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은 우리의 사명이다

정상적인 가정이라도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잘 때까지 하는 거 없이 종종거리며 아이와 함께 해야 한다.

그런데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 것이다. 본인이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도 하소연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강한 책임감을 갖고 아이를 키워가는 single mom들에게 박수를 보내 격려해 주고 싶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도 있었을 것이고, 주저 앉고 싶을 정도로 절망스러운 적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넘어지면 또 일어나고 힘들면 울면서라도 오늘 여기까지 왔을 것이 분명하다.

학교에 가면서, 직장에 출근하면서 아이들을 맡기고 고된 하루를 시작하지만 그들도 아름답고 소박한 미래를 꿈꾸면서 오늘을 이겨내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열심으로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는 우리의 이웃들이다. 이들의 아픔을 보면서 그 아픔을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든다.

무엇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어린 자녀들을 기르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기저귀와 분유의 비중이 높을 것이다. 비싸기도 하고 계속해서 사다보니 참으로 버거울 때도 있는게 사실이다.

우리에게도 나름대로 어려웠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우리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얼마나 살맛나는 세상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2016년 2월, 잘 아는 목사님 한 분이 전화를 주셨다. 다름 아닌 분유가 엄청나게 많은데 필요하면 가져다가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라는 전화였다.

많은 돈을 들여서 분유를 만들었는데 가격의 폭락으로 아마도 수출을 포기하고 많은 곳에 도네이션을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은 많이 아팠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온 것이 600통, 600Kg이었다. 참으로 많은 양이었지만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다. 함께 협력하는 사모아, 마오리 목사들을 통해서 서쪽에 사는 사람들도, 북쪽에 사는 사람들도 와서 직접 필요한 만큼 씩만 가지고 갔다.

나누면서 놀라운 것이 있었다. 분유는 0-6개월, 6-12개월, 1-3년까지 1-3년까지 3단계로 되어 있다. 개월 수가 적은 집에서는 욕심을 내서 가지고 가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본인의 아이의 개월 수에 맞춰서 몇 통씩만 가지고 갔다.

물론 분유를 가지러 온 사람들은 모두가 싱글맘이었다. 열심으로 살아가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그들의 행동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내가 다음 stage도 몇 개 가지고 가라고 했더니, 그 개월 수에 맞는 필요한 사람들이 가지고 가는게 맞기 때문에 갖고 가면 안된다고 하는 말에 감동 아닌 감동을 받았다.

자신이 몇 개 더 가지고 있다가 아이에게 먹여도 되는데도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사는 동쪽 지역에 싱글맘들을 돕는 단체가 있어서 전화를 했다. 이러이러한 분유가 있는데 함께 나누고 싶어 전화했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고 반겨서 많은 양의 분유를 그 단체에 기부하였다.

모든 것이 풍부하고 넉넉한 시대를 살아가지만 물질의 빈곤함으로 고생하는 우리의 이웃들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도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맘들이 주변에 있다면 그들의 진정한 이웃으로 따스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마음을 나누고 작은 물질을 나누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말할 때에 너무 비판적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익숙하여서 잘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없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 이곳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있는 그대로 그들을 받아주는 훈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말 못할 사정까지도 품어주고 사랑으로 덮어 준다면 편견없는 사랑의 눈으로 그들의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분유를 가지고 가면서 잊지 않은 말은 이렇게 귀한 분유를 제공한 회사에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는 말이었다. 회사에서는 많은 손해를 보았겠지만 많은 이들이 그 회사를 위해서 기도하고 축복하며 아이들에게 분유를 먹였을 것이다.

점점 강퍅해지는 이 때에 물질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일은 하늘에 보화를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겹게 살아가는 싱글맘들,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다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시야를 넓혀서 내 삶을 돌아보고, 집안을 둘러보면서 이들에게 필요하지만 내게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것들을 함께 나눈다면 참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넉넉하고 훈훈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주님의 사랑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에게 힘이 된다면 우리의 섬김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건설되는 은혜가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사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