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 예배(Good Friday Service)

Greyfiars 장로교회는 해마다 Mt Eden 지역의 4개 교회와 연합하여 성금요일 예배(Good Friday service)를 드린다. 대부분의 키위 교회는 이날 연합예배를 드린다.

예배는 9시 30분에 시작한다. 하지만 십자가의 고난의 여정은 아침 8시 30에 같은 지역에 있는 St Barnabas Anglican Church에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간단하게 성경 말씀과 기도를 드린 후 예수님을 생각하며 나무로 된 십자가를 짊어지고 많은 사람과 함께 고행을 시작한다.

Mt Eden 지역의 다른 2개 교회에서 십자가를 잠시 세워 놓고 또다시 말씀과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Greyfriars 장로교회에 도착하면 대략 한 시간 정도 되는 십자가 여정이 끝난다.

그리고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십자가를 교회안으로 가지고 들어온 후 예배가 시작된다.

매년 하는 행사이지만 늘 감회가 새롭다.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예배는 9시 30분에 시작하였다. Greyfriars 교회 담임목사인 John 목사가 예배를 인도했다. 그리고 Greyfriars Choir 의 찬양(On a Hill far away: 갈보리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이 예수의 고난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주었다.

해마다 각 교회의 목사들이 돌아가면서 설교를 준비한다. 감사하게도 올해는 내 차례가 되어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며 설교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 본문 말씀은 마태복음 27:45-56절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임종을 마치시는 마지막 장면이다.

나는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서 희망으로 (The Cross, from suffering to hope)라는 주제를 가지고 말씀을 전하였다. 10년이 넘게 하는 영어 설교이지만, 매번 할 때 마다 왜 이리 긴장이 되고 떨리는지 모르겠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이민 1세대가 영어로 말씀을 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20-30분의 설교를 위해서 20-30시간의 설교원고 작성을 바탕으로 기도하며 보통 5-10 정도 설교를 연습하고 말씀을 전한다. 그렇게 준비해도 여전히 설교할 때마다 긴장이 되고 두렵고 떨린다.

초창기에는 엑센트 때문에 가끔씩 불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설교를 마치고 나면 나에게 용기를 주며 격려를 해준다. 그럴때 마다 연약하고 부족한 나를 주님께서 도와주고 계심을 느끼게 된다.

로마서 5장 3-4절에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사실 고난의 연속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고난은 사실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하지만 예수를 통해서 우리의 고난은 아주 가치 있는 고난이 되어가고 있다. 만일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가 없었다면, 우리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구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의 고난이야말로 축복이고 감사의 통로인 것이다.

나는 지금도 가끔 나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가 제대로 내 갈 길을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주님께서 나를 다민족교회로 부르신 이유가 무엇일까? 앞으로 내가 여기에서 해야 할 사역은 무엇일까? 그럴 때마다 주님은 나에게 성경을 읽게 하신다. 성경을 읽다 보면 어느새 의문이 풀리게 된다.

초대 교회에서 안디옥교회는 다민족교회였다. 왜냐하면 다양한 민족들에게 복음을 증거했기 때문이다. 안디옥교회는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서 아주 귀하게 쓰임 받았다.

나는 각 민족 고유의 아름다운 문화를 사랑한다. 그리고 다양한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존중한다. 다민족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민족교회는 때때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게 해준다.

사실 나도 다민족교회를 다니면서 그들과 직접 부딪쳐가며 나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을 고치게 되었다.

또한 우리 아시안들의 좋은 문화와 한민족의 우수함을 이들에게 전해 주었다. 우리 교회의 키위들도 아시안들에 대한 경험과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모두 주안에서 믿음의 한 형제요 자매로서 서로 사랑하며 도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즘 시대는 너무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심지어 피를 나눈 가족조차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서로 다른 민족들이 하나가 되고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주님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이 땅에서 가장 커다란 문화충격(Culture Shock)을 받으신 분은 예수님이셨을 것이다. 하늘나라에서 창조의 사역에 동참하신 분이 인간의 세상에 내려와서 산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를 너무 사랑하셔서 그 모든 십자가 고난의 임무를 완수하셨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죄도 없으신 분이 십자가 위에서 피흘려 죽으셨다.

하지만 다시 삼일 만에 부활하셨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 땅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성금요일예배와 부활절 예배를 통해서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모여 한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는 귀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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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철
전주대 영문과 졸업, 뉴질랜드 이민후 Laidlaw College(학.석사), 미국 Concordia Theological Seminary 박사(Ph.D) 학위 취득. 현재 오클랜드 Greyfriars 장로교회에서 다민족사역과 Alphacrucis College에서 선교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