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자주 거론되어 왔던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는 교회가 내가 속한 세대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아닌 다음 세대까지 아우르는 크리스천적인 면모를 가진 자세라고 볼 수 있지만, 이에 앞서 자신이 속한 세대를 잘 이해하는 것이 먼저 돼야 하는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속한 세대의 역할과 의무, 권리 등을 먼저 이해함으로 다른 세대를 건강하게 볼 수 있는 자세와 다가갈 용기와 진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대 간의 간격을 좁힐 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진리에 바탕을 둔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먼저 전체적인 세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하게 세대별 이름을 살펴보자면, 침묵 세대, 베이비붐 세대, X 세대, Y 세대, 혹은 밀레니엄 세대, Z 세대, 알파 세대 등이 있다. 세대를 구분하는 근거는 역사적 사건과 기술의 발전, 문화적 변화, 경제적 요인 등이 주를 이룬다. 이를 근거로 세대에 따른 다른 가치관, 삶의 방식과 행동 양식 등이 나타난다. 물론 국가별 차이와 개인차가 있지만 전반적인 인구 통계학적 연구, 사회학적 분석, 문화적 변화와 경제적 흐름을 토대로 조사 분석한 결과이다.
침묵 세대(1928-1945)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안정과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크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는 의미에서 침묵 세대라 불린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일제 치하에서 불안정한 시간을 보냈으며,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안정을 추구하고 공동체와 가족을 위한 희생정신이 뛰어난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1946-1964)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한 시기로 베이비붐 세대라 불린다. 전자, 가전제품이 보편화되는 기술 혁명이 일어났고, 경제가 크게 성장했으며, 사회적으로는 사회, 민권운동에 국민들이 적극 참여하며 변화를 주도했다. 교육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졌고, 경쟁을 통해 성공을 추구하고, 사회 운동과 혁신을 이끌었다.
X 세대(1965-1980)는 잃어버린 세대라고도 불리는데, 맞벌이 부모가 늘어나며 혼자 집에 남겨지는 자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대적으로 경기 침체로 인해 경제활동에 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났고, 불황 속에서 성장한 이 세대는 안정적인 직장과 재정을 중요시하며 정부, 제도, 기업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조직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중요시하며, 초기 디지털 혁명을 이끌며 새로운 기술과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한 세대다.
Y 세대(1981-1996)는 밀레니엄 세대라고 불리는데, 디지털 기술력이 확산되며 정보, 문화, 경제적으로 교류가 활성화되는 글로벌화에 앞장선 세대이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졌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게 되었다. 인구가 많고, 교육 수준도 높아졌으며, 정치적, 사회적 변화에 관심이 많고 환경 보호, 성평등, 인권 운동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이다.
Z 세대(1997-2012)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성장함으로 즉각적인 소통을 통해 처리가 빠르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기후 위기 등 글로벌 문제를 인식하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선택을 한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성평등, 환경 보호, 정신 건강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또한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며, 즉각적인 보상과 반응을 기대하는 세대다.
알파 세대(2013-2025+)는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자란 최초의 세대로 알파벳의 첫 글자인 알파 세대라 불린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 음성 인식 기술, 가상현실(VR) 등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기술 의존도가 매우 높다. COVID-19를 어린 시절에 경험하며 원격 학습과 비대면 소통 방식에 익숙하며, 맞춤형 교육과 개별화된 경험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문화적, 인종적, 성별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며, 다름에 대한 개방성과 포용력이 높은 세대다.
연도순은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당신은 어느 세대에 속하는가? 물론 이는 사회 문화적 가이드라인일 뿐, 과학적 근거는 아니다. 하지만, 세대 간에 다름을 한눈에 보고 비교해 봄으로 내 위치와 다른 세대 간의 연관성과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대를 안다는 것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정의 내리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하고 연구하며 깊이 파악하고 하나님의 각 세대를 향한 인도하심과 뜻을 아는 것이다. 특히 내 세대뿐 아니라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세대를 통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필요로 한다.
