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장난이니

내년이면 남편과 함께한 시간이 10년이 된다. 10년 동안 함께하며 둘만의 추억도 쌓았고 새 멤버 영입 후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추억도 생겼다. 서로에 대해 많이 배우고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으며 물론 힘든 시간도 피(마음의 피)터지게 싸워가며 함께 진취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의지하고 갖가지의 상황들을 함께 헤쳐 나아가며 없던 전우애마저 생긴 우리들의 10년이다.

평생을 함께한 가족을 떠나 새로운 한 사람과 제2의 인생을 써 내려간다는 것이 물론 즐겁고 기대가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고 가끔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문득 드는 것이 결혼인 것 같다.

이번 Queen’s birthday에 오클랜드 대흥교회에서 매년 주최하고 있는 부부학교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나중에 결혼하면 정식으로 남편과 함께 결혼과 신앙을 함께 나누고 배우고 싶었다. 기대했던 만큼 참 좋은 시간이었다.

강의도 하나도 빠짐없이 유익하고 좋았으며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나의 배우자와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며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하심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알게 된 시간이었다.

이제 막 결혼한 1-5년 차 부부부터, 5-10년, 10-20년 차 부부까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누어졌었는데 필자가 속했던 5-10년 차 부부 그룹이 정말 전쟁하고 있는 군인들처럼 가장 사실적으로 매일매일을 사랑과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살아가는 멋진 이 땅의 아빠 엄마들이었다.

서로에게 바라는 것을 적고 그것을 토대로 부부 십계명을 만드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남자, 여자 그룹을 나누어 앉아서 그러한지 정말 남자들이 바라는 부분, 여자들이 바라는 부분, 그리고 느끼는 부분까지 정말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부부생활에 있어 대화(상대방의 말을 듣는 위주의 대화)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상대방에 대해 더 알고 공부하려고 하는 자세도 또한 정말 필요한 것 같다. 필자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인데 예전에 결혼하고 한 3년 정도 뒤에 남편과 크게 싸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인이 추천해준 책이었다. 그 당시에는 나의 배우자만 생각하며 책에 집중했었고 상대방의 언어를 알고 인지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로도 대화할 줄 아는 법을 배우고 있다.

지금은 필자의 의지가 아닌 유치원에서 리더들과 함께 읽고 나누는 중이다. 그리고 한 사람만의 관계가 아닌 팀 안의 모든 교사들과의 인간관계를 위해 새로운 통찰력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을 배우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의 언어들은 칭찬하는 말(높여주는 말), 섬김(봉사), 선물, 함께하는 시간, 신체접촉 이렇게 5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물론 필자의 사랑의 언어와 나의 배우자의 언어는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의 다른 사랑의 언어를 알고 난 뒤에는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로 표현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한국에서는 관계에 대해 상대방과 맺는다는 단어로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국어사전에서 맺다는“끄나풀, 실, 노끈 따위를 얽어 매듭을 만들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 것처럼 역시 우리 조상들은 지혜롭게도 두 사람이 얽히고 설켜서 하나의 매듭을 맺는다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말로 관계를 가르치고 있었다.

또한 영어로는 build a relationship, 관계를 쌓아간다고 표현하면서 얼마나 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시간이 걸리며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 올려야 함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두 언어 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써는 힘든 일임을 표현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이 결혼 주례사로 들었던 말씀처럼 하나님 한 분 이외에는 아무도 우리를 끊을 자가 없음을, 이 매듭을 꼭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함을 우리는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말 어떠한 관계를 위해 상대방의 언어로 대화하려고 노력하였으며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지려고 얽히고 설키었는지, 아주 조심성 있게 관계를 탄탄히 쌓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계를 위해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회복하려고 모든 관계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아뢰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모두가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