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물고 계셔요?”
“아니요, 사탕 안 물고 있는데요.”
“난 또, 혼자 사탕 드시는 줄 알았네요.”
가끔 이 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입을 오므리게 됩니다. 왕 사탕을 물고 있는 것처럼 볼록 나온 나의 양 볼을 보고 가끔 사람들이 ‘사탕 혼자만 먹느냐?’고 놀리기도 합니다.
옛적에 그 유명했던 코미디언 구봉서장로와 아무런 인척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장로님과 똑같이 사탕 물고 있는 것처럼 양쪽에 볼록 나온 볼 때문에 친척이냐고 놀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입을 오므려 보아도 왕사탕 하나 물고 있는 듯한 양볼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합니다.
젊었을 때는 그러거니 했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눈꺼풀도 처지고, 볼도 처지다 보니 그 문제의 눈깔사탕 문 것 같은양 볼은 더욱 처져서 심술보처럼 보여 모양새가 말이 아닙니다. 사진을 찍어 보면 더 심합니다.
화장할 때 얼굴 아래에서 얼굴 위로 치켜 올리듯이 스킨이나 로션을 바르라고 해도 쓱쓱 싹싹 세수하듯이 질서없이 마구 바르는 나의 화장 스타일은 고칠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처진 볼이 보기가 민망하여 신경 써서 볼을 올려가며 마사지도 해보건만 하루아침에 처진 볼이 올라가긴 어려울듯하여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면서도 그냥 생긴 대로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 갔다가 오랜만에 돌아 온 우리 집사님이 처져 있는 나의 양 볼을 보고 맘이 아팠는지 한국의 남편에게 부탁을 해서 마스크 팩 한 박스를 택배로 보내왔습니다. 양쪽 귀에 걸어서 처진 볼을 잡아 올릴 수 있는 마스크 형 피팅 겔이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날부터 나의 처진 볼을 잡아 올리는 마스크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밤마다 그 마스크를 쓰고 처진 볼을 잡아 올려봅니다. 잠결에 나의 얼굴을 본 남편이 기절하듯이 놀랍니다.
“헉, 마스크맨이다!”
그러던 말던 나는 나의 갈 길(?)을 충실히 갈뿐입니다.
나이 들어 예뻐져 본들 누가 봐줄 것도 아니고, 처진 볼 좀 올라갔다고 나이가 거꾸로 먹는 것도 아닌데 매일 밤 지극정성을 다하여 열심히 마스크를 쓰고 볼을 올려봅니다.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나자 정말 처졌던 볼이 살짝 올라간듯 합니다.
느낌일까요?
정말일까요?
그러던 또 어느 날, 한국에 잠깐 다녀온 그 집사님이 이번에는 반 영구적이라며 페이스 벨트를 하나 사왔습니다. 허리 벨트가 아닌 얼굴 벨트! 턱부터 머리통까지 벨트로 잡아매서 브이라인을 만드는 거라네요.
이제는 또 밤마다 턱부터 머리통까지 벨트로 잡아매고 집안을 돌아 다닙니다. 살다 보니 별것을 다 해봅니다. 언능 효과를 좀 보려고 얼마나 세게 잡아 매는지 머리통을 지나 뇌까지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머리통이 아파 그리 오래 하진 못합니다.
잠결에 남편이 벨트한 나의 얼굴을 보고 벌떡 일어나 이리보고 저리보고, 아이들도 놀라 이리보고 저리보고.
“당신, 턱 나갔어?”
“엄마, 턱 빠졌어요?”
그러던 말든 나의 외모까지 신경 써주시는 우리집사님과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지극정성을 다하여 내 갈 길(?)을 또 충실히 갑니다.
그저 어찌하든 좀 더 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겉 사람은 후패하나 속 사람은 날로 새롭도다’ 고백한 사도바울 앞에 살짝 부끄럽긴 하지만 이왕이면 속사람 뿐만 아니라 겉 사람도 날로 아름다워지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양심이 있는지라 겉 사람 보다는 속 사람이 날로 새로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빌어 봅니다.
“주여, 나의 겉 사람은 후패하나 나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게 하옵소서. 나의 처진 볼 뿐만 아니라 나의 처진 어깨도, 나의 처진 마음도, 나의 처진 생각도, 나의 처진 믿음도 좀 올려주시사 그리스도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