세대적 가치관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우선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언젠가는 대가족이 평범했던 문화 속에서 자란 침묵 세대와 베이비 붐 세대가 있었다면, 이후로는 소가족, 한 가족, 이제는 딩크족, 싱글족이 만연한 세대에 머물러 있다. 과연 크리스천으로서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가족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것과 같이 직업과 성공에 대한 가치관 또한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노마드 족이 급부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회사나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 나를 헌신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지 않는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문직에 대한 이해가 바뀌고 있다. 교육에 대한 변화는 또 어떠한가. 실제로 작년 뉴질랜드 대학들은 상당한 규모의 직원 감축을 강행했다. 다수의 과목이 사라지고, 비대면 교육이 늘어나며, 교육의 방식이 변했다. 성공에 대한 개념 자체가 변했다. 더 이상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갖는 것이나 책임을 다해내는 것을 성공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과연 교회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이 세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가? 세대에 발맞춰가는 것이 아닌, 변하지 않는 진리를 붙들어야 하는데 과연 내가 경험한 세대적 해석으로 말씀을 잘못 적용하는 것은 아닌지, 과연 그 안에 하나님의 마음은 무엇인지, 과연 참 진리가 자유케 하고 있는 것인지 또는 분리시키는 도구로 쓰임 받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세대를 넘어선 진리를 아는 성도들은 이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과 마음이 무엇인지 깨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함부로 이 세대를 비판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존재로 치부하지 않고, 과연 하나님의 뜻이 이 세대에 이루어지는 성공의 삶은 무엇인지 부지런히 기도하고 연구해야 한다.
세대의 차이뿐 아니라, 우리는 사실 삶의 모든 부분에서 여러 차이를 맞닥뜨린다.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 굵직한 차이들을 받아들였으리라. 문화의 차이, 인종의 차이, 교육의 차이, 시선의 차이, 믿음의 차이 등 우리 주변에 수많은 차이가 존재하고, 서로의 다름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연합하기를 성경은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현재 교회 안의 모습 살펴보자
자연스럽게 믿는 가정 환경에서 자란 성도와 믿지 않는 환경에서 살아오다 믿게 된 성도들을 볼 때,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다. 같은 믿음 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하나님을 삶으로 자연스럽게 익숙하게 아는 것과 삶의 모든 부분에서 새롭게 알아가는 것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익숙해진 모습들이 때론 알맹이 없는 껍데기일 수 있고, 감사가 나오지 않을 때도 저절로 감사 찬양이 흘러나오거나 어릴 때 외웠던 성경 구절이 힘을 줄 때가 있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모태신앙과 안 모태신앙을 가진 성도들이 예수 안에 한데 어우러져 서로 다름을 통해 도전받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며, 이는 성령의 활발한 사역을 통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성경과 역사와 현실에 많은 차이와 다른 모습들이 존재하지만, 지금 우리는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 큰 세대의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각 세대가 경험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환경은 삶을 대하는 방식에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므로 다른 세대를 나의 잣대로 잘못 이해하면 때론 다른 세대에 대해 잘못된 접근으로 인해 도려 소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가치관, 태도, 행동, 문화, 교육, 기술 사용 등은 서로 이질감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들이다.
다른 세대를 마냥 따라 하거나 다름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가치관과 태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복음을 어떻게 전해줄 수 있는지, 믿음의 귀한 유산들을 어떻게 전해줄 수 있는지 연구하고 기도할 일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세대를 향한 뜻을 함께 알아가며, 성령의 임재로 인해 세대 간의 갈등과 벽이 허물어질 뿐만 아니라, 세대 간 서로 존중하고, 배우며, 연결할 때 더욱 다양한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특별히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성령의 시대에 살고 있는 교회는 권능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그리고 땅끝까지 가서 예수의 증인으로 살면서(행1:8) 세대를 포함 온갖 차이를 넘어서서 복음을 증거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차이를 넘어선 예수를 믿는 믿음 안에서의 연합을 요구하셨고, 이방인에게, 다른 세대에게, 나와 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를 명령하셨다. 이는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의 사랑의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를 모든 일에서 깨달아가는 축복된 교회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예수를 믿는 성도들에게 세대적 연합은 필수 과제이며, 다름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는 축복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누구에나 닥칠 “나 때”가 아닌, “하나님의 때”에 초점을 맞추고, 늘 깨어 각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통해 그 사랑의 깊이를 경험해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