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ave(God’s Wave) 캠프

G-Wave 대회가 끝나고 이어서 G-Wave 캠프를 주최했다. 대회에 참가한 팀들 및 몇 개의 태국인 교회 젊은이를 대상으로 댄스 워크숍과 더불어 영성 수련회를 준비한 것이다. 참가자 중에는 비기독교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그들은 캠프 기간 진행되는 댄스 워크숍에 관심을 가지고 참가한 것이다.

낮엔 비보이, 걸스힙합, 스트릿 댄스, 케이팝 댄스, 디제잉, 밴드, 보컬 반으로 나뉘어 아트 코리아(연합 문화선교팀) 아티스트가 강사가 되어 수 시간 동안 워크숍을 진행했고, 아침저녁으로는 집회가 열렸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 통역관을 거치든지, 통역관이 없는 반은 기본적인 수준의 영어와 바디랭기지로 의사소통을 하며 진행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워크숍이 잘 진행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둘째 날 저녁 집회 때의 일이다. 말씀 선포 후 뜨거운 기도 시간이 이어졌다. 나는 무대에서 찬양팀으로 섬기고 있어서 캠퍼들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남자 청년이 기도하다가 뒤로 쓰러지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무대에서 뛰어 내려가 살펴보니 발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눈동자 흰자위가 보이고 인상을 쓰며 이상한 말을 연신 뱉었다. 귀신이 들린 것 같아 얼른 남자 사역자들을 불러 양팔, 다리를 잡고 같이 기도하기 시작했다.

“나사렛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오니 악한 마귀는 떠나갈지어다!” 반복해서 선포하며 대적 기도를 했다. 그 청년은 괴로워하며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언어로 괴성을 질렀고 잡힌 팔, 다리를 뿌리치려 애썼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이미 승리하신 주님께서 이 청년에게 쓰인 마귀를 내쫓아 주세요.’ 하며 계속 간절히 기도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청년이 잠잠해지기 시작하더니 눈동자도 돌아왔다. 땀을 뻘뻘 흘리며 팔, 다리를 잡고 있던 남자 사역자들도 힘이 빠진듯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마귀를 내쫓으시고 청년을 자유롭게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찬양과 감사 기도를 올려드렸다. 선교사님이 청년과 대화를 시도했고, 정상으로 돌아온 청년에게 축복기도를 해 주셨다.

잃어버린 영혼이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을 마귀가 가장 싫어하기에 그 청년에게 들어가 방해하려 한 것 같다. 우상숭배가 활개 치는 도시나 나라에서는 특히나 더 마귀가 역사하는 경험을 많이 한다. 처음엔 이런 경험이 생소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이미 승리하신 주님만 믿고 선포하며 나아가는 훈련이 되었다. 많은 캠프 참가자들이 주님을 만나 변화되는 역사가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래서 이 G-Wave 캠프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폐소공포증
캠프 마지막 날 천국의 잔치를 끝내고, 아직 식지 않은 열기로 주차장에서 또 원을 만들어 춤추며 노래했다. 주님이 행하신 일이 너무 놀랍고, 감사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늦은 밤이라 해도, 또 2박 3일 동안 잠도 못 자고 설치에서부터 철수까지 아티스트인 우리가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 파티는 계속되었다.
“헤이~ 호~! 주님의 행하심에 기뻐 감사해”

마침내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태국에서 거주하며 문화 선교 사역을 해나가는 히스팝에게는 아주 오래된 미니 밴 하나가 있었다. 그래서, 캠프장을 오갈 때 대중교통 비용이 우리에겐 만만치 않아 그 미니 밴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타서 이동해야 했다.

조수석에 두 명이 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 명씩 앉아야 할 뒤 좌석에는 네 명이 끼어 타야 했다. 맨 뒷좌석 쪽에는 창문이 열리지 않았고,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에 맨 뒤에 앉아 가는 것은 온 사방이 막힌 사우나실에 앉아있는 것과 흡사했다.

내가 몸집이 작은 편이어서 자처해서 맨 뒷좌석에 앉았다. 한 여름밤 태국 방콕의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다. 내 앞에 또 네 명이 타고, 그다음 앞에 또 네 명이 타고…. 점점 사람이 차는 것을 보니 가슴이 답답한 게 느껴졌다. 공기 또한 점점 더 후덥지근해 오는 것 같았다. 창문하나 없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니 숨이 막혀왔다.

“허억~ 허억~ 허억~”

온 사방이 사람으로 막혀있고, 점점 더 나를 향해 좁아 드는 것 같이 느껴졌다.

“허억! 허억! 허억!”

이러다가 숨을 못 쉬어 죽을 수 있겠다 싶었다. 숨이 안 쉬어지고, 머리로 공기가 안 통하는지 너무 아팠다.

“해나리씨, 어디 아파요? 괜찮아요?”
옆에 앉아있는 동료들이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게 희미하게 들렸다.
이렇게 있다간 죽겠구나 싶어서, 마지막 남은 힘으로 있는 힘껏 소리 질렀다.
“비켜~!! 비켜~!!”

앞에 앉은 동료들이 비켜줬는지, 아니면 내가 그들을 밟고 무작정 뛰쳐나갔는지는 알 수 없다. 무조건 밴의 문을 향해 뛰쳐나간 것 같다.

“허억! 허억! 허~~억”

밖으로 나가 주차장 바닥에 쓰러져 누워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더운 공기였지만 차 안의 숨 막히는 공기보단 낫다. 여자 동료들이 나와 나를 안는 게 느껴졌다.

얼마가 지났을까? 토할 것 같이 빠르게 빙빙 돌던 하늘이 조금씩 느려지며, 깊고 가쁘던 호흡이 잦아드는 듯했다. 의식이 조금씩 돌아와 눈을 떴다.

“해나리씨, 괜찮아요? 눈 뜰 수 있겠어요?”
아트 코리아 동료 모두가 나를 둘러싸 있었다.
“네,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휴~ 다행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의식이 거의 없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었어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날 이후로 폐소공포증이 생겼다. 그 미니 밴 앞자리에 앉아도 증상이 나타나 밴 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다. 다른 차량으로 이동할 때도 조금이라도 더워지고 꽉 막힌 도로에 갇혀있으면, 어김없이 증상이 나타나 중간에 차에서 뛰쳐 내려야 했다. 도로 중간에 쓰러져 거칠게 숨 쉬고 있으면 친절한 태국인들이 물을 갖다주거나 아로마 오일을 발라주는 등, 처음 보는 외국인인 나에게 호의를 베푼다. 참 정이 많은 사람들인 것 같다. 도움을 주러 태국으로 온 나에게 오히려 도움을 주며, 그들을 통해 예수를 만나게 됐다.

폐소공포증이 거의 극복된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어떻게 보면 참 귀한 사역의 훈장이었다. 약한 나를 보게 하시고, 그래서 강한 주님만 의지하게 하시는 은혜가 참으로 놀랍다. 그리고, 그 강하신 주님만 바라보며 천국의 소망을 전하러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