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다민족축제

다민족축제 통해 한인이 나갈 길 보게 돼 한국 알려 자부심 갖고, 한인 자녀에게는 한국문화 이해하도록 도와

지난 3월 19일 토요일 타우랑가의 17번 가에 위치한 히스토릭 빌리지에서는 타우랑가다민족협회 주최로 제17회 타우랑가다문화축제가 열렸다. 지난 2000년부터 3월 21일의 다문화 화합의 날과 연계되어 매년 이어진 이 축제는 세계각국의 다양한 이민자로 이루어진 뉴질랜드, 그 중에서도 이주민이 늘어가면서 이민자 사회도 커져가는 타우랑가의 여러 민족이 모여 다른 나라의 문화를 엿보며 다양하고 이국적인 음식도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이다.

입장료는 $6(12세 이하 무료)인데, Tect 카드를 지참하면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다문화협회 홈페이지의 쿠폰을 출력하면 이 날 하루 히스토릭 빌리지로 이어지는 버스 노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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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와 음식 소개하며 한국을 알리는 기회 가져
아직 한인회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타우랑가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타우랑가한인장로교회(김기오목사)에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문화와 음식을 알리기 위한 사명감으로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여전도회와 남전도회, 청년들이 매년 음식 메뉴선정과 준비에서 판매까지 맡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을 알리면서도 뉴질랜드인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고려하여 올해는 김치를 비롯해 불고기 덮밥과 김밥을 준비해 판매했고, 여전도회원들이 끊임없이 빈대떡과 호떡을 굽는 동안, 한쪽에서는 남전도회원들이 매년 인기 만점 메뉴인 매콤달콤 삼겹살 꼬치와 닭꼬치를 바베큐에 구워냈다. 처음 한국 음식을 접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시식용 샘플을 준비하여 권하는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맛을 보는 사람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엄지를 세우며 한국음식의 맛에 매료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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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 스테이지에서는 터키, 인도, 폴란드, 러시아, 사모안 등 각 나라별 전통 공연 사이사이에 타우랑가한글학교의 공연 및 한국 여학생들로 이루어진 댄스그룹의 K-POP 댄스와 한국 전통 검무 공연이 이어졌다.

타우랑가에 살고 있는 한인 어린이들의 한글 및 한국문화 교육을 위해 자원봉사 교사들이 토요일마다 운영하고 있는 타우랑가 한글학교는 매년 다문화 축제에 한국을 알리기 위해 아이들이 전통놀이나 동요공연을 준비하는데, 뉴질랜드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어려서부터 한국을 떠나 살고 있는 한국 이민가정과 유학생 자녀들이 한글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자부심을 갖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들은 공연과 퍼레이드를 위하여 한복을 차려 입으며 아름다운 색감을 자랑하는 고운 한복을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타우랑가한글학교에서는 매년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별도의 부스를 운영하는데, 그동안 한국을 알리는 판넬 전시 및 한국 공예품 판매, 한복입기 체험행사 등을 진행 했고, 올해는 한국전통 문양의 페이스페인팅 및 타투 스티커를 무료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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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와 기부로 동참하여 다문화 사회에 기여해
지난 몇 년간 다문화축제 무대에서 직접 한국 가곡 공연을 하였고 올해는 여학생 댄스 그룹의 K-Pop 댄스와 한국 전통 검무를 지도한 이미옥씨는 “여학생들이 짧은 시간에도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연습하였다”며“내년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검무 공연을 준비하여 선보일 것”이라 했다.

공연을 지켜본 관람객들에 의하면 역시 한국 K-pop 공연이 호응이 좋았다고 하여 머나먼 남반구 뉴질랜드에서도 대한민국 한류의 영향을 느낄 수 있었다.

정오에는 잠시 무대공연이 중단되고 각 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의 퍼레이드가 진행되는데, 매년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스코틀랜드 출신 할아버지를 선두로 15개국 민속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히스토릭 빌리지 행사장을 한바퀴 도는 행진을 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민속 의상들 속에 타우랑가 한글 학교 학생들의 고운 한복은 많은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언제나 아이들의 인기를 끄는 바운시캐슬과 솜사탕은 물론, 페이스페인팅과 각종 체험 행사, 그리고 눈길을 끄는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기념품 판매대 등을 오가며 아이들은 온종일 심심할 틈이 없었다. 타우랑가 다문화 축제는 이렇게 인종과 나이를 초월하여 모두가 즐기는 축제 한마당으로 정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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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내 대부분의 행사가 그러하듯,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수고로 계획되고 운영되는 다문화 축제는 오후 4시 즈음 각 나라별 판매 부스들이 하나 둘 철수하고 나면 설치됐던 시설물들을 철거하고 정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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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자원봉사자 중에는 뉴질랜드인들 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기부와 함께 가장 선진화된 시민의 모습인 자원봉사에 동참하며 뉴질랜드의 시민의식을 체득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다민족, 다문화가 융합하는 다문화 도시 타우랑가, 나아가 뉴질랜드의 구성원으로서 한국인의 나아갈 길을 바라보게 됐다. 이지연<타우랑가한인장로교회 여전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