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가 무섭지 않았던 이유

선교사의 자녀가 꼭 선교해야 잘 컸다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선교사의 자녀가 선교를 선택하는 것은 솔직히 쉬운 길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교육학과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반들은 바로 교사로 일할 수 있는 학교를 찾아보는 것이 지혜였다. 그 해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2년을 선교로 내려놓으라는 마음을 주셨는데 그 말씀에 나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가 되었다.

2년동안 나의 삶을 어떻게 인도하실지 그리고 뉴질랜드로 돌아왔을 때는 교사로써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실지 등 포함해서 선교사의 자녀가 아닌 내 스스로가 선택한 2년의 선교가 참 기대되었다.

선교사 자녀였지만 선교가 무섭지 않았던 이유. 나는 그 이유를 성경말씀 사사기를 묵상 했을 때 더 깊이 이해를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약속의 땅에서 믿음의 세대인 여호수아의 세대가 바통을 넘겨 그 다음 세대가 성장하며 이끌어 갔을 때 우리는 하나님과 멀어진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사사기를 통해 보게 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사사기 2장 10절 마지막 부분에 나와있다.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이스라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율법과 출애굽의 간증을 늘 가르치고 예기 하도록 율법에 기록 되어있다(신명기 6장).

또한 책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문화이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해 이스라엘 자녀들은 부모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배우게 되어 있다.

믿음의 세대에서 암흑 한 세대로 쉽게 변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부모 세대가 그 다음 세대에게 자기들이 알고 체험한 하나님을 알려주지 못해 일어난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하나님은 부모들이 하나님의 대한 이야기와, 하나님의 율법과 그 이유를 먹을 때나 함께 걸을 때나 늘 나누길 원하셨다(신명기 11장 19절).

자녀들이 얼떨결에 알아서 하나님을 만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의도적으로 하나님을 소개해 주는 것. 그 방법을 원하셨던 게 아닐까? 아무리 귀한 손님이 와도 아이는 모르기에 자기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부모로부터 소개 받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셨을까 나는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그랬던 건지, 선교사로 처음 부르셨을 때 나는 무섭지가 않았다. 선교의 어려움을 몰라서가 아니다. (지금도 선교사 또는 목회자 자녀를 만나면 하면 밥을 사주거나 적어도 안아주는 습관이 있다.

그만큼 말로 표현 못하는 때론 억울한 일들을 당연히 선교사 목회자 자녀라서 찾아오는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 이유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통해 선교의 어려움을 이기는 선교의 특권과 기쁨을 맛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믿음의 유산이다.

우리 부모님은 학교를 빠지더라고 부모님이 가시면 함께 해외 선교여행에 참여하게 했다. 가족이 함께 선교와 사역하러 간 나라가 중국, 일본, 태국, 라오스, 호주, 미국 한국이었다.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사역하실 때는 우리들을 그 사역에 함께 참여 시키셨다. 억지로가 아닌 우리가 원하고 동의하는 사역들을. 그 경험들을 통해 선교와 사역에 기쁨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또한 자비량 선교단체여서 재정이 많이 부족했는데, 어릴 때부터 물질의 공급자이신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응답 받는 것을 간증들과 이야기를 통해 믿음을 심어 주셨다.

인형이 갖고 싶어 부모님에게 때쓰기보다는 먼저 기도했던 습관, 강아지가 갖고 싶어 한 8년 정도 기도하고 응답 받은 기억이 남는다. 김치가 너무 귀해서 김치 먹고 싶었을 때 기도했는데 그 주에 교회에서 엄마가 김치를 한 통 선물 받은 게 기억이 남는다.

선교사 자녀여서 없어서 힘들었지만 없어서 체험한 일들이 많아 오히려 감사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부모님의 삶과 체험에서 도전 받고 실행한 부분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나를 가장 심장 뛰게 만들었던 건, 부모님께서 직접 체험하신 살아 게신 하나님의 대한 간증들이었다. 그 대단한 분을 섬기고 함께 동행하는 삶을 사는 것이 큰 특권이고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기쁨이었다.

어릴 때부터 몰라볼 수 있었던 귀한 분이신 하나님을 부모님을 통해 그 귀함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기에 그분의 선교의 부르심도 귀하게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선교의 삶이 얼마나 귀하고 기쁜지 직접 함께 체험했던 것이 내가 받은 귀한 믿음의 유산이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하나님의 대한 이야기와 간증들 그리고 그 귀한 분을 어릴 때부터 나에게 소개해주신 우리 부모님께 너무나 큰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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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미
오클랜드 대학에서 Elementary Education을 졸업하고, 영국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 졸업하였다. 선교로 간 나라가 20개 이상, 선교사 자녀가 아닌 직접 선택한 선교사의 길, 그리고 솔직한 영적 성장. 그 여정을 나눠 보려고 한다.