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이렇게 해보자

큐티의 과정 가운데 적용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다른 본문으로 큐티를 해도 대부분 비슷한 적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순간 적용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다. 적용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이번 글에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적용은 의지를 요구한다
큐티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 교제하는 과정이다. 지정의로 대표되는 인격의 요소들이 총동원되어야 좋은 큐티를 할 수 있다. 관찰과 묵상이 지성에 관련되고, 느낌은 주로 정서적인 측면이라면 적용은 의지적 결단을 요구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발견하고 내 삶으로 옮겨가는 것이 적용이다. 적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삶이 변화되지 않는다. 신앙생활을 오래 해도 종교적인 믿음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큐티는 나의 가치관과 삶의 변화를 위한 의지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

적용의 네 가지 원리
개인적(Personal)이어야 한다 큐티는 말씀의 거울 앞에 나를 비춰보는 것이다. 적용은 나에게 해야 한다. 결혼식 다녀오는 길에 싸우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주례 말씀 중 아내에게 하는 말씀은 남편이 듣고, 남편에게 하는 말씀은 아내가 듣고 적용하려고 하기에 싸운다.

‘여보, 오늘 주례 목사님이 뭐라 그랬어? 복종하라고 했잖아? 당신은 왜 순종을 하지 않지?’ 그러면 아내는 이렇게 반박한다. ‘자기 아내를 목숨을 다해 사랑하라고 했는데, 당신은 그렇게 했냐?’ 이러면서 싸운다고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야 된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Practical)이어야 한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적용하려면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나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이웃이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다. ‘기도를 해야 되겠다’는 적용도 구체적으로 해보자. 기도 시간을 정하고, 무엇을 기도할지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것이 구체적이다.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가 들어가야 구체적인 적용이 된다.

실천 가능(Possible)해야 한다 적용이 너무 거창하면 실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적용이 더 어려워진다.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적용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다. ‘예수님처럼 살기’는 좋은 적용이지만 하루아침에 그럴 수는 없다. ‘일 년에 열 명 전도하기’는 거의 실천 불가능한 적용이지 않을까? 대신 ‘전도 대상자 한 명을 정하고 매일 기도하기’는 실천 가능한 적용이라고 하겠다.

점진적(Progressive)이어야 한다 적용을 한답시고 평소에 왕래조차 없었던 시어머니에게 선물을 잔뜩 사 들고 찾아가는 적용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무슨 꿍꿍이가 있나? 유산을 노리고 날 찾아왔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주중에 전화로 안부도 묻고, 생일이나 명절에 찾아뵙는 일로 시작하면 좋겠다.

가장 육적인 것이 가장 영적이다
주부들이 가정에서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집 안 청소하는 것은 너무 육적이고 세상적인 일이니까 별로 의미 없는 일일까? 그래서 집안일은 대충하고 교회나 기도원, 봉사하는 그런데만 열심히 쫓아다니는 것이 신앙생활 잘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의 영과 육은 분리가 되지 않는다. 영과 육이 분리되면 죽는다. 육체적인 죽음은 우리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는 것이다. 영과 육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다.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을 분리하는 것이 이원론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 가장 사소해 보이는 육적인 일도 좋은 적용이 될 수 있다. 큐티 적용을 너무 영적인 일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하는 것이 바른 적용일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내가 싫어하는 것만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하는 것이 바른 적용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생긴 대로 살고 느낀 대로 말하는 것이 적용이 아니다.

원하지 않지만, 하기 힘들고 좀 어렵지만 하나님의 뜻이기에 실천하는 것을 적용이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인사를 하고 문안을 하는 것에 대해 예수님이 뭐라 그러셨나? 이방인들도 그렇게 한다고 하셨다.

예수님은 그 대신 원수까지 사랑하라 하셨다. 억지로 오리를 가자고 하는 사람에게 십 리를 동행하라 하셨고, 속옷을 달라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벗어 주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은 적용이 아니다. 내가 하기 싫은 적용을 하는 것이 좋은 적용이 될 가능성이 많다.

하나님께서는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것을 요구하실 때가 있다. 그럴 때 적용을 하는 차원에서 한번 실천해 보자. 하나님의 말씀은 신비로운 면이 있어서 삶 속에 적용하는 순간 그 말씀의 참된 의미가 온 몸으로 이해될 때가 있다.

최고의 적용은 십자가 지는 적용이다
내 십자가를 지겠다고 적용하면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어떤 강한 대적이 와도 끄떡없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적용, 이것을 안 하기 때문에 신앙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은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삶을 의미한다. 자기 십자가를 지면 나는 죽고 내 안에 예수님이 사신다.

좋은 적용을 하면 평안과 기쁨이 있다
적용을 했는데 마음에 평안과 기쁨이 찾아오지 않고, 계속 불편하고 어색하면 내가 올바른 적용을 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때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마음에 참 평안과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피해야 할 적용
적용을 위한 적용이다. 적용이 없는 날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억지로 적용하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적용으로 이어지도록 해보자. 천편일률적인 적용도 피해야 한다. ‘말씀을 읽자’ ‘기도를 하자’ 등의 적용을 의미한다. 어떤 말씀을 묵상해도 항상 같은 적용에 도달한다면 천편일률적인 적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제일 좋은 적용은 매일 큐티를 하는 것이다. 매일 큐티를 하면 자연스럽게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적용의 의무감에서 벗어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경험을 하게 될 때 큐티 적용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