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 마을의 아이들

로토루아 산 속 마을로 난 길은 아름답다. 길 옆의 마을들은 평화로워 보이며, 늘어 선 꽃과 나무도 예쁘기 그지 없다.

하루의 선교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즈음에 보이는 하늘에 걸린 붉은 석양과 구름, 그리고 바람은 뉴질랜드 자연의 최고 광경이다. 매번 길을 다닐 때마다 대원 모두가 감동을 받는다. 사진에 담는다.

산 속으로 이어지는 길의 경제
길을 통하여 사람과 물자가 다닌다. 길을 통하여 경제가 돌아 간다. 몇년 전만 해도 길을 다닐때에 자주 보이는 차는 큰 통나무를 싣고 오가는 트럭 이었다. 너무도 큰 덩치에 가득 나무를 실은 차가 옆으로 지나 갈 때면 위압감을 느끼며 우리는 비켜 지나가거나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차에 실린 나무는 산 속 마을의 경제를 지켜주는 물자들이다. 나무를 베고 다듬고 운송하는 일을 통하여 고용이 발생하고 가정에는 여러 경제적 필요를 채워주었다. 굳이 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경제적인 면에서 충족이 있었다.

요즘은 길에서 나무를 실은 큰 트럭을 볼 수 있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인터넷 발달과 여러 요인들로 인하여 종이 소비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산 속 마을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겼다. 부모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떠났다. 마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만 자라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산 속 마을에는 도시처럼 놀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대부분 밖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친구들과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우리가 마을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우리와 함께 노는 시간을 너무도 행복해 한다. 너무도 우리가 반가워서 뛰어 오다가 넘어져 팔이 부러진 아이도 있었다. 아이의 부모가 돈을 벌러 도시에 나가 할머니 혼자서 키우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마을의 아이들은 늦도록 우리들을 보내 주지 않으려 한다. 게속 더 있다 가라고 우리를 붙잡는다. 산 속은 밤이 더 빨리 찾아 오기에 해가 있을 때에 큰 길로 나가려 하지만 붙잡는 아이들로 인하여 시간을 지체하고 늦게 나오기도 한다.

미니 올림픽
선교 여행중, 우리가 준비해 가는 것 중 하나는 공이다. 축구, 농구, 럭비 공 등을 준비해 간다. 집회가 끝나고 나면 선수 출신 대원은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가지고 간 공으로 함께 미니 올림픽 활동을 한다.

확실히 몸을 쓰며 부딪치는 것은 서로를 더 가깝게 한다. 특별히 남자 아이들에게는 더욱 더 형제의 사랑을 느끼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순위에 따라 시상식을 하고 상품을 나누어 준다. 별 것이 아닌 상품이지만 매우 행복해 한다. 가져간 공은 학교에 기증하고 온다.

매년 헤어진 공을 새 공으로 줄 때마다 아이들의 기뻐함을 보면 마음이 좋다. 함께 뛰면서 같은 편은 서로 이름도 알게 되어 한 해를 지내고 가도 이름을 기억하며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자신들만의 비밀 공간
산 속에는 자연이 가져다 주는 아이들의 비밀 공간이 많다. 아이들은 그곳에 자신들만이 아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어른들은 모르게 숨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시냇가에 물고기를 잡아 나누는 포인트도 있고, 깊은 산 속에서 간식거리를 찾는 데도 있다. 아이들은 우리 젊은 대원들에게 그런 곳을 공개하고 함께 함을 뿌듯해 한다.

지난 해 처음으로 들어간 M 마을의 아이들은 남자 대원들을 자기들의 비밀 장소에 초청해 늦도록 시간을 보냈다. 우리의 일정상,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허락해 주었다.

자기들이 받기만 하고 해주는 것이 없어 미안하게 생각한 모양인지 무언가를 우리에게 선물해 주고자 한 것이다.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다. 처음에는 서먹대지만 바로 친해지는 순박함이 있는 아이들이다. 가정에 아픔이 있는 아이들도 있어서 사랑에 갈급한 아이들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그런 아이들이 그 곳에 살고 있다.

이전 기사목마름
다음 기사선교하는 그리스도인
박용수
아세아 연합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화민국(대만)에서 중국 선교사로 있다가 지금은 말씀의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성도들과 함께 로토루아 주변 산 아래의 마을들을 두루다니며 복음 전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