감동으로 주님께서 나에게 ‘ABC 마트’, ‘계산대’, 그리고 ‘Mike’라는 3가지 단어를 마음속에 새겨 주시는 것 같았다.
이 모든 게 과연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잘 몰랐지만, 우선 ABC 마트에 가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코나 다운타운에는 ABC 마트가 여러 개가 있어 우리는 하나하나씩 방문하기로 했다.
첫 ABC 마트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나는 속으로 주님께 여쭈어보았다. 주님 이곳이 맞나요? 하지만 기도하면서 내 마음에는 평안이 없었기에 나는 팀에게 다음 마트로 가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나는 마트 하나하나마다 들어가서 주님께 여쭈어보고 나의 마음에 평안이 있는지 확인하며 움직였다.
두 번째 마트를 지나가고 3번째 마트에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다른 곳과 비해 손님도 없었고 계산대에 직원도 한 명밖에 없었다. 그곳에 들어가 기도하는데 마음에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함이 나에게는 확신으로 받아졌다.
“근데 주님, 그 다음은 무얼 해야 하죠?”
“계산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에게 말을 건네기 원하세요? 무슨 말을 해야 하나요?”
마음속에서는 그저 “Mike”라는 단어만 떠오를 뿐 주님께서 주시는 다른 말씀을 받지 못했다. 단지 누가복음 16장 10절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누구든지 적은 일에 충성하는 사람은 많은 일에도 충성할 것이요”라는 구절이 생각났다.
비록 나는 “Mike”라는 단어 하나이지만 그 하나를 갖고 주님이 주신 미션에 충성스럽게 순종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뻘쭘하지만 믿음을 갖고 계산대로 다가가 물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인데요, 실례지만 혹시 Mike라는 단어와 어떤 연결을 갖고 계시나요?”
그때 나는 훈련 초보생이기에, 마음으로 주시는 감동으로 단순하게 반응하는 것 외에는 어떻게 반응을 기대해야 하는지 나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Mike”는 분명 남자 이름 같았는데 계산대에 있는 직원은 여자였다.
“방금 마이크라고 하셨나요?” 하며 그 여성 직원이 놀란 눈으로 나에게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
“네, 마이크요. 혹시 당신과 의미 있으신 분이신가요?”
“Mike는 전 남편이에요! 실은 몇 주 전에 교도소에 있다가 풀려 나왔어요. 하지만 안타까운 건 아무도 그 사람의 행방을 몰라요. 친구들도 연락이 되지 않고요. 저도 교회 다니는 크리스천이에요. 마이크가 교도소에 있을 때부터 계속 기도하고 있었는데 몇 주전에 이런 소식을 들어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뜬금없이 낯선 사람이 찾아와 자기가 중보기도하고 있었던 전 남편의 이름까지 물어본 상황이 놀란 직원만큼 나 또한 많이 놀랐다.
몇 십 분 전 기도하며 받은 3가지 단순한 단어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큰 그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의 딸들을 격려하시기 위해, 그리고 Mike라는 가여운 영혼을 위해 중보기도 하기 원하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세 명은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짧게 계산대에 있는 직원과 마이크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가 끝나자 계산대의 직원은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라고 말해주었고, 우리 팀들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는 확신을 더욱더 실감하고 서로가 격려 받는 시간이 되었다.
나 또한 작은 하나에 충실했을 때 주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땅콩 알레르기를 갖고 계신가요?”
하지만 이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마음은 Mike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 바로‘땅콩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을 치유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ABC 마트를 들리는 동시에 땅콩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섰다.
“안녕하세요, 혹시 실례지만 땅콩 알레르기를 갖고 계신가요?”
코나 다운타운에는 알리이 드라이브라고 오클랜드의 퀸스트리트 같이 시내 중심 도로가 있다. 우리는 그 도로를 쭉 내려가고 다시 올라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았다.
하와이 코나에 관광 중심인 이 도로에서 우리는 뜬금없게 느껴지는 “땅콩 알레르기 있으신가요?” 질문을 하며 걸어 다녔다.
우리가 안쓰러우셨는지 어떤 분은 미안하다고까지 대답하셨다. 그렇게 쭉 몇 시간을 찾아 다녔지만 아무도 없었다.
결국 모여서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 되어 다시 열방대학 캠퍼스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른 형제자매들의 놀라운 간증들을 듣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차례가 되었을 때 ABC마트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님께 영광의 박수를 올려드리고 있었는데, 나와 같이 갔던 3명 중 한 명이 마지막에 일어나더니 80명 정도 모인 우리 모두에게 당당하게 외치며 물어보았다.
“오늘 하나님께서는 저희에게 ABC마트뿐만 아니라 땅콩 알레르기를 치유하시고 싶으시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가 있나요?”
갑자기 조용해진 전체 가운데 한 자매의 손이 번쩍 올라갔다.
“저요. 저 땅콩 알레르기가 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 그 자매를 둘러싸 손을 얹고 치유를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이어진 다른 팀의 간증들
거의 끝날 때 무렵 아까 땅콩 알레르기를 앓고 있던 자매가 강의실에 들어오더니 우리에게 자기 팔에 듬뿍 바른 땅콩버터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여러분 저 다 나았어요!”
기도를 받고 그 자매는 강의실을 나가 주방에 있던 땅콩버터로 피부테스트를 하고 온 것이었다. 갑자기 강의실에는 감동의 박수와 주님께 감사하다고 외치는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자매의 간증을 통해 다른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들의 믿음과 소망이 생기면서 여러 명이 치유의 기도 받고 싶다고 그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앉아 있는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 시간은 점점 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한 사람의 믿음의 행동이 한 명의 기적이 나왔고, 그 기적의 간증을 통해 여러 명의 치유의 대한 믿음과 소망이 번져 열매 맺힌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