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의 회심을 기뻐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마오리족의 독특한 인사법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마와 이마를, 그리고 코와 코를 맞대고 서로 마주하는 홍이(HONGI)이다. 이 인사법 안에는 “맞이하는 쪽과 상대방이 함께 영혼을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의외의 방문자
선교 현지에 있는 작은 규모의 학교에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들어갔다가 우리를 맞아 주는 학생들 사이에 한 건장한 아저씨가 우리에게 홍이로 인사를 청해 왔다. 교사도 아닌 사람이 있기에 좀 놀랐고, 강하게 홍이의 인사를 제안해서 더 놀란 것 같다.

얼떨결에 인사를 주고받는 가운데 강한 느낌이 다가왔을 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을 위해서 준비한 집회인데 성인이 참석하니 적잖게 당황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범상치 않은 그 사람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바라는 갈급함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인 관계로 예배를 위해 모여 있던 홀의 의자가 남자에게는 무척이나 작고 불편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미동도 하지 않고 의자에 멍하니 앉아 집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학교 교장 선생님은 특별하게 남자를 나에게 소개 시켜 주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아빠라고 했다. 무언가를 위해서 혼자서 긴 시간을 도시에서 살다가 이제는 다 접고, 가족들에게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도 “오늘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무언가 특별한 행사가 있다고 해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왔노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드라마 복음 전도
때로는 드라마 하나가 삶에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어렵지만 대부분의 교회 선교 집회 중에 작은 드라마 하나를 준비하는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우리의 준비도 그러했다.

이 날 우리가 준비한 드라마는 일본 작가가 쓴 “양치는 언덕” 이라는 소설을 적은 분량으로 축소하여 만든 드라마이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어느 한 남자가 시골에서 순진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여인은 남자가 좋아서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지만, 남자는 이내 여자를 떠나고 방탕하게 살다가 병을 얻는다. 그런 가운데 주님을 만나고 회심하지만 예전에 알게 된 여인의 꼬임으로 인하여 죽는다. 그러나 그가 회심 후, 그린 그림은 그의 죽음 후, 많은 메시지를 던져 준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선교 대원들은 부족하나마 열심히 준비하고 연기를 해 보였다.

저 사람이 바로 나 입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아이들은 웃고 말도 나누었지만, 남자는 웃지도 않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보기만 하였다. 집회를 마치고 간식을 나누는 시간에 남자는 나에게 개인적인 만남을 요청했다.

그는 말했다. “방금 드라마에 나오는 그 남자가 바로 나 입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도 돈과 술과 여자를 찾아 도시에서 방탕아로 살다가 이제는 시골로 돌아왔노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어렸을 때 다녔던 교회 신앙생활의 행복을 회상하며, 이제는 하나님께 자기 삶을 맡기고 싶다고 했다. 너무 지은 죄가 많아 교회에 나갈 마음도 이미 접었는데 좀전의 드라마에서 주인공 남자가 회심하며 그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피 흘리신 주님의 발을 붙잡고 기도하는 주인공 남자를 보면서 신앙의 용기를 얻었노라”고 말했다.

십자가 복음을 전하며 우리는 특별히 남자와 아이를 위해서 기도했다. 남자는 이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교회를 떠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남자의 얼굴이 처음과는 다르게 환하게 밝아졌다.

교장 선생님은 이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뻐했다. 남자가 돌아온 후, 길에서 너무나도 힘들어하는 것을 자주 보았고 아이들도 아빠와의 관계가 깨어져 있기에, 교회에 나오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며 놀라워했다.

우리 역시 감사하고 기뻤다. 우리의 선교가 흔히 보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대형 집회의 집단 회심은 없지만 이렇게 또 하나의 잃어 버린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게 하는데 우리가 사용되었음이 좋았다.

집회를 마친 후, 선교 대원들과 함께 찬양하며 그 땅과 영혼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한 영혼을 귀하게 보시는 하나님
한 사람이 주께 돌아오는데 평균적으로 “15차례”이상의 복음 전도를 듣는다고 하는 통계를 보았다. 내가 전하는 것이 몇 번째인지는 우리는 모른다. 다만 전할 뿐이다.

심는 자나 물을 주는 자가 있지만 아무것도 아니며 자라나고 열매 맺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그 분만이 영광을 받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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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
아세아 연합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화민국(대만)에서 중국 선교사로 있다가 지금은 말씀의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성도들과 함께 로토루아 주변 산 아래의 마을들을 두루다니며 복음 전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