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뉴스는 온통 두 여인에 관한 기사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나라 전체가 격렬하게 요동을 칠만큼 충격적이고 심각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박근혜대통령과 그의 절친 최순실이 바로 그 주인공들 입니다.
한 종편방송 뉴스에서 최씨가 박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까지 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보도하면서 그동안 그저 소문으로만 회자되던 최씨에 관한 이야기들이 언론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최씨는 소위 영세교 교주인 최태민교주의 딸입니다. 박대통령의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비극적으로 사망하고 최목사가 위로의 편지를 보내면서 박대통령과 최교주의 친밀한 관계가 시작되었고, 최교주의 딸인 최씨 역시 박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왔습니다.
지난 2006년 박대통령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연설을 하기 위해 유세현장을 찾았다가 지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다쳐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최씨가 박대통령을 간호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최씨가 박대통령 취임식 행사에도 관여한 것만이 아니라 박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씨는 남북문제 등 국가 기밀에 속하는 사안들까지 미리 받아보았고, 심지어 보안상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는 박대통령의 휴가 사진들까지 미리 받아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최씨는 박대통령의 일정표를 보면서 각종 행사에서 입을 의상까지 결정했습니다. 그와 관련해 청와대 부속실의 행정관들도 최씨의 지시를 따랐던 것으로 밝혔습니다. 최씨만이 아니라 최씨의 딸인 정유라는 이화여대를 입학할 당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최씨의 전남편인 정윤회 역시 막후의 실력자였습니다.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기소되었던 박관천경장은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에게 대한민국의 권력서열은 최씨가 1위, 정씨가 2위, 박대통령이 3위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대통령은 연설문 유출과 관련해서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지만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을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현재 대학들을 중심으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박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 지금 한국 사회는 격랑 속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실은 하나입니다. 무엇인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에 관한 진실은 여러 개 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실은 없고 상대적인 진실만 난무합니다. 결국 무엇이 참인지 혹은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특검이나 청문회를 연다고 해서 과연 사실이 밝혀질까요? 누구의 진실이 사실로 받아들여질까요?
젊은 시절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이 하나 있습니다. 카아(E. H. Carr)의‘역사란 무엇인가’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에 대한 역사가의 해석과 판단입니다. 20년 혹은 30년 후 지금 한국을 뒤흔들고 있는 두 여인에 관한 사실은 어떤 역사로 남을까요?
그런 맥락에서 보면 성서는 정말 위대합니다. 성령의 감동에 의해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인간의 해석과 판단이 아닙니다. 그것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성서에 기록된 내용이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두 여인은 특검이나 청문회가 아닌 성서 앞에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그 진리의 빛 앞에서 자신들의 진실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를 직면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