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 주 찬송/5월 둘째 주 찬송

5월 첫째 주 찬송/345장(통합461장)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 불 때

우리나라의 많은 신자들이 지닌 ‘교회음악은 서양음악이다.’라는 고정관념에 관하여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히브리에서 자란 기독교가 각기 여러 나라에서 토착화(土着化)되어 각기 그들의 찬송이 되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토착화되어 우리찬송이 생겨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요.

아직도 국악은 불교음악이요, 무당음악이라며 교회에서 사용되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이들이 있는데요, 이것만해도 그렇습니다. 다른 종교에서 우리 국악을 사용하는 것이지, 국악이 특정 종교의 음악은 아닌 것이죠.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온 세계가 함께 부르는 세계인의 찬송 대열에 우리 가락 찬송도 한 몫 끼어야 하지 않을까요?

찬송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 불 때’는 1967년‘개편 찬송가’를 편찬할 때 음악위원이었던 이동훈(李東勳, 1922-1974) 선생이 작곡한 것입니다.

우리가락으로 작곡해서인지 이 찬송가가 나왔을 초기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우리 교인들은 서양 찬송가라 할지라도 우리 가락 닮은 찬송을 더 즐기는 것 같고, 심지어 무의식중에 멜로디를 우리 가락 화하여 틀리게 부르기까지 합니다.

찬송 시는 1921년 김활란(金活蘭, 1899-1970) 박사가 미국으로 유학하기 전에 전국 순회 전도를 하면서 지었다고 합니다. 풍랑에 휘둘리는 일엽편주(一葉片舟)와도 같은 우리나라를 걱정하며 지은 시이지요.

찬송이 만인에게 알려지기는 그로부터 10년 후인 1931년‘신정 찬송가’를 편찬하면서 현상모집을 통해 실리게 되면서부터인데요, 영국 작곡가인 반비(Joseph Barnby, 1838-1896)의 곡에 붙여졌습니다.

김 박사님은 인천 태생으로 이화학당 대학부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의 웨슬리안 대학교를 거쳐 보스턴 대학 대학원과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귀국하여 이화여대 전신인 이화여자전문학교의 교장과 대학으로 승격되면서 초대 총장을 역임하였고, 이후 이화여대 이사장과 명예총장을 지냈지요.

다락방전도협회와 감리교 등 교계의 수많은 여러 기관, 금란여고, 배화학원 등의 교육기관, 국가의 공보처장, 유엔총회 한국 대표 등 정계, 교육계, 교계에서 두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국내외적인 활동을 하며 새로운 나라의 기틀을 잡고 세우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우리 가락으로 된 이 찬송은 미국의 ‘장로교 찬송가’(The Presbyterian Hymnal, 1990, 373장)와 ‘미국 감리교 찬송가’(The United Methodist Hymnal, 1989, 476장)에 ‘외로운 배’(Lonely the boat)란 제목으로 수록되어 미국 교인 들에게도 불리고 있는데. 곡명(tune name)은 BAI로 되어있습니다. ‘배’라는 뜻이지요.

이 찬송은 농현(弄絃)도 넣고 꺾기도 하면서 국악적으로 불러야 제맛이 납니다. 그리고 절대로 1절만 부르면 안 됩니다. “아 위태하구나”로 끝나게 되니 말입니다.

마가복음 4장에 기록된 바람을 잔잔케 하신 이야기 조(Story Telling)로 된 노래 아닙니까? 다소 길더라도 5절까지 한 절 한 절 뜻을 생각하며 극적(劇的)으로 불러야겠습니다.

5월 둘째 주 찬송/180장(통합168장) 하나님의 나팔소리

복음찬송 ‘하나님의 나팔소리’는 뉴욕 주 사우드힐(Southhill) 태생의 블랙(James M. Black, 1856-1938)이 작사 작곡하였습니다.

독실한 감리교 교인인 그는 성악과 오르간을 전공한 음악교사로서 평생 천 여곡의 찬송가를 작사 작곡하였습니다.

복음찬송가집도 10여권 편찬하였고, 당시에 그가 지은 찬송가 수백편이 교인들에게 애창되었다고 하니 미국의 찬송가 발전에 크게 공헌한 분이지요.

이 찬송은 1893년에 지었는데요, 찬송에 얽힌 일화가 있습니다. 블랙은 당시 청년회 지도를 하고 있었을 때인데요, 어느 헌신예배가 있던 날 회원들의 출석을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

이름을 부를 때마다 “예”, “예”하며 대답을 하지 않습니까? 결석한 회원들은 대답이 없지요. 그가 얼마 전 교회로 인도한 한 소녀가 있었는데, 그녀가 병으로 인해 그 날 결석을 하게 된 것을 출석을 부르다 알게 되었습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정적 가운데 그는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에 마지막 날 호명(呼名)할 때 생명록에 나의 이름이 없어 이 소녀처럼 대답을 못한다면 어떡할까?”

그 때 그는 하나님께 기도했답니다. 주님의 나라에서 이름이 호명될 때 크게 대답할 수 있게 해 달라고요.

그리고는 청년들과 함께 찬송을 부르려고 그 내용에 맞는 찬송을 찾아보는데 적당한 찬송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이 찬송 시를 짓고, 곡을 붙였다고 합니다.

시를 짓고 곡을 붙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요.

이 찬송은 이듬해인 1894년에 베리(J.F.Berry)와 함께 편찬한 ‘영혼의 노래’(Songs of the Soul)란 제목의 복음 찬송집에 발표했습니다.

블랙의 찬송가는 두 장이 실려 있습니다. 명 ROLL CALL은 호명, 즉 이름을 부른다는 뜻이죠?

“When the roll is called up yonder”라는 원문가사의 내용에서 따온 것인데요, 이는 작곡자인 블랙이 붙인 곡명이 아니고, 미국 침례교 찬송가(Baptist Hymnal, 1956)위원회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919년 출간된 ‘신증찬송가’에 처음 소개된 이래 널리 애창되고 있습니다.

우리말 찬송가의 가사는 원문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주의 나팔 소리 울려 머뭇거릴 시간이 없을 때, 영원한 새 아침 여명 밝으리. 이 땅에서 사함 받은 우리 강 건너 저 편에 모이면 이름을 부를 때 나 거기에 있으리라.”

어떻습니까? 오히려 우리 번역 찬송이 더 스케일이 크고 스펙터클하지 않아요?

개사한 우리말이 더욱 시공간적(視空間的)인 효과를 나타내며, 더욱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죠. 재림나팔소리가 세 번 연거푸 울려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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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