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심방하세요

교사로 섬기는 것은 단순히 일주일에 한 번 교회학교의 공과를 지도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교사는 마음을 심방해주는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세상의 많은 유혹과 어려움을 만나는 우리의 영혼들은 부모님에게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숙한 친구들의 조언이나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여 갈 방향을 잃게 되는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그 길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친구들도 생기게 됩니다.

이럴 때 누군가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같은 어른이 옆에 있어 준다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교회학교의 내 선생님이 그 친구같은 어른이 되어준다면?’

내게 맡겨주신 귀한 영혼들이 인생의 어려운 문제 앞에 마주 섰을 때에 부모님 외에도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교회학교의 선생님이 되어 준다면 그 학생들을 적어도 세상에 빼앗기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그 교사는 자기에게 맡겨주신 한 인생의 길에 예수님을 중심으로 작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촛불 같은 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교사의 역할을 생각할 때에 이러한 친구같은 선생님을 도전하는 이유는 저 또한 어린 시절이 같이 귀하신 교회학교 선생님들의 삶의 나눔과 도움을 받고, 또 그분들 각자가 보여주신 성경적인 리더십의 영향을 받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나의 어린 시절 교회 학교 생활을 돌이켜 보면 때마다 교회 학교 선생님들이 만들어 준 추억들이 많습니다. 모두가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선생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당신들의 학생들을 책임지고 가르치며 열심으로 섬겨 주었습니다.

특별히 교회 안에서의 추억보다는 교회 밖에서 따로 만나 밥도 사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또 집을 오픈 하여 초대해 줘서 서툴지만 맛있는 먹거리들도 제공해 주고, 언제든지 친구들과 재미나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나와 나의 친구들은 굳이 교회 밖 세상에서의 재미를 찾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교회 안에서는 배우거나 채워질 수 없는 따뜻하고 즐거운 추억은 한 인생을 하나님 안에서 살도록 돕는 좋은 통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내 인생에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고민이 생길 때마다 부모님보다 먼저 교회학교 선생님과 전도사님을 찾아가 나의 고민을 나누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았던 것 습니다.

그만큼 나의 선생님들이 나에게 보여준 사랑은 내가 그들을 신뢰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선생님들의 섬김과 수고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그들의 섬김이 내 삶에는 아주 중요한 영향력을 끼친 것은 확실합니다.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러한 선생님들을 만나서 배우고 자라서인지 나 또한 내게 맡겨준 학생들과 맛있는 것을 사 먹으며 교회 밖에서 만나고 교제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나는 이것을‘마음을 심방하는 것’이라고 표현해 보고 싶습니다.

교회 안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예배를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교회 밖에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살아가는 삶을 나누고 교제하는 것 또한 한 영혼을 주님께 가까이하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더 자유롭고 조금은 더 편안한 교제를 나눔으로 교회 안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나눌 기회들이 생겨 더 좋기도 합니다.

나의 어린 시절의 시간을 추억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무언가 특별하고 멋진 프로그램이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 평범하고 지극히 단순한 만남과 교제였기 때문에 더 특별한 기억들로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학교 교사는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들어주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나의 10대 시절에 왜 그리 고민과 염려가 많았나 싶은데 그 시절에는 그러한 것들이 참 중요했습니다. 방황하고 친구들을 의지하고, 그런데 지금의 청소년들이나 청년들도 그러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이기적인 삶이니 자기중심적인 삶이니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시대에는 더더욱 이렇게 마음을 들어주는 교사들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내 학생이 연락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믿고 연락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세상의 기준이나 가치관에 흔들리기 전에 하나님의 관점과 말씀 안에서 도울 기회를 얻을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 나의 학생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면 그러한 교사들이 가득하다면 적어도 싸워 볼 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어려워도 멈추지 마세요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뉴질랜드에 와서 살아보니 한국에 있을 때 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줄어들고 좀 더 바쁜 생활을 하게 되더군요.

한국에서 교회학교를 섬길 때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반 학생 중 한두 명은 따로 만나서 삶을 나누고 교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면 뉴질랜드에서는 사실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내는 것도 계획하고 준비를 해야 할 만큼 녹록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교회 밖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마음의 어려움이 되기도 하고, 물질의 어려움이 되기도 하고, 시간의 어려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잘 케어 하지 못하고 돌아보지 못하던 때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만큼 누군가를 만나고 케어하고 교제하는 것은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또 그 외의 여러 부분까지도 모두 잘 채워질 때에 잘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영혼을 돌아보는 것을 멈출 수 없어서 소극적으로나마 시작한 것이 문자로 심방하는 것입니다. 물론 얼굴을 마주 대하고 눈을 보면서 나누는 교제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여서인지 문자로 교제하는 것도 작게나마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여전히 너에게 관심이 있고,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 주고 그들의 마음을 들으려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끊임없이 다가가고 학생들의 마음 얻기를 노력한다면 당신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교사입니다. 다만 학생보다 먼저 멈추지만 말아 주세요.

이전 기사주님! 배우자 좀 보내주세요
다음 기사“그는 아주 떫은 사람이었다”
신주영
오클랜드 정원교회 전도사. 뉴질랜드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작은 달란트를 사용하면서 아름다운 신앙의 삶으로 깊은 감동을 다른 이들에게 주었던 귀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눈물로 기도하고 먼저 배우며 교회를 세우는 신실한 교사의 삶이 진정한 사역자의 사명임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