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이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헉! 이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프로펠러로 가는 이 비행기를? 1시간 반이나?”

늘 오클랜드 중심과 오클랜드 주변만 취재하거나 신문에 기사를 게재하다 보니 지방도시 목회자들과 교회들을 지나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일년에 한 두 차례라도 지방 취재를 가리라 맘 먹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아 늘 미루곤 했었지요.

그러다 싼 비행기 티켓이 나왔다기에 급히 넬슨 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최대한 비용절감을 위해 인터넷을 뒤져가며 숙소를 찾고, 취재할 교회와 목사님, 또 그 지방의 소개할 만 한 곳을 찾아 봅니다.

“넬슨은 워낙 작은 도시여서 비행기 탔다기 보다는 동네 버스 탔다고 생각하면 돼요.”

몇 해 전, 넬슨으로 직장 따라 떠난 성도가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출발하는 날, 국내선에 도착하여 당당하게 엑스레이 검사를 다 통과하고 게이트 번호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63번이 없습니다.

한참을 찾아 헤매다가 할 수 없이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저렇게 밖으로 나가면 63번이 있다고 가르쳐 주네요. 급히 밖으로 나와 63번을 찾아가 보니 시골 기차 대합실 같은 곳이 있었습니다.

“엥? 여기서 비행기를 탄다고?”

밖을 보니 승객을 싣고 갈 작은 비행기가 바로 코 앞에 서 있습니다. 프로펠러를 어깨에 달고 말입니다.

시간이 되자 엑스레이 검사도 없고, 체크인하는 창구도 없이 직원 한 명이 대합실(?)을 두루 다니며 예약된 티켓을 확인하고, 승객 가방에 빨간 티켓을 붙여주는 것으로 체크인을 끝냅니다.

탑승 시간이 되자 티켓을 재확인하고 각자 자기 가방을 끌고 비행기 밑에 가방을 순서대로 갖다 놓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밑을 보니 직원들이 하나하나 손님 가방들을 화물칸에 싣네요. 시골 버스의 정겨움이 물씬 풍겨납니다.

오직 한 명뿐인 승무원. 바로 코 앞에 기장과 부기장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50명도 안 되는 승객을 태우고 비행기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창문 옆의 프로펠러가 큰 태풍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헉! 이 프로펠러로 비행기가 움직이는 거야? 이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큰났네~에”

갑자기 프로펠러가 곧 멈춰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주여,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그 동안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이 비행기가 목적지까지 잘 도착하도록 붙잡아 주시옵소서. 앞으로 정신차려 더 잘 살게요. 내 영혼을 주님 손에 맡기나이다. 아직 할 일이 많은 저 아니옵니까?”

호들갑스럽게 간절히 기도를 드려도 옆에 돌아가는 프로펠러가 영~ 미덥지가 않습니다.

“에고~, 하나님! 저 프로펠러를 든든히 붙잡아 주셔서 하늘 꼭대기에서 쑥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시고, 갑자기 멈춰버리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옵소서.”

‘죽으면 죽으리라’ 장담하던 믿음은 어데로 가고 그저 한 목숨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제 자신이 참 웃깁니다.
그래서 믿음은 끝까지 가 봐야 안다잖아요?

힘차게 달리던 비행기가 창공을 향해 오르는 순간, 까마득히 보이는 도시를 향해 곤두박질 칠 것 같은 두려움에 잠시 떨다가 남자 승무원의 환한 미소를 보며 마음을 쓸어 내립니다.

“그래, 매일 같이 몇 번을 타고 내리는 저 승무원이 저렇게 편안하게 웃고 있는 걸 보면 안심해도 돼. 별 일 없을거야. 그래도 그렇지, 하나님! 옆에 돌아가는 저 프로펠러 쑥! 빠지지 않고, 멈추지 않고 잘 다녀오게 해주셔요.”

작다고 무시하고, 작다고 불안하게 여겼던 비행기가 구름 위를 편안하게 나르자 나의 입에서는 아까와는 달리 다른 말이 불쑥 나왔습니다.

“얼구, 그래도 잘 가네~에”

화장실 들어 갈 때와 나올 때의 생각이 다르다고 하지만 비행기 탈 때마다 목숨을 건 나의 간절한 기도가 비행기 내린 후에도 동일하게 간절했으면 좋겠습니다. 매일같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